Cognita Sapiens [847641] · MS 2018 · 쪽지

2023-12-06 19: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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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사 이야기 62편 -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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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위대한 사람은 없다. 오직 당신이나 나 같이 평범한 인물들이 일어나 맞서야 하는 위대한 도전이 있을 뿐이다


 - 윌리엄 프레드릭 홀시 주니어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하나입니다. 줄여서 말해보자면 제목처럼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한 도전이 있을 뿐이다'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역사는 연속성을 지닙니다. 그러니까 예컨데 대한민국에서 사는 우리들은 과거 조선, 고려, 저 멀리 고조선까지 이어지는 역사적 맥락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문화가 있을 수 있고 전통과 풍습이 있을 수 있죠.




 




 요새 <고려거란전쟁> 사극 드라마가 유행이죠? 그런 의미에서 저도 한번 고려와 거란의 전쟁사에서 알 수 있는 '역사성'을 파헤쳐 보았습니다.




토크멘터리 전쟁사 중 - 고려거란전쟁

https://www.youtube.com/watch?v=_CtAwCmKjV8&t=4250s&ab_channel=%EA%B5%AD%EB%B0%A9TV






 고려와 거란(요나라)의 전쟁에 대해 우리는 짧게 이렇게 배웁니다.





1차 침입 - 서희의 담판

2차 침입 - 양규의 선전

3차 침입 - 강감찬의 귀주 대첩






 우리는 결과적으로 강감찬이 귀주에서 요나라의 주력을 분쇄하면서 승리했다고만 배웠지만, 앞서 1,2차 침입에서의 과정 중 강감찬 말고 다른 사람들, 그러니까 서희와 양규 등의 사람들이 이루었던 업적 또한 중요하고 나중의 3차 침입에 대해 큰 영향을 끼쳤음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우선 1차 침입 때부터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서희가 거란군의 1차 침입을 담판으로 강동 6주를 얻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때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지도를 보면 동쪽은 산맥이 이루어져 있고 서쪽은 평지가 많습니다.





http://www.jiri99.com/bbs/board.php?bo_table=jiri11&wr_id=8200





 동쪽은 거대한 산맥에 의해서 가로막혀 있고, 그나마 서쪽이 평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한반도 침공이나 진출의 역사에서 서쪽은 매우 중요했습니다. 역사적인 일들이 빈번히 서쪽 평지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 쪽이 인구 밀도가 높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평지니까요.






위화도 회군의 경과 지도

https://jmagazine.joins.com/art_print.php?art_id=319768




제 1차 고당전쟁 전개도

https://ko.wikipedia.org/wiki/%EC%A0%9C1%EC%B0%A8_%EA%B3%A0%EA%B5%AC%EB%A0%A4-%EB%8B%B9_%EC%A0%84%EC%9F%81






 딱 봐도 두 지도에서 보이기에 서쪽 평야가 상대적으로 평평하고, 동쪽 동해쪽이 산이 많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죠?




 때문에 이성계가 고려군을 이끌고 명나라를 침공하러 가다가 회군 할 때도, 고당 전쟁에서 당나라 군이 한반도로 침공을 해올 때도 모두 서쪽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여기서 제가 서쪽을 강조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강동 6주가 바로 한반도의 서쪽 북방 끝이라는 점입니다.





서희가 얻은 강동 6주는 항상 한반도의 숨통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서쪽 지역의 병마개와도 같은, 최북단 전선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https://namu.wiki/w/%EA%B0%95%EB%8F%99%206%EC%A3%BC







 결과적으로 3차 전쟁의 귀주 대첩도 이 강동 6주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러니까 서희가 만약에 강동 6주를 1차 침공때 얻지 못했었다면, 고려는 최북단 전선이 강동 6주가 아니라 평양이 되어버릴 것이고, 평양에서 개경까지는 단숨에 달려갈 수 있는 평지입니다. 




 따라서 강동 6주를 확보한 것은 수도를 전선으로부터 멀리 떨어뜨려놓는 중요한 진출이었고, 전쟁에서 전선이 길어진다는 것은 보급로도 늘어나고 여러가지 적에게 큰 방해를 줍니다. 이렇듯 강동 6주를 획득했다는 것은 단순히 영토를 확보한 것이 아닙니다. 전쟁 준비의 일환이었던 것이죠.




 그리고 당장 강동 6주를 확보한 것은 2차 거란 침공때 톡톡히 그 역할을 합니다.








