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khoi_Checkmate [1102657]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2-12-27 23: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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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이슈점검] 북괴의 무인기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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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체크메이트입니다.


종강하고 기분좋아서 놀러가다가 뉴스를 봤는데, 북괴 무인기가 남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뭐.. NLL하고 휴전선만 안넘으면 되겠거니 생각했는데, 가뿐히 넘어서 서울 인근까지 촬영하고 돌아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이번 북괴의 무인기 도발의 모습과 그 목적, 그리고 우리가 주시해야할 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늘 그렇듯이 모12밴인 관계로, 독자 여러분의 좋아요를 간곡히 부탁드리며 이 글을 시작합니다. 또한, 이 글의 일부는 정치적으로 편향성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비판적인 읽기를 권고드립니다.




1. 북괴의 무인기 도발 상황 정리


 국군의 발표에 따르면, 북한에서 남하한 무인기으로 추정되는 미확인 비행체 5기가 파악된 것은 12월 26일 오전 10시 25분입니다. 이에 대응하고자 국군에서는 KA-1 경공격기, AH-64 아파치, F-15K 등의 무기를 출동시켰습니다. 다만, 이에 대응하려고 출격한 KA-1 경공격기 1기가 같은 날 11시 43분 추락하였지만,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무인기들이 남하하여 계속 활동을 지속하자, 군의 요청에 의해 전방에 위치한 주요 공항인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에서는 각각 당일 1시 8분, 1시 22분에 일시 운항중지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이 조치는 1시간 후에 풀렸습니다.)


 합참의 발표를 자세히 인용하면, 국군은 무인기를 김포 이북의 MDL(군사분계선)에서 파악한 이후 경고방송, 경고사격 등을 실시하였으며, 이후에는 헬기에서 20mm 포 100발을 이용하여 요격을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였다고 발표했습니다. 물론, 국방위 측에서 나온 말에 의하면 100발이 아닌 500발을 발사하였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에 대해 합참은 '이전과 달라진 내용은 없다'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후 알려진 사실들로는, 북괴 측은 우리 측의 경고사격에 대해 대응사격을 감행했으며, 그 탄들 중 일부는 우리 측 한강 하구로 낙탄했다고 합니다.


 북괴가 보낸 무인기는 총 5기로 추정되는데, 이들 중 4기는 강화도 인근에서 비행하다가 탐지자산에서 사라졌다고 밝혔으며, 나머지 1기는 서울 북방까지 비행하다가 결국 북측으로 되돌아갔다고 합니다. 특히, 서울 북방까지 비행한 무인기의 경우 고도 3km에서 시속 100km로 대략 1시간 조금 안되는 시간 동안 움직였다고 전해집니다. 요격을 위해 출동한 비행사의 증언에 따르면, 기체는 총 날개 길이가 2m 정도인 비교적 소형의 무인기라고 합니다. 또한, 이 무인기들은 최대 7시간 정도 우리나라 영공에 머무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27일 오후 1시경 강화도 인근에서 해병대 측이 무인기를 발견하여 인천시 측에 통보했고, 이에 대피명령이 발령되기도 했지만, 알고보니 이는 새떼로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또한, 같은날 4시 경에 원주 쪽에서도 북괴의 무인기로 추정되는 물체가 탐지되었으나, 알고보니 이 역시 세때로 밝혀졌습니다.


+ 수정사항) 강화도 인근에서 세때로 판명된 물체는, 다시 알고보니 아군의 무인기를 적국 무인기로 오해하여 생긴 일이라고 합니다. 이 점 정정합니다.




2. 어떤 무인기를 썼고, 북괴가 무인기를 남파한 목적은 무엇일까?


 북괴가 가지고 있는 정찰기의 모양은 다양합니다. 다만, 저는 이번에 제보된 화면을 보면서 과거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무인기들의 모습과 비교하였고, 그 결과 2017년 인제 야산에서 발견된 무인기와 비슷한 종류거나 같은 종류의 무인기가 이번 도발에 쓰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래 사진은 위에서부터 2017년 인제에서 발견된 무인기의 모습, 오늘 북괴가 도발에 사용한 무인기의 모습입니다. 2017년에 발견된 무인기의 경우 날개 전장이 2.4m 정도란 점에서, 이번에 군 파일럿이 증언한 무인기의 크기와 상당히 흡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26일 도발 당시 서울 북부까지 남하한 무인기의 체공 시간은 대략 5시간 정도로 밝혀졌습니다. 이는, 북괴 무인기가 성주 싸드기지를 촬영하고 돌아갔을 때 걸린 시간과 얼추 비슷하기 때문에, 17년에 사용한 기종과 비슷한 기종으로 추측하였습니다.


(위 무인기가 17년도에 인제 야산에서 발견된 무인기, 그 바로 아래 무인기는 이번에 민간에서 촬영된 무인기입니다. 맨 아래 무인기는 14년도에 발견된 무인기인데, 이와는 꼬리날개부터 전체 형상까지, 모양이 다르다는 것을 쉽게 확인하실 수 있을겁니다.)


