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사 칼럼 II - i : 실전 문풀의 흐름 (동아시아사편)
안녕하세요
I편이 메인도 가고 했으니 II편을 안 쓸 수가 없네용
거두절미하고 이번 글에서는 예고한 대로
제가 수능 당일 어떤 사고로 풀었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접근하는가
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20+20문제 다 다뤘다가는 제가 오늘 내내 생리적 활동을 해결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으니
까다롭거나 헷갈릴 수 있는 문제 위주로 적어보겠습니다
동사 3번 문제로 시작해봅시다
사실 전 현장에서 풀 땐 별 생각 없이 슥 쓰고 넘어갔는데
집 와서 보니까 오답률 3위 (46%) 여서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요즘 동아시아사의 추론 기조가 상대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완벽한 개념 암기는 여전히 필수입니다
각 나라의 수도 (여기서는 '상경 임황부') 정도는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 그리고 간혹 사료에서 한자가 많이 튀어나오면 당황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제가 밑줄 쳐놓은거 보면 아시겠지만 결국 결정적 힌트는 한자를 몰라도
얼마든지 나오도록 설계됐습니다
화려한 사료에 당황하지 않고 끝까지 읽어나가는 태도가 가장 기본적인 마인드입니다
시험 끝나고 말 많았던 4번 문제입니다
오답률 압도적 1위이기도 하고 (64%)
저도 답 확인하기 직전까지 찝찝했던 문제기도 합니다
사진에 나온 풀이가 교과 범위 내에서 가장 정석적이고 깔끔한 풀이겠으나...
혹시나 맨 윗줄의 "한강 이남으로 내려와" 를 확인하지 못했다면
(나) 가 고구려인지 백제인지 확정하기 굉장히 까다로웠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수능 당일 제가 그랬거덩요
다행히 계속 검토해보다가 단서를 잡아내긴 했지만...
수능 역사 문제에서 한 글자도 대충 읽으면 안된다는 교훈을 진하게 남긴 문제였습니다
오답률 2위 (47%) 의 13번입니다
아마 이번 시험 전체에서 조금 있다 볼 18번과 함께
섬세한 개념 정립의 중요성이 가장 두드러진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ㄷ, ㄹ은 무난하게 판단할 수 있는 선지지만
ㄱ은 러일전쟁의 전개 과정을 알지 못하면, ㄴ은 21개조 요구의 배경과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
정오 판정을 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ㄱ은 러시아의 발트 함대 출격 -> 일본 해군의 동해 해전 승리 -> 포츠머스 조약이라는
일련의 흐름을 알고 있다면 격전지를 일일이 암기하지 않았더라도 쉽게 거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역사가 궁극적으로는 달달 외우는 과목이긴 하지만,
암기는 개괄적 서사라는 틀을 한 번 잡아놓은 뒤에 하나씩 해나가도 늦지 않습니다
오답률 4위 (44%) 의 18번 문제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 18번 역시 개념을 섬세하게 알고 있느냐 + 자료를 똑바로 읽었느냐에
포커스가 맞춰진 문제입니다
교과 과정상 일본 정계에서 자민당 외 다른 정권이 들어선 때는 크게 다음이 있습니다
- 1993년 야당들의 "연립정권"
- 2009년 민주당의 집권
당연히 전자로 낚인 사람들은 4번을 골랐을 것이고, 실제로 오답 중 4번 선지 선택률이 압도적입니다
두 집권을 잘 구분하는 것은 당연하고,
이번 글에서 계속 강조하는 것이지만 꼼꼼하게 읽읍시다
19번 문제입니다
오답률이 딱히 높은 문제는 아니긴 한데, 요즘 평가원에서 느껴지는 진한 향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문항인 거 같아서 가져왔습니다
기본적으로 청나라 시대 당시 볼 수 있는 모습을 고르는 문제입니다
첫 타자로 ㄱ부터 쩐 왕조를 물어보네요?
