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쿠트 [1102657] · MS 2021 · 쪽지

2022-09-12 10: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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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사태] 추계 공세

게시글 주소: https://image.orbi.kr/00058364199

오랜만입니다. 베르쿠트입니다.


오늘은, 현재 몇일 전부터 진행중인 우크라이나군의 추계 공세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현재 자료 등을 뒤져봐도 친우크라이나 측 입장이 다수라, 친 우크라적 성향이 강할 수 있음을 미리 고지드리는 바이며, 또한, 제가 모14밴인 관계로 글을 읽으셨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셨으면 합니다.



1. 공세 전 상황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으시다면 아시다시피, 우크라군의 주요 목표는 러시아군의 헤르손 점령지역이었고, 이들을 수복하기 위해 수많은 병력들을 박았습니다만, 사실상 전선 변화가 없었습니다. 물론 우크라이나군이 돌파를 했다고 나온게 발표가 되긴 했으나, 금방 러시아군에게 저지되었구요. 전 그렇게 별 변화가 없을줄 알았습니다만…….갑자기 하르키우 남부 일대에서 공세 소식이 들려옵니다.



2. 공세의 시작과 진행

 갑자기 하르키우 남부 전선에서 공세가 시작되었습니다. 전술적 의미의 공세일 것이라고 “당연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했고, 몇일 있으면 다시 어느 정도 러시아군이 수복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우리가 과소평가한 것이었죠. 우크라군이든, 러시아군이든. 둘 다요.


 아래 그림이, 공세 시작 이후 쿠판스크 수복까지의 공세도를 나타낸 겁니다. 제작은 중립적인 맵퍼가 제작하였으나, 친러 및 친우 등에서 자주 쓸 정도로 중립적으로 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작은 물결무늬는 방어선, 파란색은 우크라이나 측이며, 빨간색은 러시아측이고, 네모는 각각의 부대입니다. 위쪽의 원은 쿠판스크, 아래쪽은 이지움입니다.


위 자료를 통해서 보시면, 우크라이나군의 병력들이 러시아군의 방어선을 직격했습니다. 병력 수의 경우, 친러 오신트들 자료를 보면 하나는 9천명이다, 하나는 2만이 넘는다, 친우 오신트들은 5~6천명 정도다라도 말하는데, 저는 8~9천 정도가 가까울꺼라고 봅니다. 물론 후에 들어온 전략 예비대까지 다 합쳐서 말이죠.


 일반적인 경우였다면, 당연히 러시아군이 후방의 방어선을 이용해방어하고, 부족해진 병력은 전략 예비대로 끌고 왔어야 했습니다. 그동안 그것이 러시아가 그럭저럭 해왔던 것이니까요. 하지만, 이번 추계 공세의 시작점인 빌리클레야가 뚫리고 나서, 뭔가가 이상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전쟁을 실시간으로 컨펌하며 지도를 만드는 사람들 말로는, 러시아군의 방어선을 표시하려 했으나 존재하지 않기에 넣을 수 없다는 말부터, 병력들이 아작났고 그걸 채울 병력들이 없으며, 그 사이로 우크라이나군의 기갑예비대가 들가고 있죠.


 이 사태의 원인을 꼽자면, 저 일대에 있던 예비대를 모조리 헤르손방면에 재배치시킨게 주 원인으로 파악됩니다. 7월 초에 돈바스 공세가 마무리되고, 그 후부터 우크라이나군이 꽤나 오랜시간동안 병력 숫자의 우세를 점했는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추가 증원군을 짜내면서 헤르손에 배치를 시켰고, 결국 예비대가 없는 곳을 우크라이나군이 찔리면서 이 사단이 났다는 거죠.


 그렇게, 발리클레야가 무너지고, 쿠판스크로 진격하는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제 3군단을 만났습니다. 러시아 제 3군단은 잔존 부대들을 엮어서 만들었기에, 전투력이 약할 수밖에 없었고, 이들은 결국 쿠판스크의 핵심인 도심 서쪽을 내준채, 도시 동쪽으로 일부가 후퇴했거나, 혹은 이지움으로 이동하는 우크라군에게 밟혀 죽었습니다. 3군단이 날아간가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1차적인 공세가 완료되고 나서, 우크라이나군의 공세는 쿠판스크를 통과하는 작은 강인 오스킬 강을 따라 두갈래로 나뉘게 됩니다. 북쪽으로는 하르키우 주의 남은 지역을 탈환하는 병력들을 보내고, 남쪽으로는 이지움과 연결되는 도로들을 점령하며, 이지움을 포위하려는 시도를 한 것이죠.


이건 제가 정말 신뢰할만한 오신트의 자료를 가져온 겁니다. 이번 추계 공세에 동원된 모든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전력을 표시한 거죠. 사진은 해당되는 부분만 올립니다만, 혹여나 사진이 깨지고, 풀버전이 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로 가시면 되겠습니다.

( https://mobile.twitter.com/JominiW/status/1568737425597386752?t=fnoxX-XkIHYYWGeGua3Txw&s=19 )


사진에 잘 안나온 북부부터 보자면, 지금으로써는 하르키우 전역을 수복하는 건 시간적 문제라고 봅니다. 러시아군 측도 “돈바스에 집중하기 위해(ㅋㅋㅋㅋ) 하르키우에서 철수한다”라고 밝히고 있고, 당장 하르키우 주의 러시아 측 점령지에 세워진 하르키우 군민정청이 수도를 러시아의 벨고르드로 이전하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구요. 아마 이 쪽이 정리된다면, 하르키우 주변이나 하르키우엔 간간히 미사일이나 포탄이 날아와도, 지상군이 들어올 가능성은 낮다라고 보시면 될 거 같네요.


