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milion [704086]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16-11-29 02:3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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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백 - 『느낌 수능뭣같은』 (올해 응시한 사람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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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이정 처녀 때 난 생각했었지의대 다니는 아들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아플 때 항상 날 챙겨줄 든든한 내 아들…… 그러다가 너를 느꼈고…… 네 느낌과 이야기하길 즐겼다사람들은 나 혼자 중얼중얼거린다고 괴상하게 보더라사실은 너와 나둘이서 함께 인강을 듣고 있었는데…….

조숭인 처음부터 다시 이야기해 주세요어머니.

함이정 처음부터……?

조숭인 제가 태어나기 전어머니의 처녀 시절부터요

때 두 분 아버지의 성적은 어땠죠?

함이정 그땐 좋았다두 분 다 우리 집에서 가족처럼 살면서,

우리 아버님한테 수능을 배우는 제자였지그런데 어느

스승인 아버님이 자습실에 가 보니까 두 제자들이

자릴 비우고 없었어몹시 화가 난 아버님은 집 안으로 들어와

제자들의 이름을 부르셨지. “동연아서연아!” 아버님 목소리

가 어찌나 쩌렁쩌렁 울렸는지천 리 밖까지 들릴 것 같더라.


(조명밝게 변화한다. 한가운데 펼쳐 있던 천막이 접혀지면서 무대

천장 위로 올라간다함묘진의 집함묘진이 성난 모습으로 등장한다.

함이정과 조숭인은 서연의 실전모의고사공책샤프 등을 무대 밖으로 갖고

나간다.)


함묘진 동연아서연아어디 있느냐?

함이정 : (무대 밖에서여긴 없어요아버지.

함묘진 여기 집 안에도 없다……?

함이정 : (무대 밖에서내가 나가서 찾아올까요?

함묘진 넌 가만 있거라. (다시 외쳐 부른다.) 동연아서연아!


(교복을 벗고 후줄근한 츄리닝을 입은 함이정과 조숭인무대 안으로

나온다.)


조숭인 할아버지 목청은 왜 저렇게 커요?

함이정 귀머거리도 영어듣기를 다 맞을 정도야그치?

함묘진 동연아서연아!


(동연과 서연등장한다그들은 당황한 모습으로 함묘진 앞에 선다.)


동연서연 부르셨습니까?

함묘진 자습실엔 너희들이 없더구나!

동연 죄송합니다잠깐 밖에 나가 있었습니다.

함묘진 밖에는 왜?

동연 말다툼 때문에…… 서로 의견이 달라서요.

함묘진 말다툼?

동연 .

함묘진 서연아네가 다툰 이유를 말해 봐라.

서연 송구스럽습니다…….

함묘진 너흰 생각도 성적도 똑같았다그런 너희들이 말다툼을

하다니도대체 다르다면 뭐가 달랐더냐?

서연 동연은 투과목을 선택하면 그 속에서 깊은 사고를 하고 의대를 쉽게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함묘진 그런데너는?

서연 그런데 저는…… 투과목을 선택해도 결국 백분위와 표점이 안 나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했습니다.

동연 사부님서연을 꾸짖어 주십시오서연은 쓸데없는 주장

으로 저를 강대에 보내려 합니다.


(중략)


(서연과 함이정일어선다국어 수학을 보고 점심시간에 복도로 나온다이번 수능은 망했다는 소리가 점점 복도에 울려 퍼진다. 조명학생들의 분주함을 나타낸다.)


함이정 국어 수학 완전 망했어요서연 오빠제 노력은 여기서 끊겼어요.

서연 : (자기 가방으로 다가가서 두 손으로 도시락을 꺼내며너도

꺼내렴배고플 텐데…….

함이정 : (서연 곁으로 가서 가채점표를 바라본다.) 가채점표

비쳐 보여요가 틀린 문제가…… 틀린 문제 뒤엔 성적표가…… 성적표

뒤엔 강대가……. (밥을 떠서 먹는.) 그나마 밥은 맛있네요.


(서연장난스럽게 수험표를 마치 눈덩이처럼 뭉치는 동작을 한다.)


함이정 오빠…… 뭘 하는 거죠?

서연 재수 할거다.

함이정 재수?

서연 의대 가려는 장수생도 많은데재수라고 안 될 건 없지.


(서연교실 안으로 들어가 구겨진 수혐표를 책상에 놓는다.

수험표의 느낌도 없고 형태도 알아 볼 수 없다.)


함이정 오빠그래도 남은 과목 힘내서 봐요.

서연 : (가방을 싸고 교실을 나오며난 이제 강대로 간다.

함이정 서연 오빠…….

서연 넌 나중에 등록해.

함이정 : (손을 흔든다.) 그래요오빠…… 먼저 가요나는 나중

…….


(서연과 함이정잠시 복도에서 서로를 바라본다. 조숭인이

책상 앞에 앉아 실모를 푸는 중이다복도끝 계단,

눈부시도록 밝아진다때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함묘진이 다급하게

가방을 챙기면서 들어온다그는 책상 옆을 지나 복도를 지나간다. / 코러스(수험생)고사장을 퇴실하는 서연을 배웅하듯이,

따라가듯이마중하듯이서연과 함께 어우러져 춤을 추며 간다복도 끝 계단눈부시도록 빛이 밝다함묘진이 다급하게 가방을 챙기면서 들어온다.)


조숭인 할아버지어딜 그렇게 급히 가세요?

함묘진 이번 수능은 불수능이야국어부터 헬이라고!


(함묘진가방을 멘다그는 서연의 뒤를 따라 빛 안으로 들어

간다무대 조명변화한다동연등장한다그는 조숭인에게 다가와서

성적표를 내놓는다.)


느낌수능뭣같은-






*새벽에 심심해서 한번 생각나는대로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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