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연경 대폭발 비망록
예전에 고속성장님께서 오르비에 쓰셨던 게시글을 그대로 퍼온겁니다.
201011(=11학번)때 연세대 경영대가 대폭발이 났는데 최종합격자 점수가 수학응시자기준 0.1x퍼 초반, 사탐응시자기준 0.1x퍼 중반 정도.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아서 당시 상황을 설명해드림
최종 합격선이 결정되는 원리는 단순함. 모집정원이 100명이라면 등록포기자 말고 실등록한 사람이 100명이 모이면 거기에서 추합이 중단되고 그 점수가 합격선이 됨. 뻔한 소리인데 그러면 당시에 상황이 어땠냐면...
- 서울대: 사탐/제2외국어 5과목 응시하고 모두 반영함(제2외국어도 사탐과 대등하게 변환표준점수 적용), 내신 반영(반영률 높음), 논술 반영, 한국사 필수
- 연세대: 사탐/제2외국어 5과목 응시하고 그 중에 2과목 잘본 과목을 반영함(5과목 중 택2), 내신반영률 낮음, 논술 없음, 한국사 필수 아님
지금과는 입시방식이 상당히 다른데 특히 사탐 5과목을 모두 반영하는 서울대식 점수와 그중 2과목만 반영하는 연세대식 점수가 차이가 나는 수험생들이 대단히 많았음. 거기에다가 내신/논술/한국사까지 따지면 서울대에서는 내신까지 감안한 순위가 0.1퍼이나 연세대식으로는 0.3퍼... 이런 경우도 많았음(내신이 극강일 경우) 물론 연세대식으로는 0.1퍼이나 서울대식으로는 0.5퍼 이런 경우도 많았고...
수험생 선호도와는 다르게 연세대 경영이 연세대 상경(=경제+응통)보다 입결이 낮은 해가 많았고 연경영이 가장 높았던 해는 별로 없었음. 통상 0.5퍼 정도에서 연경영 컷이 잡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0.3퍼 이내로 들어온 적은 한번도 없었음
- 고법이 있었을 때는 제2인자에 불과한 연세대 경영은 고려대 경영 등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지 못했음. 원래 가장 점수가 높은 수험생은 가장 높은 배치점수 학과를 지원하고 싶어지는데 그게 고법에서 연경영으로 상속되었음. 그래서 201011 입시 당시에는 연경영은 과거 고법지원그룹을 몽땅 흡수한 본좌의 지위에 올랐음
- 2010년 행정고시에서 연경영의 놀라운 성과가 있었음. 보통 행정고시하면 서울대 경제학부인데 2010년에 유독 연세대 경영이 서울대 경제학부와 같은 숫자로 1위를 차지했음. 당시에 연세대 경영 고시반에서의 모의고사 유출논란이 있었는데 뭔가 있었다고는 생각되는데 하여간에 그해에 연경영이 평소에 비해 몇배의 합격자를 냈음
- 로스쿨이 완전히 정착하지 않았고 회계사 선호도가 상당히 높아서, 서울대 인농소 가느니 연고대 경영하는 분위기가 지금보다 훨씬 강했음
입시기관에서 누백을 다소 후하게 잡기는 했는데 그후 수험생 인식과는 달리 누백오류는 크지 않았다고 생각함. 굳이 따진다면 0.5퍼를 0.4퍼로 평가한 정도? 아주 결정적요인은 아니었으나 다른 요인과 결합하면서 심각한 결과를 가져왔음
머스트모모와 몽쉘모모라는 양반들이 연세대 입시에 대해 설명하면서 0.3퍼 이내는 무조건 연경영이라고 상담해줬음. 과거에 입결분석까지 화려하게 하면서 절대로 0.3퍼 이내로 연경컷이 잡힐 수가 없다. 하향지원하게 되어 있다 등등
서울대 문과가 그 전해에 입시방식이 크게 바뀌었는데 200811 입시까지는 1단계에서 수능으로만 2배수를 뽑고 2단계에서는 수능은 무시하고 내신과 논구술로만 뽑았음. 그러다가 200911 입시때 2단계에서도 수능을 반영하게 되었는데 그에 대한 입결분석이 잘못되었음. 그 당시 서울대쪽 상담은 내가 했는데 그 전해 입시에 대해 얘기하면서 0.2퍼 정도면 그 전년도 기준으로 사회대에 합격했었고 금년에도 다른 사정이 없으면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인농소 쓰지 말고 사회대 쓰라고 열심히 댓글로 상담해줬는데 지나서 생각해보니 아주 잘못된 상담이었음.
