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지 않은 고백 [531407] · MS 2014 · 쪽지

2016-02-28 02: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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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종마녀썰<19>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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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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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간단하게 A군과 B양의 근황부터 알리고자 합니다. 혹시라도 글이 묻혀 어떤 진전이 있는지 모르시는 분은 윗 글을 참조해주세요

서로 간의 첫 채팅이 있는 후, 그들은 새터(새내기 배움터 OT)를 가게 된다. 안타깝게도 A군은 그 날 이후 술에 대한 기피증이 더 심해져서 고심 끝에 새터 불참을 선언한다. 
한편 그는 B양의 새터 참여 여부가 궁금해진다. 채팅도 했는데 한 번 보내볼까? 싶었던 그는 B양에게 톡을 보내본다.
'새터가니??' 
하지만 답이 없다..
A군은 '아 ㅅㅂ 괜히 보냈나', '아 남자애들한테도 안 보낸건데 얘한테 왜보냈지' 이런 생각에 잠겨 있다가 밥을 먹으러 간다. 

그렇게 한참 후, 답장이 온다.
'응! 넌 안가?'
'!'
저 느낌표는 A군이 속으로 생각한게 아니라 직접 채팅에 친거다 A군은 가끔씩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질 때면 채팅창에 찌질하게 저런 느낌표를 친다
'난 안가ㅜㅜ'
'아쉽넹ㅜㅜ 술 못마셔서? ㅋㅋㅋ'
'응 그런 것도 있고ㅋㅋ 그런 문화 별로 안좋아해ㅜㅜ'
'그래.. 나중에 캠퍼스에서 보자!'
'응~'
그렇게 그들의 채팅은 종료되었다. 
한편, 신환회가 있은 후, 그들의 과 단톡에는 새로운 멤버들이 물들어오듯 계속 추가되었다. 그리고 새터 이틀 전, 과대 선배는 새터 참여 최종 명단을 톡에 올려 확인을 부탁했다.
심심해서 A군은 그 파일을 다운받아 명단을 보았다. 
근데 이게 웬 일? 같은 학과인지도 몰랐던 그의 중학교 학원 친구 C군이 명단에 있는 것. 그는 믿기 힘들어 sns로 c군을 검색했다. 여지없이 c군은 같은학교 같은과였다. 
6년전, A군은 C군으로부터 시달렸던 기억을 떠올린다. 
혹시라도.. 설마 C군이 또... 아닐거다.. 
계속 C군을 지워보려하지만 B양과 C군이 작은 핸드폰 화면에 같이 들어와있는 걸 보고는 쉽게 그 생각을 지우지 못하는 A군이다...

