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니 점심때 [1024650] · MS 2020 · 쪽지

2022-01-25 22: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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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일 없는 옯창들을 위한 책 추천_에세이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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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일단 에세이라 붙이긴 했는데 여행수기, 산문 문학, 자기계발서 등등 분야를 세부적으로 나누기 힘든 책들을 걍 뭉뚱그려 에세이라 분류했습니다. 좋아요 부탁)








1.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도종환 저, 312p./ 난다


  '접시꽃 당신'외 많은 시를 쓴 도종환 시인이 쓴 산문집이다. 산문시 그런 건 아니고 그냥 평범하게 살다보면 마주치는 이야기를 두런두런 풀어놓은 글인데 평범하게 쓴 글도 시인이 쓰면 시가 된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글 모음집이다. 읽다보면 평범하게 여겨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의 소중함과, 별 생각없이 쓰던 국어의 아름다움을 깨달을 수 있다. 강추!





2. <연어>, <연어이야기> 안도현 저, 248p./ 문학동네


  국어공부 좀 했다하거나 시를 좋아하는 오르비언이라면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말자..."로 시작하는 <우리가 눈발이라면>이나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연탄재>)라는 시를 기억할 것이다. 안도현 시인이 쓴 시들인데, 그 시인분이 쓴 동화(라 쓰고 에세이라 읽는다)이다. 

  이 나이먹고 뭔 동화를 읽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흔히 생각하는 그런 동화가 아니라 뭔가 읽고나면 마음이 아릿해지는(?) 그런 이야기다. 연어 두 마리가 나와서 "사랑은 스며드는 거야" 뭐 이런 물고기답잖은 대화를 하는 이야기지만 이솝우화 이래 동물을 화자로 내세운 이야기들 중 최고의 반열에 든다고 생각이 들만큼 잘 쓰여진 수작이다. 원래 <연어>랑 <연어 이야기>로 이뤄진 두 권인데 이 판본에서는 한 권에 묶어두었다.





3. <아트로드> 김물길, 440p./ RHK


  그림 그리기와 여행 다니기를 좋아하는 '김수로(=물길)'님이 쓴 책이다. 작가는 세계여행을 다니면서 그림을 그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은 후 훌쩍 떠난다. <아트로드>는 작가의 여행수기와 여행지에서 그린 그림들로 구성돼있는데 글도 아주 맛깔스럽고 그림체도 예쁘다. 이 책 나오고 후속작으로 나온 국내 여행 편도 있으니 참조.




4. <50년간의 세계일주> 앨버트 포델, 504p./ 처음북스


  본인이 여행기 읽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관련된 주제의 책을 꽤 읽었지만 이때까지 읽은 여행 에세이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책. 일단 저자는 책을 쓴 시점으로 70이 넘은 노인이다. 이 양반은 말그대로 '세계일주'를 했는데 그냥 비행기타고 지구를 한바퀴 휙 돈 게 아니라 본인 피셜 지구상의 모든 나라(물론 지난 수십년간 생성되거나 소멸된 국가도 꽤 있고 세기 나름인 초미니국가들도 있어서 정확한 기준이 뭔진 모르겠지만)를 방문했다. 제목처럼 50년동안 지구정복(?)을 달성한 작가의 썰 중에는 물론 좀 과장이 심하게 들어간 부분도 있지만 그런 걸 다 감안하더라도 재밌다. 거기다가 대체적으로 썰들이 문란하다. 거기다가 연상남-연하녀(트로피와이프) 스토리를 좋아하는 분들을 위한 결말까지 완벽하다. 읽다보면 왠만한 타임킬링용 영화보고 있는 것보다 시간 빨리감.




5. <그래 떠나 안도현처럼> 안도현, 279p./ 열글

  

  2번 책을 쓴 안도현 시인과는 동명이인이다.(어릴 때 다니는 학교쌤이었다카더라... ) 이 책은 본인이 한창 시집에 꽂혀있을 때 안도현 시인이 쓴 책인 줄 알고 읽다 낚인 책인데 낚인 거 치고는 책이 좋았다. 

  저자는 4수를 하고도 입시에 실패했다.(공감추!!!) 그리고는 좌절 끝에 자살기도도 하고 (오르비를 했으면 동병상련으로 극복할 수도 있었을) 방황도 많이 했는데 나중에는 일이 잘 풀려서 경기도, 삼성에 스카웃되기도 하고 여행도 다니면서 이런 책까지 썼다. 걍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하면서 읽기 좋은 책.




6. <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로버트 카파, 302p./ 필맥


  병사가 총맞고 쓰러지는 찰나를 담은 사진으로 겁나게 유명한 전설적인 사진작가 로버트 카파의 수기다. 카파가 종군 사진기자로서 활약하며 보고 느낀 바를 그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설명해놓았는데 세계대전 무렵이 배경이다보니 중간에 헤밍웨이랑 노는 썰도 나오고 재밌다. 읽기 전에 나무위키 같은데서 로버트 카파 배경지식을 좀 알아두고 읽으면 훨씬 재밌을 듯.

+이런 종류의 책이 잘맞는 분들은 체 게바라 이야기인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원래 책이다...)도 추천




7. <엄마라고 불러도 돼요?> 케이티 데이비스, 300p./ 두란노


  저자 케이티는 존예 인싸에다 부잣집 딸이다.(다 가졌네...) 근데 단기봉사하러 간 우간다의 열악한 모습에 천조국에서의 풍족한 삶을 내려놓고 오갈데없는 고아들의 '엄마'가 되어(사진에 존예누나말고 나머지가 다 입양한 딸이다) 함께 울고 웃으며 진정한 사랑을 보여준다. 기독교적 가치관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기독교에서 말하는 '선교'나 '사랑'을 잘 몰라도 와 ㄷㄷ 하면서 끝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 감동실화물의 끝판왕이다. 강추!!!




8. <허그> 닉 부이치치, 320p./ 두란노


  유명한 아저씨. 태어날 때부터 양쪽 팔다리가 모두 없고 기형적으로 생긴 발 하나만 겨우 붙어있었다. 내가 부모였으면 일단 욕이랑 원망부터 튀어나왔을텐데 다행히도 훌륭한 부모님 밑에서 긍정적인 교육을 받고 본인의 부던한 노력으로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는 진짜 존경스러운 아저씨. 결혼도 하시고 얼마 전에는 아들도 낳으셨다고. 뒤에 시리즈 더 있는데 이 책이 첫번째 책에 젤 유명하다. 

+이 책이 마음에 드시면 <지선아, 사랑해>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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