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의자격] 구조도로 푸는 수능국어 8( 답격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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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의자격 홍구샘입니다.
지금부터 이 칼럼의 목적지인
답의 자격을 설명하겠습니다.
앞 장에서 우리는 출제자가
어떤 원리로 문제를 출제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그 원리는 다시 문제풀이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기존 사설 모의고사와는 달리
학력평가 모의고사 혹은 수능에만 적용되는
독특한 출제 원리를 파악해야 합니다.
수능만이 갖는 출제 원리란 무엇일까요?
역지사지!!! 거꾸로 생각해 봅시다.
수능 출제자의 입장에서요.
출제자는 독해력을 도대체 어떻게 평가할까요?
이게 쉬운 상황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사설이나 교육청 모의고사의 경우
출제자는 독해력을 평가하기 위해 기존 글을 가져옵니다.
바로 이 제시문 작성방식이 사설이나 교육청 모의고사와
학력평가 모의고사의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일반 문제와 다른 수능 제시문의 특징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출제자와 필자가 같다는 겁니다.
출제자와 필자가 일치함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글의 성격이 달라진다는 겁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정보를 전달하는
설명문이든 설득을 목적으로 하는 설명문이든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어떻게든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할 겁니다.
아무리 어려운 개념이라도 쉽게 설명하려 하겠지요.
하지만 수능은 독해력을 측정하는 시험입니다.
따라서 너무 쉽게 읽히면 안 됩니다.
그렇다고 고교과정을 넘어선 어려운 개념을 다룰 수도 없습니다.
그것은 배경지식을 측정하는 결과를 낳을 테니까요.
그래서 제재는 무난하게 설정하되
글의 전개와 문장을 어렵게 작성하는 겁니다.
독해력을 평가하기 위해 핵심이 되는 내용을 오히려 감추려 합니다.
그 감춰진 핵심을 읽어내는 과정이 독해의 과정이 될 테니까요.
자연히 마치 퀴즈를 내듯이 글을 구성하게 됩니다.
물론 여러 가지 측정의 기준에 따라
다양한 글이 나오겠지만 기존의 설명문이나
논설문과는 다른 특성이 생기는 겁니다.
어찌 보면 글의 완성도가 떨어져 보일 수도 있습니다.
글의 목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지식을 정확히 전달하거나 상대를
논리적으로 설득하려는 것이 글의 목적이 아니라
독자의 독해력을 측정하기 위한 글이기 때문입니다.
이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학력평가 모의고사와 수능을 잘 볼 수 있습니다.
많은 강의와 수능공부법이 이 부분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선행하지 않은 채
그저 어려운 글을 많이 읽어서 독해력을 키우라 합니다.
물론 늘기야 하겠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요.
100미터 달리기 선수에게
마라톤 연습을 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정확하게 필요한 근육을 키워내는 것.
이것이 이 공부법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그렇다면 제시문이 감추고 있는
글의 핵심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여기서 필요한 개념이 ⑨라는 개념입니다.
다음 제시문을 봅시다.
* 유전체유사로
(가) 일반적으로 동식물에서 종(種)이란 ‘같은 개체끼리 교배하여 자손을 남길 수 있는’ 또는 ‘외양으로 구분이 가능한’ 집단을 뜻한다. 그렇다면 세균처럼 한 개체가 둘로 분열하여 번식하며 외양의 특징도 많지 않은 미생물에서는 종을 어떤 기준으로 구분할까?
(나) 미생물의 종 구분에는 외양과 생리적 특성을 이용한 방법이 사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들은 미생물이 어떻게 배양되는지에 따라 변할 수 있으며, 모든 미생물에 적용될 만한 공통적 요소가 되기도 어렵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오늘날 미생물 종의 구분에는 주로 유전적 특성을 이용하고 있다. 미생물의 유전체는 DNA로 이루어진 많은 유전자로 구성되는데, 특정 유전자를 비교함으로써 미생물들 간의 유전적 관계를 알 수 있다. 종의 구분에는 서로 간의 차이를 잘 나타내 주는 유전자를 이용한다. 유전자 비교를 통해 미생물들이 유전적으로 얼마나 가깝고 먼지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유전거리’라 한다. 유전거리가 가까울수록 같은 종으로 묶일 가능성이 커진다.
(다) 하지만 유전자 비교로 확인한 유전거리만으로는 두 미생물이 같은 종에 속하는지를 명확히 판별하기 어렵다. 특정 유전자가 해당 미생물의 전체적인 유전적 특성을 대변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라)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 미생물들 간의 유전체 유사도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유전체 유사도를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서는 모든 유전자를 대상으로 유전적 관계를 살펴야 하지만, 수많은 유전자를 모두 비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유전체의 특성을 화학적으로 비교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얻어진 유전체 유사도는 종의 경계를 확정하는 데 유용한 기준을 제공한다.
그림에서 각 점은 두 미생물 사이의 유전거리와 유전체 유사도 간의 관계를 나타낸다. 그림을 보면, 두 미생물의 유전거리가 가깝다고 해서 유전체 유사도가 반드시 높은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반면, 유전체 유사도가 70% 이상일 경우 유전거리는 일정 수준 (L) 미만이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관계로부터 ‘서로 유전거리가 가까우며 70% 이상의 유전체 유사도를 보이는 미생물 집단’이라고 하는 미생물 종의 정의가 도출된다.(마) 유전적 특성을 이용한 미생물의 종 구분은 학술적 연구 외에도 의학이나 미생물 산업 분야에서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다. 향후 유전체 분석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미생물의 종을 보다 정밀하게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① ② ③ ④ ⑤ ⑥ ⑦ ⑧ ⑨
①(화제)를 이해하고 나면 ②가 이해되고 ③, ④를 통해 ⑤를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⑥ ⑦ ⑧의 과정을 통해 마지막으로 ⑨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시문에서 가장 깊이 있고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입니다.
거꾸로 ⑨를 이해했다면 이 글 전체를 이해했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출제자는 ⑨를 숨겨놓는 글을 만듭니다.
글을 직접 쓰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⑨로 문제를 만듭니다.
아니요!!!
그 ⑨로 답을 만듭니다.
이런 이유로 답이 되는 선택지 한 줄로
전체 제시문에 대한 독해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완성도 높은 문제일수록 이런 출제 원리가 잘 적용됩니다.
또 최근에 그렇듯 난이도가 높은 제시문일수록,
또 6월, 9월 모의고사보다 수능으로 갈수록
저 ⑨라는 ‘답의 자격’이 잘 적용됩니다.
변별력 있는 제시문에서
저 ⑨를 이해하는 것이 고득점의 포인트입니다.
⑨는 주제일 수도 있고 화제에 대한 정의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제시문의 흐름상 가장 독해력이 필요한 문장일 수도 있습니다.
단어일 수도 있고요. 앞서 말한 ‘답의 자격’과 거의 같은 개념입니다.
거기에 학력평가원의 출제 특성상 더해진 특징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필자의 중심의도가 아니라
출제자가 세밀한 의도를 가지고
여러분의 독해력을 평가하려는 부분이 ⑨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⑨는 독해 과정에서는 파악해야 할 목표가,
문제풀이 과정에서는 답을 확인하는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답의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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