왜냐하면 전년도에 0.2퍼로 사회대에 합격한 학생은 논술에서 플라톤 빙의해서 합격했을 상황이었는데 이를 일반화했기 때문... 논술에서 평범한 실력이라면 0.1퍼는 되어야 사회대에 쓸 수 있다고 상담해주는 것이 맞았음. 하여간에 그 전년도 입시자료가 부족했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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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이었는데 그러면 결과는 어떻게 되었느냐 하면
1) 고득점 수험생들이 서울대 사회대, 연세대 경영대로 대거 몰림
당시 연세대쪽은 머스트모모, 몽쉘모모가 경영대 쓰라고 몰아갔고, 서울대쪽에서는 내가 사회대쪽으로 몰아갔음. 그런데 당시 내 생각에는 물어보는 사람이 (나는 연세대쪽은 잘 모르던 상황이나) 연세대 경영 상담해보니 합격확실하다라고 하니 "그러면 뭐하러 인농소쓰냐? 연경영하고 별 차이도 없는데 사회대 한번 도전해봐라"라고 얘기해 준 상황.
서울대쪽 판단도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잘못된 상황이었고 연세대쪽 상담과 결합되어서 설사-연경 라인 대폭발. 당시 서울대에서도 0.1퍼 이내 고득점자 90% 이상이 경영대-사회대-자유전공(이른바 경사자)에 몰려들었고, 연고대쪽은 연세대 경영이 0.1퍼 이내 수험생의 절반 이상(200명)을 끌고간 상황
※ 혹자는 머스트모모가 연자전 훌리였다고 하는데 그것은 사실과 다르고, 경희대 한의대생이 맞을 것이고 훌리목적은 아니고 순수하게 입시상담을 했었고, 지나서 생각해보니 역적이었을 뿐 상담내용 자체는 틀린 얘기는 아니었다고 생각
2) 한국사 미선택자, 사탐/제2외국어 일부과목 똥망자들의 서울대 이탈
한국사를 미선택했거나 사탐/제2외국어에서 일부과목을 똥망했거나 내신이 극악인 수험생들이 서울대를 지원하지 못하고 성글경, 서강경 등으로 상당수가 이탈함. 서울대 미지원자 숫자가 연세대 경영 상위권 지원자 중 1/3 정도
3) 연세대 경영 상위권 중 서울대 대거 불합격
그렇지 않아도 내신이 별로이거나 사탐/제2외국어 과목이 안 좋아서 서울대식 점수로 극강은 아닌데 서울대 사회대-경영대를 질러서 2단계에서 전사한 수험생들이 속출했음. 당시 서울대 사회대-경영대 입결은 내신까지 종합적으로 따졌을 때 수학응시자기준 0.08퍼 정도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음. 그래서 연경영 상위권 지원자 중 서울대 경사자 낙방으로 눌러앉는 경우가 속출했음
4) 서울대 합격자 중 연세대 경영 불합격자 속출
원래 연경영에서 추합이 원활하게 돌려면 서울대 합격 - 연세대 합격... 이런 수험생들이 많아야 됨. 그래야 서울대로 빠지면서 추합을 발생시켜 주므로... 그러나 당시 서울대 입시와 연세대 입시가 상당히 다르다보니 서울대에는 합격했으나 막상 연경영에는 추가합격번호가 낮은 수험생들이 많았고 이 수험생들은 연경영에 합격한 수험생들의 서울대 합격증을 빼았아오면서 추가합격 총량을 줄여버림. 당시 이를 죽은추합이라고 했음(서울대 합격했으므로 연경영 추가합격 후보이나 연경영에 불합격해버렸기 때문에 연경영을 등록포기해서 추합을 발생시킬 상황 자체가 아님)
처음에 말한 바와 같이 합격선은 모집정원이 차면 거기서 결판나는 것인데 0.1x퍼 초반에서 모집정원 100명이 모두 차버렸음... 벌써 게임 끝난 거임? 그리고 여러 네임드들이 사과문을 올렸고(저 포함) 또 팔면 뒤지니 어쩌니 하는 짤도 만들어지고 연경영을 제외한 나머지 연고대 과들은 펑크가 속출하는... 다사다난한 해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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