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양' 관련 질문글에 답변 달고 나왔는데
뭔가 잘 설명한 것 같아서 공유합니다
우선 문제가 되는 작품의 구절은
"두어라 야인 생애도 자랑할 때 있으리라" 입니다.
선지와 <보기>의 언어가 아닌 그냥 일상적인 언어로 이 구절을 이해해본다면 '스스로를 위로하며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정도로 이해할 수 있겠죠?
<보기>에서는 '출사하지 못한 선비로서 생활 공간인 향촌에 머물 수밖에 없는 데 따른 회포' 정도가 드러났다고 나와있습니다. 당연히 이 구절에서 바로 그 '회포'가 드러났다고 봐야죠.
선지를 판단해보면,
'청산'에서의 삶에서 느끼는 자랑스러움 -> 여기는 명확하게 틀렸습니다. 자랑스럽게 느끼고 있지 않고, 자랑스럽게 여길 미래를 기대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기 때문이죠.
기대, 위로 등의 표현을 떠올리기가 어렵다면, 그냥 <보기>의 언어 그대로 "이건 향촌에 머물 수밖에 없는 데 따른 회포니까 자랑스러움을 느끼는 건 아니지!" 라고 이해해도 좋습니다.
이어서 '겸양'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서는 겸양의 뜻을 알아야 합니다. 겸양은 정의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는 겸손한 태도' 정도를 의미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화자는 자신의 삶을 '야인생애'라고 표현하며, 이 '야인생애'를 내세우지 않고 '겸양'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해하기 쉬운 간단 예시를 들어보자면
"이 재수 생활도 언젠가 자랑할 때가 있겠지" 라고 말을 한다고 할 때, 이 말을 하는 사람은 본인이 처해있는 현실인 '재수 생활'을 높게 평가하고 있나요? 당연히 '재수생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자신의 삶을 '야인생애'라고 표현한 부분에서 '겸양'의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겠죠.
청산에서의 삶을 예찬하며 출사한 선비들을 그저 의미 없는 속세 정도로 치부해버리고 자연을 향유하고 있는 자신의 삶만을 긍정하는.. 그런 가사를 생각하며 비교해본다면, '겸양'의 태도가 드러나고 있음을 좀 더 쉽게 이해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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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에서는 "야인 생애도 자랑할 때 있으리라"라는 구절을 읽고, 위로나 한탄 정도의 느낌은 잡아준 후에 <보기>를 읽으며 '출사하지 못한 선비로서 생활 공간인 향촌에 머물 수밖에 없는 데 따른 회포'와 연결지어 생각해야 했을 것 같습니다! '연결'이라는 게 좀 거부감이 든다면, 그냥 글에서 말했듯이 애초부터 작품을 처음에 읽으면서 '스스로를 위로하며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하고 있구나' 정도를 잡아내고, 이러한 이해가 <보기>와 전혀 상충되지 않으니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4번 선지를 판단할 수도 있겠죠.
언급해주신 것처럼 <보기>의 모든 구절과 작품이 호응하는 것은 아니기에, 저도 애초에 작품을 읽을 때 화자의 내면을 잡아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보기>와 좀 더 연결시켜보자면, 여기서 등장하는 <제9수>의 '청산'은 화자에게 자족감을 느끼는 '강호'가 아닌 섶을 치고, 소를 먹여야하는 '생활 공간'인 '향촌'입니다. <보기>에도 이러한 부분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기에 수험생들이 이 정도는 연결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 것 같습니다.
김상훈 샘 조교세요?
네 저거랑 유사하고 “느끼는” 이라서 일단 틀린게 맞다고 하시고 더 나아가서 선지가 느낄이라 가정한다해고 자랑스러움은 맞다고 설명하셔서 의견이 궁근했습니당
그럼 느끼는 -> “느낄”로만 바뀐다면 그 선지의 모든 부분이 맞는다는 말씀이신거죠?
'느낄 자랑스러움' 까지는 맞는데, 그걸 '야인 생애'로 표현한 게 아니라서 틀렸습니다. 글에서도 언급했듯 해당 구절에서의 '야인 생애'는 화자의 자조적인 인식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죠!
제 짧은 문장력으로 해당 선지를 굳이 올바른 선지로 고쳐본다면,
(나)는 '청산'에서의 삶에 대해 느낄 자랑스러움을 기대함과 동시에, 현재의 삶은 '야인 생애'로 표현하여 겸양의 태도를 드러내는군.
정도가 되어야할 것 같은데... 그닥 좋은 선지같아 보이진 않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