 반면, 사진에 나오는 추계 공세의 남부 방향으로 넘어가보죠. 역시나 이 글을 쓰는 현재까진 매우 순조롭습니다. 이지움으로 들어가는 보급로가 사실상 차단되어, 수천의 병력이 포위, 항복하였다고 합니다. 사실 얼마나 갇혔었는지에 대해선 말이 많으나, 개인적으로 여러 자료들을 들어본 결과 3천~4천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완편된 btg 최소 3개 이상이 날아간 것이고, 현재 러시아군 btg의 충원률을 80프로라고 가정하면 5개 이상이 날아간 겁니다. 게다가, 이지움은 여러 교통망이 통과하는 중심지이고, 여러 사령부들이 있었던 만큼, 이지움의 수복은 매우 중요한 사실입니다. 이 글을 쓰는 현재 기준, 무장해제를 한 대부분의 러시아군과 달리, 도시 바깥의 포켓(포위망)에서 저항하는 일부 세력들을 소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지움 포위망이 완성됨과 거의 동시에 슬로뱐스크와, 그보다 남쪽에 있는 시베르스크 일대에서 반격이 시작되었고, 슬로뱐스크 일대의 공세에 러시아군이 이 지역에서도 무너지며 리만을 헌납했습니다. 시베르스크 일대의 공세로 인해, 이 글을 쓰는 현재 기준으로 리시챤스크가 수복(여러 오신트들에 의해 검증되었으나, 100프로 확실한 것은 아님)되었고, 바로 옆에 붙어있은 세베로도네츠크의 수복도 머지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마 이번 주 내로 수복할 것 같습니다. (6월에 러시아군과 혈투를 벌인 그 도시가 맞습니다.)


반면 도네츠크 일대의 전선도 심상치 않습니다. 과거 전쟁 전부터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의 점령지였던 도네츠크 국제공항이 탈환되었고, 제가 이글을 쓰는 11일 오후 11시 기준(현지 시각으로는 대충 오후)엔 도네츠크 시내(…!)에서까지 전투가 시작되려 한다라는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의 수장인 푸실린이 사임하고 빤스런을 쳤다라는 말이 있지만, 이건 아직 좀 더 지켜봐야할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꼬라지까지 된 이유는 단순합니다. 제 3군단의 역할중 하나는 도네츠크의 보호였는데, 그 3군단은 이지움과 쿠판스크 지역에서 녹아버렸으니까요. 그리고 남은 도네츠크 자체 병력들은 헤르손에서 우크라군과 대치중이거나, 땅과 단일화를 해버렸구요.


지금까지 전해드리는 내용이 대략적인 전황 설명이었습니다.


(+9월 12일자 추가 내용 : 오늘까지 해서 6일차인 추계 공세의 상황을 지도상에서 보여주면 다음과 같습니다. 밝은 노란색이 우크라이나군 탈환 지역, 분홍색이 경합 지역, 빨간색이 러시아군 점령 지역입니다.)

(링크: https://mobile.twitter.com/war_mapper/status/1569115735900753921?s=46&t=mNYGHSh6hmZqt8XboK_wFA )


3. 개인적 평가

 우크라이나군의 주공이 헤르손이 아니라 사실 이쪽이었다!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전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우크라 지도부에서도 주공이 헤르손이 아니었다라고 말하는게 큰데, 그러기에는 우크라군이 헤르손에 박은게 너무 많습니다. 즉, 저는 헤르손이 주공, 이번 발리클레야 지역이 조공이었으나, 조공이 제대로 먹혀버리자 전략예비대로 남긴 기갑예비대를 넣은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전쟁을 독소전쟁으로 비유하기 좋아하는 저는, 이번 전투를 천왕성 작전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우크라이나인들의 “대조국전쟁”에서, 키이우 전투는 모스크바 전투처럼 지도자가 수도를 떠나지 않고 지켰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고, 마리우폴은 키예프 포위전, 돈바스 전역은 청색 작전, 그리고 이번 공세가 천왕성 작전으로 비유를 해, 러시아군을 포위섬멸하고 전선에 큰 구멍을 뚫어버린 것으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눈을 뜨면 뜰수록 새로운 정보가 저를 놀라게 하지만, 아마 우크라이나의 이번 공세목표는 현재 형성된 오스킬 강 방어선을 돌파하여루한스크로 진입한 후, 최대한 개전 전 국경선까지를 향해 달릴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라스푸티차가 곧 다시 시작된다는 겁니다. 이번 라스푸티차가 지나가면, 유럽이 무서워하는 겨울이 올꺼구요. 그 전까지 얼마나 우크라이나가 밀어내는지에 따라, 이 전쟁의 향방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하나 확실한 건, 크림은 몰라도 돈바스 반군의 과거 점령지는 우크라이나가 어떻게든 가져가려고 할 거 같습니다. 도네츠크 공항의 철인들을 위해, 일로이비스크 참사의 병사들을 위해, 반군의 미사일에 맞아죽은 비행기 탑승객들을 위해. 그리고 지난 8년, 그리고 6개월간 흘려온 수많은 피들을 위해서 말이죠.


감사합니다. 질문사항 등이 있으면 댓글로 받겠습니다. 지명 등이 헷갈리신다고 하실 경우 댓글로 지도라도 첨부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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