[2] 
다들 재종 다니시느라 고생많습니다. 19편 맞이하여 재종마녀썰 하나 풀고자 합니다

D군과 E양은 고등학교 동아리 선후배사이다. D군은 E양의 적극적인 성격, 그리고 외적인 모습에 상당히 호감을 느낀다. 실제로 E양은 까무잡잡한 피부에 날카롭게 찢어진 눈매, 육감적인 몸매를 소유하여 남성이 볼 때 충분히 매력적인 존재다. 특히 운동을 좋아하는 그녀가 몸매가 드러나고 심히 파인 옷을 입고 운동을 할 때면 모두가 시선을 집중할 수 밖에 없다. 
D군은 E양을 선배로서 잘 챙겨주고 도와줘서 남자라는 이름으로 인정받고 싶어했으나 E양은 쉽게 넘어가지 않는, 요즘 말로 철벽녀였다. 더군다나 E양은 좋아하는 남자 아이가 따로 있었다. 
자기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던 D군은 결국 E양과 참 대면하기 조차 어색한 사이가 되어버렸다. 고백을 해버렸고 적당하게 E양은 거절했으나 D군은 미련이 남아 계속 문자와 전화 공세를 하였다. 결국 2차 고백도 실패했고 그 때부터는 E양이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D군과 연락을 취하지 않는 그런 사이가 되었다.
그렇게 D군은 고3이 되었고 E양은 또 다른 후배를 받는 고2가 되었다. 서로가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였지만 우연찮게 서로가 마주치면 그렇게 불편할 수가 없었다. 
'00아 선배인데 인사도 안하냐?'
'야 나 니 동아리 선배다. 계속 이럴거냐'
결국 E양에 대한 D군의 감정은 애정에서 애증으로 애증에서 증오로 서서히 바뀌게 된다
E양의 행실 하나하나에 비판을 하고 나선다.
'저 X. 저거 운동할 때 왜 00 000 00 하냐 00000. 누구한테 보여줄려고. 확 000000 싶다'
'저 X 저거 또 00처럼 꼬리치네 아 000 진짜'
그렇게 또 다시 1년 후. D군은 재수를 하게 되고 E양은 학창시절의 꽃봉오리인 고3에 이른다. E양은 D군이 없는 교정이 너무 편했고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된다. 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잘 이겨내고 성공적으로 입시를 마친다. 입시를 마치고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 F군을 만나 건전한 사랑의 결실을 맺기도 한다.(참고로 1학년 때 좋아하던 그 아이 아니다)
그렇게 다음 해. D군은 삼수를 하게 된다. 한편, F군은 의대 지망을 희망하며 현재 다니는 학교를 포기하고 재수를 하게 된다. 그런 F군을 E양은 열렬히 응원한다. 
한 번은 5월 주말을 맞아 E양은 재종 학원으로 F군 면회(?)를 갔다. F군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그녀는 그저 기다렸다. 
오랜만에 만나는 연인이라 그런지 이쁘게 차리고 왔다. 화장한 얼굴은 그녀의 눈매를 더욱 날카롭게, 입술을 붉게 만들어 그녀를 더욱 성숙하고 도도하게 보이게 했다. 샤랄라한 원피스를 입었음에도 그녀의 상채는 상당히 풍만하게 느껴졌고 살랑바람에 치마자락이 살짝살짝 움직이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그런 중 드디어 F군이 나오는지 E양의 얼굴이 학원 문을 향해 돌아간다. 
하지만 그는 F군이 아니었다. 바로 D군이었다. 당황한 E양과 D군. E양은 이내 기색을 되찾고 정색을 유지한다. 당황하기는 D군도 마찬가지. 
삼수까지 한 마당에 D군은 많이 성숙해졌을 것이다.(D군도 나름 공부를 잘하던 학생이다.)그녀와 그런 일이 있는 것도 벌써 3년 전 일이다. 어쩌면 풋내기 시절 처음 만나게 된 사랑에 그는 미숙한 운전을 한 것일지도 모른다. E양을 마주하는 D군의 심정은 설레임보다는 미안함, 긴장감, 그리고 마주하기 싫은 과거와의 대면이었을 것이다. 

'누구 기다려?'
'아는 사람'
'그래. 난 3번째 하는 거야. 에휴.. 참 나 벌받나보다'
'..'
'정말 미안했어 진심으로. 앞으로 만날 사람한테는 정말 잘하려고. 학교 떠나고서도 진짜 반성 많이 했다.'
'...'
'그리고 고마웠어. 그래도 덕분에 나 좀 더 배울 수 있었던 거 같다. 지금 말하는 이 순간도 미안하지만 그래도.. 고마웠어.. 대답하기 힘들어하는 거 같으니 그냥 갈게 안녕'
'저기요..'
(다시 돌아보는 D군)
'잘 하세요 이왕 하는거. 부모님 속 썩이지 말고'(둘은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어서 평소 D군이 부모님께 잘 대든다는 것도 E양은 알고 있었다.)
(꾸벅 인사하는 D군)

그 해. D군은 좋은 성적을 내어 목표로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E양과 F군은 요즘 커플 답지 않게 꽤 오랜 연애기간을 유지하고 있다. F군은 아쉽게 의대 진학에 실패한다. 

어쩌면 원수를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이상황. D군은 그 힘든 과거와 대면하면서까지 자신의 몸을 스스로 다리 밑으로 내던졌다. 그리고 그제서야 다리 위에 있는 자를 원수가 아닌 사람으로 대할 수 있었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 중 원수라 할 수 있는 자가 몇이나 될까. 어쩌면 우리는 지나치게 자신을 아끼고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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