 그렇다면, 이번 무인기 도발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많은 분들이 이번 무인기의 주 목적이 정찰용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정찰용은 아닐껍니다. 당장 이새끼들이 14년도에 보낸 무인기에서 정찰용 카메라로 나온게 일제 디카이고, 22년에 찍은 정찰위성이란 것의 화질이 구글지도보다도 못한 ㅄ인데, 뭘 기대하십니까. 북괴의 기술 수준으로는 정찰용 사진을 얻으려면 차라리 구글 켜서 구글지도로 파악하는게 더 정확할 수도 있습니다. 

 합참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무인기는 원격 조종 능력을 갖추지 않고 사전에 입력된 좌표에 따라서 움직였다고 하는데, 이 좌표에는 용산이나 청와대와는 거리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애초에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이 서울 북방에 위치한 것도 아니구요.) 만약 정찰용 목적이었다면 대통령실은 정치적 목적 등을 고려해서라도 정찰 목표에 두었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는 점으로 보아, 이번 무인기는 정찰용이라고 보기 힘듭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점을 북괴는 노린걸까요?


 먼저, 9.19 군사합의의 무력화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 정권에서 체결한 9.19 군사합의에 따르면, DMZ를 기준으로 무인기의 경우 동부전선에서는 15㎞, 서부전선에서는 10㎞를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날아온 무인기들은 보란듯이 비행금지구역 상공을 날았단 겁니다. 즉, 이전 도발에서도 그랬지만, 해상도발과 육상도발을 넘어, 이젠 공중에서의 도발을 통해 9.19 군사합의를 아예 무력화하겠다는 점을 보여준 것입니다. 


 두번째로는, 우리 군의 대응 체계에 대해 떠보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북괴가 무인기를 날린 곳은, 접경지역 중에서도 경계가 삼엄해야하는 서부전선의 맨 서쪽입니다. 당연히 우리 군의 여러 감시 자산 및 대응 자산이 마련되어 있는 곳이고, 이 때문에 북괴는 우리 군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떠보고자 하는 목적이 강했을 겁니다. 실제로, 5기 중 4기는 휴전선 이남 지역에서만 깔짝된 것도 그 이유로 추정되구요. 게다가, 이번에 출격한 ka-1 경공격기는 횡성에서 이륙하였는데, 이 지역에서 경공격기가 이륙한다면 지금처럼 서해 인근으로 침투하는 무인기에 즉각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점 역시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번째로는, 국론 분열(소위 남남분열)을 노린 것일수도 있습니다. 북괴의 NLL 이남 미사일 낙탄 도발로 인해 북괴에 대한 여론은 좌우 가릴 것 없이 개판이 나버렸죠. 북괴가 도발을 통해 얻는 이익 중 하나가 남남도발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도발은 북괴가 도발을 해도 이득을 못보는 꼴이 된겁니다. 그런데, 이번에 무인기가 남하하고 나서 여론들을 살펴보는데, 뭐... 남남분열이 일어나는 걸 우리 독자 여러분들이라면 매우 잘 보셨을 겁니다. 즉, 북한이 이걸 노렸다면 이번 도발을 매우 잘 먹혀들어가는 거죠.




3. 군은 제대로 대응하였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요입니다.


 먼저, 무인기에 대한 대응이 지나치게 부족했고, 너무나 소극적이었습니다. 과거 2014년과 2017년의 경우 탐지조차 못하고 추락한 것을 발견했지만, 이번엔 탐지라도 했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겠죠. 일부에서는 경고사격과 격추사격 등의 실사격 과정에서 민가에 대한 피해를 이유로 이를 지나치게 자제한 점이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저는 이 점은 조금 부적절할수도 있다고 봅니다. 민가에 대한 피해의 경우, 충분히 걱정할 수 있으니까요.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고, 당연히 민간인이 군대의 위에 있으니 말이죠. 다만, 결국 요격을 해내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선 추후 문제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북괴 무인기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 군도 무인기를 DMZ 5km 이북으로 북상시켜 정찰하는 것으로 대응했는데, 이는 분쟁의 에스칼레이션을 우려해서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나는 생각도 듭니다.


 두번째로, 지나친 정보통제가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타임라인을 보시면, 북괴의 무인기가 침투한 것은 10시 반 쯤. 그리고 합참이 정확한 사실을 말해준 것은 당일 오후 4시 반쯤입니다. 6시간 동안 자세한 안내도 없었고, 시민들에게 관련된 통보조차 없었으니까요. 군기밀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에게 위협이 되는 것은 충분히 소통하는 것 역시 중요하지 않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4.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먼저, 무인기에 대한 대응수단을 대폭 강화해야 합니다. 탐지자산의 경우, 이번엔 잘 잡아내었다곤 해도, 중간에 항적을 종종 잃어버리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했습니다. 다만, 이는 기술적 한계(크기가 너무 작아서 새랑 헷갈릴 수 있음.)이기 때문에, 이는 부차적인 문제로 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드론을 요격하는 것입니다. 국군이 드론을 요격하는 경우, 요격 방식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비호나 발칸포로 대표되는 소구경 대공포들로 지상에서 요격하는 방식과, KA-1 경공격기나 헬기 등에서 기관포를 발사하여 요격하는 방식 말이죠. 사실, 둘 다 문제긴 합니다.

