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GreenBlueYellow [1143343] · MS 2022 (수정됨) · 쪽지

2022-12-14 00:5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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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사람이 쓰는 칼럼- 저처럼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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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성적표입니다.


최상위권 입시 커뮤니티 오르비에 알맞지 않지만, 

공부법 칼럼은 아니라도 ‘나처럼 하면 망한다’ 라는 칼럼은 써도 될 거 같습니다.


입시에 성공한 사람의 “저는 이렇게 해서 명문대 갔어요” 보다는 

재수를 망친 저의 “이렇게 해서 실패했으니 여러분은 저를 반면교사 삼아 성공하세요” 가 

어쩌면 더 유익하지 않을까라는 망상에 가까운 공상을 하며 글을 시작합니다.



1) 목표를 낮게 잡지 말아라. 


물론 변명입니다만, 저의 실패 원인에는 목표를 낮게 잡은 것도 있습니다.


저는 작년 수능에서 전반적으로 올해보다 조금 더 낮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정확한 점수는 최소한의 존엄을 위해 말하지 않겠습니다만, 

당시 대학은 수원대 등이었습니다. 


재수를 시작하며, ‘여기서 좀 하면 인서울도 되겠는데?’ 라는 마인드를 가졌습니다.

목표는 인서울 중~하위권이자 메가패스 환급의 커트라인인 국숭세단 라인으로 잡았습니다.


입버릇처럼 “나는 과기대만 가면 성공이다” “인서울만 해도 만족한다” 라면서

하루의 공부를 다 못 채워도 ‘이정도만 해도 인서울은 하겠지’ 라 자만했습니다.


모의고사가 잘 나와도 ‘이 정도면 공부안해도 인서울은 하겠는데?’ 라는 이상한 행복회로를 돌렸고요.

그 결과는 원래 목표였던 학교가 낙지 기준으로 3칸이 뜨는 실패입니다.

목표가 낮아지면 그만큼 긴장이 풀어지고 공부를 소홀히 하는 것 같습니다.


저와 비슷한 성적이었는데, 수능에서 22112을 맞고 누구나 아는 명문대 공대를 쓰겠다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는 처음부터 목표를 의대로 잡고, ‘누가 뭐래도 나는 의대에 간다’ 라는 마인드로 간절히 공부했다 그러네요. 


5등급인 사람이 서울대 갈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한다고 해 봅시다.

그 사람이 실제로 서울대를 가기는 어렵겠지만, 서울대를 못 가더라도 그만큼 열심히 공부한 흔적은 실력으로 남습니다. 


저처럼 뜨뜻미지근한 목표로 뜨뜻미지근하게 공부하지 마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2) 자만하지 마라. 스스로를 속이지 마라.


수학을 예로 들겠습니다.


6월 모의고사 직전에 모 수학 강사의 개념 교재를 완강하고, 6모에서 확통 4등급을 받았습니다. 


4등급이면 개념 교재를 다시 펼쳐봐야 하는 수준인데, 저는 6모를 호머식으로 채점해서 멋대로 ‘나는 3등급 실력이야’ 라고 판단하고 심화개념 교재와 모의고사로 넘어갔습니다.


결과는  수능도 4등급이었고요. 수능은 3점짜리에서도 막혀서 간신히 4등급 커트라인이었고요.


어제 한 BJ가 이런저런 수학공부를 다 해놓고 5등급을 맞았다는 거를 보고 웃었는데, 

생각해보니 제가 그럴 처지가 아닌 거 같습니다. 많이 부끄럽고 또 부끄럽습니다.


자만하지 않고, 내가 수학을 못한다는 사실을 겸허히 인정하고!

개념서와 기출에 충실했다면 3등급은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후회만 듭니다.






3) 헷갈리는 거는 모르는 거다.


올해 정치와 법을 선택한 저는 2등급을 받았습니다.

킬러로 꼽히는 선거구문제 (산수) 문제를 맞고, 개념에서 적짆은 문제들을 틀린 것입니다.


정법을 공부하며 암기과목 특성상 외울 게 많았는데, 저는 특히 주관적으로 어렵고 재미없던 정치 파트에서 구멍이 많았습니다.


모의고사에서는 제가 구멍이 많았던 파트가 문제로 나와도 소거법으로 정답을 찾을 수 있었기에, ‘나는 이거를 알고 있다’ 라고 착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모순적으로 ‘난 이거 모르지만 이렇게 지엽적인 거는 수능에 안 나온다’ 라고 제멋대로 판단하여 결국 그 지엽적인 거를 수능에서 왕창 틀리고 말았습니다.


국어에서도 문법이 헷갈렸는데, 개념으로 공부하니 헷갈리는 거라면서 정신승리를 하다가 

6모때 문학과 비문학은 다맞았으면서 문법을 틀리고 화작으로 도망쳤고요...


써놓고 보니 2) 의 내용과 비슷하네요.







4) 도망치지 마라.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는 끈기를 잃어버린 거 같습니다.


어릴적엔 문제 하나가 안 풀려서 하루 종일 붙잡고 있기도 했고, 고2때만 해도 중학교 수학이 안 풀려서 2의 제곱근을 1.414213.... 식으로 하나하나 써내려가기도 했던 저인데,


올해 재수를 하면서는 문제가 조금만 안 풀린다 싶으면 바로 해설강의로 넘어가고는 했던 거 같습니다.

해설강의를 들으면서 '아~ 이렇구나~ 이해했어!' 하면서도 비슷한 문제가 나오면 바로 틀려버리고...


게다가 국어가 좀 안 풀린다 싶으면 영어로, 영어가 어렵다 싶으면 수학으로... 

집념 없이 어려운 것만 피해 계속 도망만 다닌 것 같네요.


문제가 안 풀린다고 해서 바로 답지로, 아니면 다른 과목으로 도망치지 맙시다.





5) 실패해도 무너지지 마라.


올해 수능이 끝나고 거의 1달이 지났습니다. 


저는 솔직히, 재수를 말아먹었다는 후회와 반성, 앞날에 대한 두려움 속에 거의 폐인같이 한 달을 보냈습니다.


간혹 친구를 만나거나 알바를 구하거나 산책을 하는 등의 야외활동을 빼면, 

이상의 "날개" 주인공처럼 자폐적인 일과를 보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다가 후회를 멈추고, 올해의 실패를 디딤돌로 삼아 훗날의 성공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이 글을 쓰게 된 것입니다.


제 소원은 여러분이  저를 반면교사 삼아서 성공적인 결과를 맺는 것입니다.


또한, 저 자신이 올해의 저를 반면교사 삼아 발전하여 내년 이맘때쯤에 웃는 얼굴로 살아가는 것도 소원이고,

수많은 실패자들이 후회의 늪에서 빠져나와 스스로의 벽을 깨는 것도 소원입니다.


실패한 것이지 패배한 것은 아닙니다. 마음이 꺾일 수도 있지만 부러지지만 않으면 됩니다.





글을 쓰고 나니 또 적을 게 생각나서  수정하여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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