일단 쩐 왕조가 뭔지를 몰랐다면... 이건 개념 부족의 영역이므로 스스로를 때찌때찌해줍시다♡
만약 쩐 왕조가 몽골의 침략을 막아낸 베트남 왕조라는 것을 기억해냈다면,
이제 쩐 왕조가 청나라 시대에도 살아있었는가를 따져야 합니다
그런데... 교과 과정 상으로 쩐 왕조의 멸망 시기는 정확히 다루지 않네요?
물론 쩐 왕조의 집권 시기를 암기하고 있는 미친 역스퍼거거나
시대별 지도를 눈 뚫어져라 쳐다본 꼼꼼한 청년.이라면 별 상관없겠다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러지 못했을 건데... 그럼 못푸는 문제일까요?
제가 말하고 싶은 건 "평가원은 합리적인 선에서 추론을 시킨다" 는 것입니다
'쩐 왕조' 같은 마이너한 국가를 굳이 물어봤다는 것은 정확한 존속 기간을 외우라는 게 아니라
"쩐 왕조가 어느 사건과 관련 있는 왕조인가? (= 몽골의 침입 방어)" 를 물어볼 의도로 낸 것입니다
즉 주요 키워드가 청나라인 것을 확인하자마자 걸러도 무방했습니다
이런 경향은 세계사에도 점점 보이고 있는데, 자세한 건 세계사 편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뤄볼 7번 문제입니다
이것도 정답률 자체는 높은데, 역사 과목하면서 가질 가장 중요한 마인드 중 하나를
보여주기에 좋은 거 같아 가져와봤습니다
보통 엔닌이 답인 문제를 만들 때에는 '적산' 법화원이라고 써주는데
'등주' 법화원이라고 해서 초큼 당황한 사람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수특에서 '등주 = 산둥반도 즈음' 이라고 한 것을
기억해내서 확실한 근거로 잡긴 했지만, 몰랐어도 상관없습니다
두 번째 자료에서 친히 <입당구법순례행기> 를 풀어써서 답을 유도해주고 있기 때문이죠
이렇듯 평가원은 역사에서 결코 애매한 단서만을 주지 않습니다
우리가 현장에서 눈치를 못챌 뿐... 교과 과정 내에서 어떻게든 확정적인 근거를 제시해줍니다
다행히 오늘은 똥이 안마렵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 XDK (+1,500)
-
1,000
-
500
-
선착순 76명.
-
걍 가서 고시공부만해도 이득이겟다 진심 엄몰의마렵네ㅅㅂ
-
현타온다 3
-
그래도 2
작년에 공부하던게 헛되진 않아서 다행이다
-
국가장학금 중단 0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 러시로 ‘국가장학금 II(2) 유형(대학연계지원형)’의 혜택을...
-
노이즈 같이 보여
-
열역학 영상을 하나도안봤네.. 일있어서 라이브 못봤었는데 특별하게 알려주신거...
-
비밀게시판에서 맨날 남자애들이 한결같이 여자를 찾고있음 '~할 여자 쪽지해'가...
-
다들어와담엔누구차례 한치앞도볼수없는막장게릴라 경배하라목청이터지게~
-
수능 날 계획표 4
3시 기상 대충 어쩌고저쩌고 수능 만점 끝나고 전화 돌림 9시 수면 3시 기상 후 새르비
-
신소재 0
신소재공학과 노트북 필수인가요? 아이패드로 충분할까요?
-
본사람이많이없어서캡쳐한사람은없겠지...
-
여행끝났다 1
공부하기싫다 ㅅ1ㅂ
-
이거보고 1
-
서강대 합격생을 위한 노크선배 꿀팁 [서강대 25][자취방꿀팁] 0
대학커뮤니티 노크에서 선발한 서강대 선배가 오르비에 있는 예비 서강대생, 서대...
-
행복하세요
-
오늘 아침은~ 3
불백~ 어제 택시기사아저씨가 추천한데 가요
-
더도 덜도 말고 딱 2배속으로 살고싶다
-
사실저는 도내쿨뷰티고양이귀 스트리머미소년이었던 것이에요 지금까지 안말해서 죄송합니다.
