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도 하니까 생각난 건데 '모르다'의 '르다'는 '알다'인 거 아세요?
향가를 보면 고대 국어 시절에는 '모르다'의 활용형을 '毛冬乎'나 '毛冬留' 이런 식으로 썼습니다. 여기서 毛冬는 음차자로, 각각 'ㅁ+모음'과 'ㄷ+모음'을 나타냅니다. 그러니까 중세국어 시절 '모ᄅᆞ다'였던 '모르다'는 원래 '*모ᄃᆞᆯ다' 정도였던 거죠.
왜 '모ᄃᆞ다'가 아니라 '모ᄃᆞᆯ다'냐면 '모르다'는 르/ᄅᆞ 불규칙 용언이고, 보통 불규칙 용언은 규칙 용언이었던 시절의 화석이라고 여겨지는데, 르 불규칙 용언은 어말에 ㄹ이 있었다고 재구되거든요. 그러니까
'*ᄆᆞᄅᆞᆯ-'이라는 어간에 모음 어미가 붙으면 'ᄆᆞᄅᆞ라' 이런 식이 될 건데 저기서 아래아가 탈락해서 'ᄆᆞᆯ라'와 같은 형태가 나오게 됐다는 거죠. 그런데 국어사적으로 유명한 현상 중 하나가 바로 ㄷ>ㄹ인데, 영어의 water의 t가 r과 같이 발음되듯이 그러한 ㄷ의 약화가 한국어에도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모ᄃᆞᆯ-'에서 모음 사이에 있는 ㄷ이 약화되어 ㄹ이 된 거죠.
'못'의 옛말은 '몯'이었는데 만약 뒤에 '알다'가 있는 구성이 하나로 굳어지게 된다면 ㄷ이 연음됐겠죠? 그 원리입니다. '몯 알다'라는 통사적 구성이 굳어지고 더 이상 '알다'에서 왔다는 어원 의식이 사라지자 그렇게 한마디로 이어서 발음하다가 ㄷ이 약화되어 결국 ㄹ이 됐다는 이론이 있습니다. 물론 '알다'는 15세기부터 'ㅏ'였지만, 15세기에 아래아와 ㅏ가 혼동된 경우도 존재해서 이 역시 그러한 경우로 볼 수 있을지 모릅니다.
결론
*모ᄃᆞᆯ>*ᄆᆞᄅᆞᆯ>모ᄅᆞ>모르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비슷한 성적대 애들이 존나 촘촘하면 걔네들 다 눌러앉을 수도 있자나
-
의미 없다 생각했는데 현시점까지 와보니 스스로를 못믿겠고 죽을 것 같네... ㅠㅠ
-
2학기 개강이 9월이네
-
마지막 원서 갈겨야지
-
성적을 인증했다는거야 안했다는거야
-
영어영문 드가보자잇 ㅈㅂㅈㅂ
-
-
자야겠다 1
생각해보니까 낼 출근이네 ㅂㅂ
-
과탐 노베가 1년동안 1찍으려면 공부량 얼마나 가져가야 하나요? 3
5,6등급이거나, 내신 때 선택을 안 해서 초면인 과목들을 개념부터 한다고 했을 때...
-
가군 나군중에 하나는 되길..
-
인하대 반도체시스템 가고싶은데 친구들이랑 다들 조금 불안하다고 하시고 군수생이라...
-
텔레그노시스랑 고속은 최초합,연녹색인데 근데 진학사가 오늘 업뎃전까지 쭉 5칸...
-
아직도 전년도 경쟁률에 비해 절반 정도밖에 안들어옴
-
저는 여자이고 서성한라인에서 공학계열을 고려중인데 사실 공학계열에 크게 흥미는...
-
그냥 나군 설대 대신 다군에 메디컬 넣는걸로 합의 봣슴 나군은 아무리 봐도 버리기엔...
-
그냥 4칸으로 쓰려던 학과 빨간색 뜨자마자 아 좆됐다 생각 들고 6칸 4칸...
-
해봐씨발
-
제가 예비고3인데 국어공부를 어떻게 해야할지 도통 모르겠어서 질문합니다. 글 읽고...
-
평가원 #~#
-
성대식 663인데 공학계열 붙겠죠???
으악 언매빌런이다
으악
오호 신기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