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삼수 [844294] · MS 2018 · 쪽지

2021-11-11 02: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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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개월간의 군수를 되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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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4월에 의경으로 입대해서 정신없이 일경을 보내고

상경을 바라 볼 때쯤 군수를 시작했다. 

지금의 학교가 싫어서가 아닌 

고3때의 내가 더 치열하지 못하였음에 회의가 들어 시작했다.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던 나에게 수능은 달게 느껴졌고

공부를 하며 생길 고뇌와 스트레스마저 

나에겐 ‘다시 느껴보고 싶은 치열함’으로 다가왔고 

그렇게

군수를 마음먹게 되었다. 

약 11월부터 두달동안은 

개념원리를 사서 중학교 수학을 복기했다 

그러고 고1수학부터

차근차근 시작했고 3월쯤부터 전과목을 시작했다.

그렇게 준비를 하며 미화되었던 기억들은 다시금 포장지가

벗겨졌고 나 자신에게 창피하지 않은 사람이 되고자 그냥 했다

그치만 군대에서 수능을 준비하기란 정말 힘들었다. 

애초에 군대에서 공부는 ‘시간이 날 때 하는것’이어야만 했고

의경 특성상 불시에 출동을 나가는 일이 잦았으며 

새벽에 출동이라도 나간 날이면 그날은 피곤해서 너무 힘들었다

정말 공부를 하려면 발악해야 했었다.

이틀에 한번씩은 14시간동안 좁디좁은 경찰버스에서 공부해야했으며, 근무를 다녀온 다음날마저 비가오면 

인터넷은 끊기기 일수였고 8월에 광복절 시위와

 미군기지에서의 시위가 겹치며 

8월은 정말 정신없이 보냈던 것 같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 노력했지만 역시나 벅찼다

그만두고 싶었지만 그 전까지의 관성덕분에 어찌어찌

여기까지 꾸준히 할 수 있었던것 같다.

 가뜩이나 없는 휴가를 

아득바득 모아서 9월경에 한달정도 일찍 전역을 했고

늦은만큼 정신없이 달려보니 어느덧 일주일이 남았다. 

공부를 했던 기록을 살펴보니 1500시간정도 했다. 

후회는 없다. 만족하는 성적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정도 점수면 나름 선방 한 것 같다. 

 결과가 좋지 않아도 상관없다. 다시 못 돌아갈 학교도 아니고

결과가 어떻든 난 나와의 약속을 지켰으며

딱히 다른걸 할 수도 없었던 시기였다. 

남은 일주일은 다시 오지않고, 지난 나의 노력들을

더욱 값지게 보상받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한다. 


수 많은 유혹들을 뿌리치고, 채찍질 해가며

단 하루를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담금질시켰던 여러분들.

이제 일주일만 지나면 당신들은 걸작이 되어있을겁니다

고생많으셨습니다. 노력만큼 값진 결과 있으실 겁니다.


(군수 하지마세요 그냥 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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