 거란이 2차로 침공했을 때 맞닥뜨린 것은 바로 강동 6주의 흥화진, 양규가 지키던 곳이었습니다. 40만의 대군이 곧장 공격을 하는데, 빠르게 함락이 가능할 줄 알았던 흥화진이 의외로 양규가 계속해서 버티자 이에 질린 나머지 병력을 반으로 나누어서 고려의 수도 개경으로 진격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JIkxPsi2kg&list=PLAOlXmRh5UjxqGUF9ypdIUcAnRVtSAGz4&ab_channel=ElonMusket




 그 중간에 통주에서 강조가 이끄는 고려 주력군이 내려오는 거란군 본대와 맡서게 됩니다.




 앞서 말했듯이 2차 거란 침공에 대해서는 '양규의 선전'이 적혀있을 뿐인데요, 맞습니다 탈탈탈 털려서 그렇습니다. 이때 고려 왕은 전라도까지 도망을 갈 정도로 끝에 몰렸었습니다.




 통주에서 강조의 고려 주력군은 거란에게 박살나서 괴멸당했고, 왕은 전라도까지 피신합니다. 거란군은 개경까지 도착했으나 왕은 이미 달아났고, 빠르게 전쟁을 끝내고자 했던 거란군은 질질 끌리는 상황이 옵니다.










 이때 흥화진에서 버티던 양규가 다시 활약을 시작합니다. 거란군이 개경까지 가면서 중간에 함락시킨 곽주성을 중간 보급 기지로 삼는데, 6천명의 거란군이 지키고 있던 곽주성을 양규 장군이 1500명 정도의 병력으로 밤 사이에 기습해서 함락시켜버립니다.




 이로 인해 여태 고려 깊숙히 침공해 오면서 흥화진도 함락시키지 못하고, 중간 보급 기지였던 곽주성도 빼앗기자 거란의 기세가 꺽입니다. 비록 거란이 패배한 것은 아니지만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 상태에서 시간이 길어지면 압록강의 얼음이 다시 녹아서 돌아갈 수 없습니다. 결국 거란군은 적당히 체면만 살리고(정신승리만 하고) 후퇴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이 고려인 포로를 다수 끌고 갔었다는 점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인구수는 대체로 국력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그런데 양규 장군은 그렇게 떠나는 거란군을 순순히 돌려보내지 않았고, 게릴라전으로 1700명을 이끌고 고려인 포로를 구출하고 거란군을 여기저기서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결국 마지막에는 거란 본대와 정면 대결을 펼쳐서 1700명을 포함하여 양규 장군이 전사하고 거란군은 겨우겨우 도망을 가게 됩니다.(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평화전쟁 1019를 참고해주세요)









 결국 거란 2차 침공 당시 주력군이 괴멸된 고려는 망하기 직전까지 갔지만, 양규의 활약으로 거란군은 별다른 소득도 없이 왕도 잡지 못하고 돌아가게 됩니다. 이때까지의 기반들이 결국 모두 모여서 3차 전쟁 당시에는 고려는 지속적인 침공에도 불구하고 국력을 아낄 수 있었고, 훗날 귀주 대첩에서 고려군과 거란군의 거대한 한타 싸움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양규 장군의 활약에 대한 내용은 워낙 화려하고 중요하다보니 분량을 줄이려고 해도 줄이기 힘들었습니다. 이처럼 거란이 3차례에 걸친 침공에도 불구하고 고려는 버텼고, 그 과정에서 서희나 양규 같은 사람들의 활약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3차 전쟁 마지막에서 귀주 대첩이 있을 수 있었죠.




 전쟁이라는 것은 단순히 그 순간의 싸움 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 쌓아놓은 모든 것들의 총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것이 바로 고려와 거란의 전쟁입니다. 만약 서희가 강동 6주를 획득하지 않았더라면, 양규가 서북쪽에서 거란의 후방을 위협하고 포로들을 구하지 않았더라면 고려의 국력은 약해졌을 것이고 결국 3차 전쟁에서도 이길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싸움이 있었습니다. 그런 싸움들이 모여서 큰 역사의 흐름이 되고, 그 흐름이 결국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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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orbi.kr/00038794208 - 10편

https://orbi.kr/00038933518 - 11편 마지막









<수국비 상>

https://docs.orbi.kr/docs/7325/



<수국비 하>

https://docs.orbi.kr/docs/7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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