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실력이 늘었다고 생각한다면
안녕하세요.
수능이 점점 다가오는 시점이라
이제는 남은 기간을 어떻게 보낼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주로 써보려 합니다.
오늘은 실력이 점점 향상될 때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지 들려드리려 합니다.
저는 이걸 간과해 현역 때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며칠 전에 '추석에 하면 좋을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었는데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특정 파트에서 실력이 향상될 때, 학생들은 그 부분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가령 한 학생이 문학을 못하다가 갑자기 문학 20분 컷의 경지에 올랐다고 생각해볼까요.
그 학생은 계속 해서 문학 공부를 할 겁니다.
수능특강 문학 사용 설명서도 여러 번 읽어보고... 고난도 문제도 풀고, 심지어 연계에 대비하겠다고 작품의 전문까지 뽑아서 학습하죠.
원래 비문학은 잘 안 틀렸기 때문에, 문학 실력이 향상된 것에 대해 어느 때보다 기쁜 마음일 겁니다.
이 학생은 높은 확률로 수능에서 비문학 파트를 풀다가 울고 싶어집니다.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어떤 학생은 공부를 하다 보니 머리가 깬 느낌을 받으며
수2 고난도 22번 문제를 맞힐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른 문제들이야 늘 잘 풀었다고 생각하며 22번 문제만 미친듯이 풀겠죠.
풀면 풀수록 22번을 관통하는 '고난도 개념'이라는 게 뭔지 알게 되고
문제를 보자마자 10분 내외로 풀이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실력을 갖게 됩니다.
이 학생은 수능 시험장에서 준킬러의 벽에 막혀,
그토록 잘 풀던 22번 문제에는 가까이 가보지도 못하고 수학 시험이 끝나는 경험을 하게 되죠.
제 주변에서 봤던, 아니면 제가 직접 겪었던 사례 중에서 몇 개만 뽑아봤습니다.
이런 게 무서운 이유는
수능 시험장에서 좌절한다 하더라도, 본인이 간과한 부분을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작년에는 취약점도 잘 찾고 보완했는데 잘 하던 부분에서 틀린 거니까 올해는 괜찮겠지?"
정말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잘못된 생각인 줄 알았다면 현역 때 이미 대학을 가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요.
상위권으로 가면 갈수록, 자신이 잘 한다고 생각하는 파트는 아예 배제하고 공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수능이 다가올수록, 모든 부분을 매일 공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문학 사용설명서를 회독할 때도
고전 시가 1~12 -> 현대시 1~12 이런 순으로 한 파트씩 통으로 공부하지 않고
고전 시가 / 현대 시 / 고전 소설 / 현대 소설 / 극 수필
각 2지문씩 골라서 공부했던 기억이 있네요.
완전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원래 어느 정도 잘했던 부분에서 점점 더 좋은 결과를 내게 될 때 일어나는 일 중에 하나인데
바로 자신의 취약점이 있음에도 보완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생각을 하지 않는다.. 보다는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표현이 좀 더 적절할까요?
분명 나는 삼각함수 잘 모르는데, 수열 고난도 문제 잘 못 푸는데
그래도 미분이 재밌으니까 수2만 맨날 붙들고 있습니다.
이건 제 이야기입니다.
다행히 막바지에 가서 겨우 정신을 차리고
삼각함수 가형 기출까지 다 보고 갔습니다. (21학년도 수능 대비)
그런데 가10 = 나28 을 보여주더군요. 솔직히 당황했습니다.
위에서 썼던 두 가지 케이스는 모두 해결 가능합니다.
내가 진짜 약한 부분이 뭔지, 무의식적으로 제쳐두고 있던 부분이 뭔지 생각해보면 됩니다.
누가 감시하고 있는 것도 아니니 솔직하게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마무리 단계에서 이 구멍을 찾아 잘 메울 수 있다면
수능 때 좋은 결과를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PDF 모음은 일주일 안에 올려보겠습니다.
그동안 쓴 글이 많아 편집할 게 꽤 많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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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본인한테 솔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사실 여기 모두가 본인이 뭐가 부족한지 이미 다 알고 뭘 해야할 지 안다고 생각해요 ㅎㅎ 이런저런 상황들로 실제로 실천하는 수험생이 일부라서 그렇죠 ㅠㅠ
![](https://s3.orbi.kr/data/emoticons/dangi/035.png)
아는 걸 실천하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죠..!예전에 공부하다 영어 지문에서 본 내용이랑 비슷하네요. 전투기가 전투에 나가서 총을 맞고 부서진 부분만을 고쳐야할 게 아니라 안 맞은 부분을 더 보완해야한다..
![](https://s3.orbi.kr/data/emoticons/oribi_animated/006.gif)
정확한 표현이네요저도 6평 2등급 받고 수1 다맞췄으니 14 22번을 뚫겠다는 마음으로 수2를 열심히 공부했는데, 이번 9월에는 수1 부분에서(13번에서 멘탈이...) 실수연발하면서 22번까지 가지도 못하고 성적이 급하락했네요... ㅠㅠ 정말 공감이 많이 됩니다
![](https://s3.orbi.kr/data/emoticons/rabong/020.png)
수능 때는 잘하실 수 있을 거에요!완전,,,제가 생각한거랑 같네요,,
저도 분명 처음엔 모든부분을 동등하게 챙기고 자만하지 말자 생각했는데 자꾸만 실력이 붙어서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만 해대고 있네요
더 빡공 해야겠어요..ㅜㅜ
공감. 상위권 입장에서는 이제 지금까지 못 맞출만한 건 찍어서 맞출 생각하고
원래 잘 풀던걸 수능 때도 빠르고 정확하게 풀 준비 하는게 좋을 듯
그냥실모존나풀면 되는거아니노?
고수시네요
독서가 너무 큰 취약점이라서 매일 4시간 정도 투자하는데 실모 풀 때 발전이 없다고 느껴지면 어떡하죠ㅠ
리트나 간쓸개 풀면 과학 기술이나 논리학같은 약한 주제는 20분 가까이 걸려서 정말 눈물이 나네요ㅠ
이번 9평도 아도르노 10분 컷 내고 좋아졌다고 느꼈는데 남은 두지문에서 하나도 못맞춰서 2걸치지도 못했는데 마땅한 방법을 모르겠어요ㅠㅠ 국어만 오르면 되는데 정말 쉽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