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158 [372453] · MS 2011 · 쪽지

2016-02-26 12:26:24
조회수 6,595

흐느흐느~ 이것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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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음대로 호흡 조절하였습니다ㅠ)


한 해의 꽃잎을 며칠 만에 활짝 피웠다 지운

벚꽃 가로 따라가다가

미처 제 꽃 한 송이도 펼쳐 들지 못하고 멈칫거리는

늦된 그 나무 발견했지요.


들킨 게 부끄러운지

그 나무 시멘트 개울 한 구석으로 비틀린 뿌리 감춰놓고

앞줄 아름드리 그늘 속에 반쯤

숨어 있었지요.




봄은 그 나무에게만 더디고

더뎌서

꽃철 이미 지난 줄도 모르는지,

그래도


여느 꽃나무와 다름없이

가지 가득 매달고 있는 멍울

어딘가 안쓰러웠지요.



늦된 나무가 비로소

밝혀드는

꽃불

성화,

환하게 타오를 것이므로

나도

이미 길이 끝난 줄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한참이나 거기 멈춰 서 있었지요.



산에서 내려 두 달거리나 제자릴 찾지 못해

헤매고 다녔던 저 난만한 봄길 어디,

늦깎이 깨달음 함께 얻으려고

한나절

나도 병든 그 나무 곁에서 서성거렸지요.



이 봄 가기 전

저 나무도

푸릇한 잎새 매달까요?

무거운 청록으로 여름도 지치고 말면,

불타는 소신공양 틈새 가난한 소지,

저 나무도 가지가지마다 지펴 올릴 수 있을까요?




이 시를 볼 때마다,
몸이 아픈 탓에,
남들의 두 배나 되는 대학 수학 기간을 가졌던 제 삶이 떠오르고,
비틀리고 병들어서 뿌리마저 꺾였던, 병약하게 있었던,
남들은 8시간 공부했지만, 나는  2시간 이하로 공부해야 했던,

친구들과 어울려 놀 힘도 없었던,

다른 강사들은 승승장구할 때 여기저기서 병원 쇼핑을 하고,

주사를 맞아야만 했던,

먼 발치에서 부러워했던

그 삶들이 떠오릅니다.

3년 전 방광쪽이 무너지는 바람에 제대로 걷지도 못해 절망하고,

작년 이 맘 때에는 생활이 불가능한 어지러움에 응급실을 왔다갔다 하는

절망도 경험하였지만,

언젠가는 내 꽃망울도 피어날거야.

라는 생각에,


아랫입술 꾹 다물며 하루 하루 컨텐츠를 만들고,

앉을 수도 없어서 누워서

국치독을 만들고,

30분 강의 준비하고 1시간씩 쉬었던

제 삶 또한 떠올립니다.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그 힘듦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지 않았는가.

어디까지 꽃 피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한 송이라도 강렬하게 피워내보렵니다.

제 수강생들 중에 특히 장수생들이 많은데,

제 삶의 이야기를 들으시면서 힘을 내십시오.

언젠간 근심없이 웃을 날이 오겠지요.

함께 힘냅시다.

- 유대종 올림 -



p.s 현재 메가캐스트에 고전 해석법을 전수하고 있으며, 나아가 메가캐스트 밑에 댓글 다시는 분들께 고전 자료를 퍼 드리고 있으니 참여 바랍니다


p.s2. 3월 모평 모의고사 만들었습니다. 가장 깔끔합니다.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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