-
저도 어제 저격글을 올린 것에 대해 후회는 했었지만, 정작 자퇴의벽님에게 사과드리는...
-
물1 공부중인데 0
다들 뭐이리 잘하능거야.. 복테 나만 1-2개 틀리는구같네
-
칼럼을 쓴다면 2
근데 현역 밥통대가뤼라 제대로는 못 씀
-
ㅇ
-
수거 요망.
-
반도체트랙 0
서강대 전자공학, 화생공, 기계공, 컴공, 물리, 화학, AI자전, 사이언스자전,...
-
170만덕 정도
-
현재 내 상황 7
어싸 풀다가 뽕찬 상태
-
내 차단목록 2명 중 한 명이 댓글에 ㅈㅅㅎㄴㄷ ㅈㅅㅎㄴㄷ 바로 쳤던 기억이 있음 무서웠음
-
2개가 판도라의 상자였는데 하나는 확인했고 하나는 무소식이라 확인하고자 합니다 쪽지주세요
-
마후마후임 ㄹㅇ
-
그걸 시원하게 두드려패주는 댓글
-
음...... 0
메
-
연막거르고 진짜 있으면 나한테 솔직히 말해 내 신상 ㅈㄴ 많이 깐 거 맞는데 선은 넘지 말아주라
-
원트에 맞혀야함 마감 있음
-
어디 다들 퓨즈가 빠진거 같음
-
누가ㅜ가져갔어
-
시비 걸려서 싸우고 있는데 소주병 꺼내서 대가리 깬다 하면 거기로 시선이 가지 응
-
제가 사직이 아니라 파업이라고 쓴 부분이랑, 특정 될 수 있다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
brevity: 짧음 modicum : a small amount of...
-
그 인증만 캡쳐했을거란 보장이 있음?
-
레어사세요레어사세요 10
좋은 매물 많아요
-
지금 워마 수능2000 외우고 있는데 하이퍼2000이나 비슷한 난이도의 단어장도...
-
근데 존나 웃긴게 12
지도 정벽 프사 따라하고 닉네임도 따라하면서 ㅈ목질하는 애들 욕하는건 뭐임 머리에...
-
질문글 올리니까 0
너무 낯간지럽네 보통 대답해주는 입장이었는데
-
(in과탐) 휴 편히 해야지..
-
중대 경영 예비 300번대면 붙나요? 그리고 둘 다 붙는다면 어디가 낫나요?
-
버기 2
버황
-
재수 선택좀 도와주세요 22
수능 성적은 대충 지방약좀 넘게 나왔고 내신 1.3정도라 교과로 지거국의 현역으로...
-
죽을맛 2
아
-
아 ㅋㅋ 난 죽일 생각 없다고
이제 똥도 싸도록
이정도로 역사에 진심인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이렇게 영입해도 쌍사 안할거면....개...추..
난 소수의 쌍사붕이들이라도 서포트할고야
![](https://s3.orbi.kr/data/emoticons/oribi_animated/006.gif)
이사람 원래 이렇게 멋있는 사람이였나탈릅했던 ㅁ상태식이가 돌아와서 이런칼럼을 쓸줄이야 일댄 7ㅐ추
때찌때찌해줍시다♡
진짜 역사는
6,9월까지 개날먹 가능한데
수능때만 가면 1,2개 틀림 ㅋㅋ
좋은글 개추
감사합니당!
스크랩스크랩 감사합니다^^
쌍사러 사랑해여
4번은 사실 역스퍼거면 답의 근거가 너무 많이 보입니다.
- 흑치씨는 백제의 가문: 흑치상지를 알면 판단 1초
- 달솔은 백제의 관등
- 부여융은 백제 의자왕의 아들; 부여씨는 백제의 왕성(last name), 고구려는 고씨임
이래서 동사는 역사 안 좋아하는 사람이 고르면 안 되는 과목이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