 지상에서 무인기를 요격하는 경우, 20mm 포로는 화력이 약하고, 유효사거리도 짧습니다. 실제로, 우리군이 사용하는 K263 자주 발칸 등의 20mm 포의 경우, 요격이 가능한 유효고도는 1.2km, 사거리 연장탄을 적용해도 1.8km입니다. 이번 무인기가 3km 고도에서 비행했기 때문에, 20mm 포로는 요격이 안된다는 것이죠. 이런 문제점 때문에 30mm 포를 사용하는 K-30 비호와 비호복합이 있긴 한데, 이 역시 개량해야 할 점이 많습니다. 실제로, 사우디에서 2018년에 현지 실험한 바에 따르면, 비호복합의 2차원 레이더는 소형 무인기를 제대로 탐지해 낼 수 없었고, 전자광학식조준경(EOTS)는 소형 무인기를 어느 정도 탐색해 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격추 가능 거리는 K-30 비호복합에 장착된 30mm포 고유의 문제 때문에 700m 정도에 한정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공중폭발탄이 목업으로 나왔음에도 이를 채용하지 않은 덕분에, 안 그래도 떨어지는 요격성능은 더 떨어지기만 할 뿐입니다. 물론 비호-II라는 사업을 통해 위 문제점들을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긴 합니다만, 기존의 비호의 한계점이 명확한 만큼 이에 대한 대처가 필요해보입니다.

 공중에서 요격하는 경우, ka-1 경공격기의 활동에 대해 검토를 해봐야 합니다. 롯데타워 건설 문제로 인해, 2009년 ka-1 경공격기의 배치 기지는 성남에서 횡성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ka-1 경공격기가 유사시 서해상으로 침투하는 무인기나 북괴군에 대처하기 매우 어려워졌구요. 이번 사태가 이러한 문제점을 잘 보여주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LAH(한국형 소형무장헬기) 양산되기 시작되면 이 옵션을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 LAH가 제대로 양산되려면 몇년 정도 걸립니다.


 두번째로, 우전에서 보여준 양측의 대 무인기 전술에 대해서 조속한 검토 및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번 러우전은 시작부터 지금까지 무인기가 큰 역할을 해왔고, 이는 혹여나 미래에 발생할 수도 있는 전면전 상황에서도 적용될 겁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평시에도 뚫린다면, 전시라고 과연 안뚫릴까요? 우리는, 그들의 성능좋은 대 무인기 전술을 검토하고, 이를 우리 실정에 잘 맞추어서 받아들여야 합니다.


 세번째로, 9.19 군사합의를 더 이상 지켜줘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평화는 매우 좋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우리도 많이 참았습니다. 북괴는 쌀 없고 삐지면 밥 대신 합의 쳐먹고 도발이나 해대는데, 우리라고 더 이상 지켜야 하겠습니까? 게다가, 도발이 한두번도 아니고 계속 이어지는데, 굳이 지켜줘야 할 이유가 있나요? 우리 군의 활동에 피해만 끼치고, 평화를 지켜주지도 못하는 9.19 군사합의는 조속히 파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번째로, 무인기 체계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서둘러야 합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나라의 무인기 체계 기술은 미국보다도 당연히 뒤떨어져 있을뿐더러, 튀르키예나 짱-개보다도 뒤떨어져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무인기 체계에는 차기 군단급 무인기 사업, 차기 사단급 무인기 사업 등이 있죠. 현재 국군이 운용하고 있는 무인기 체계는 정찰용인 송골매와, 글로벌호크, KUS-FS 무인기가 있으며, 자폭용 무인기에는 하피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송골매는 2000년대 초반에 개발된 구식의 체계이고, 글로벌호크는 미국이 퇴역하면서 유지비용 등을 이제 우리나라 및 몇 안되는 나라가 n빵해야 합니다. KUS-FS는 이제 막 양산에 들어갔구요. 게다가, 차기 군단급 무인기 사업은 실시험에 불합격하면서 양산이 치일피일 미루어지고 있고, 사단급 및 대대급 무인기 사업은 작년에서야 사업 계획이 떴습니다(...) 즉, 무인기 전력의 보강이 매우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죠. 제발, 항모니 뭐니 개짓거리 말고 이딴 거에 예산 좀 썼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관련된 질문은 댓글로 받으며, 다시 한번 모132밴으로 인해 독자 여러분의 좋아요를 간곡히 부탁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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