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 기다리면 수능이에요!
두 명제가 모두 참인 것도 모두 거짓인 것도 가능하지 않은 관계를 모순 관계라고 한다. 예를 들어, 임의의 명제를 P라고 하면 P와 ~P는 모순 관계이다.(기호 ‘~’은 부정을 나타낸다.) P와 ~P가 모두 참인 것은 가능하지 않다는 법칙을 무모순율이라고 한다, 그런데 “내일은 수능이다.” 와 ”수능은 11월 14일에 있을 수 있었다.“는 모순 관계가 아니다. 현실과 다르게 수능이 11월 14일이 아닌 날에 본다면 수능 날짜는 지금과 달라졌을 것이다. 철학자들은 이를 두고, P와 ~P가 모두 참인, 혹은 거짓인 가능세계는 없지만, 수능이 11월 14일인 가능세계는 있다고 표현한다.
‘가능세계’의 개념은 일상 언어에서 흔히 쓰이는 필연성과 가능성에 관한 진술을 분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P는 가능하다’는 P가 적어도 하나의 가능세계에서 성립한다는 뜻이며, ‘P는 필연적이다’는 P가 모든 가능세계에서 성립한다는 뜻이다. ”만약 Q이면 Q이다.”를 비롯한 필연적인 명제들은 모든 가능세계에서 성립한다. “수능은 11월 14일이다.“와 같이 가능하지만 필연적이지 않은 명제는 우리의 현실세계를 비롯한 어떤 가능세계에서는 성립하고 또 어떤 가능세계에서는 성립하지 않는다.
가능세계를 통한 담론은 우리의 일상적인 몇몇 표현들을 보다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음 상황을 생각해 보자. 나는 현실에서 아침 8시 19분에 광명에서 출발하는 광명셔틀 열차를 놓쳤고, 지각을 했으며, 내가 놓친 기차는 8시 39분에 종착역인 여의도에 도착했다. 그리고 나는 “만약 내가 8시 19분 열차를 탔으면, 나는 지각을 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전통 논리학에서는 “만약 A이면 B이다.” 라는 형식의 명제는 A가 거짓인 경우에는 B의 참 거짓에 상관없이 참이라고 규정한다. 그럼에도 @내가 만약 그 열차를 탔다면 여전히 내가 지각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그 열차를 탄 가능세계 중 어떤 세계에서 나는 여전히 지각을 한다. 가령, 내가 탄 그 열차가 전차선 장애로 최전부 유니트 Pan이 파손되어 관계처 직원 출동 및 Pan 결박, 완전부동 취급과 연장급전을 한 뒤 기교체역까지 회송운전을 하느라 선로에 멈춰 운행이 오랫동안 지연된 세계가 그런 예이다. 하지만, 내가 열차를 탄 세계들 중에서, 내가 기차를 타고 별다른 이변 없이 제시간에 도착한 세계가 그렇지 않은 세계보다 우리의 현실세계와의 유사성이 더 높다. 일반적으로, A가 참인 가능세계들 중에 비교 할 때, B도 참인 가능세계가 B가 거짓인 가능세계보다 현실세계와 더 유사하다면, 현실세계의 나는 A가 실현되지 않을 경우에, 만약 A라면, ~B가 아닌 B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가능세계는 다음의 네 가지 성질을 갖는다. 첫째는 가능세계의 일관성이다. 가능세계는 명칭 그대로 가능한 세계이므로, 어떤 것이 가능하지 않다면 그것이 성립하는 가능세계는 없다. 둘째는 가능세계의 포괄성이다. 이것은 어떤 것이 가능하다면 그것이 성립하는 가능세계는 존재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가능세계의 완결성이다. 어느 세계에서든 임의의 명제 P에 대해 “P이거나 ~P이다.”라는 배중률이 성립한다. 즉 P와 ~P 중 하나는 반드시 참이라는 것니다, 넷째는 가능세계의 독립성이다. 한 가능세계는 모든 시간과 공간을 포함해야만 하며, 연속된 시간과 공간애 포함된 존재들은 모두 동일한 하나의 세계에만 속한다. 한 가능새계 W1의 시간과 공간이, 다른 가능세계 W2의 시간과 공간으로 이어질 수는 없다, W1과 W2는 서로 시간과 공간이 전혀 다른 세계이다.
가능새계의 개념은 철학에서 갖가지 흥미로운 질문과 통찰을 이끌어 내며, 그에 관한 연구 역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나아가 가능세계를 활용한 논의는 오늘날 인지 과학, 언어학, 공학 등의 분야로 그 응용의 폴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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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11월 14일이다.” 라는 명제는 필연적이지가 않네요
진짜 하루전에는 어떤글이 올라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