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쌩노베 독학 시작
안녕하세요.
현재 00년생으로 수능에 도전하는 사람입니다.
수능은 이번 년도가 처음이라, 목표는 내년으로 정했습니다.
일단 제 인생 얘기를 써보겠습니다.
나름의 다짐이자 지난 날들에 대한 반성을 하기 위함으로써 써보려합니다.
전 초등학교 고학년-중학교를 해외에서 보냈습니다.
국제 학교를 다녔고, 교육 수준 차이가 있어 딱히 공부를 안해도 반에서 1,2등을 쉽게 해냈습니다.
이때가 제 자만의 시작점이었습니다.
시험 당일 아침에 등교하며 공부를 해도 90점을 쉽게 넘겼기에,
"난 머리가 좋다." 라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중3 겨울, 한국에 귀국하게 되며 전 애매해지기 시작합니다.
이미 공부 습관이 잡힌 친구들 사이, 전 여전히 예전 습관을 못 버리고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
여전히 성적을 잘 받았기 때문이었죠.
그렇게 전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됩니다.
그리고 고1 첫 중간고사때 전교 20등을 하게 됩니다.
이에 "역시 내가 똑똑한게 맞아." 라며 더 나태해지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고2에 올라가서 생기기 시작합니다..
겨울방학 사이 모든 예습을 끝내고 온 친구들과,
생각없이 학원조차 안다닌 저 사이엔 엄청난 갭이 생겼습니다.
늦게라도 공부 습관을 들여보려하지만, 자만심에 공부를 소홀히 해 습관이 잡히질 않았습니다.
그렇게 전 수시를 버리고 정시 선언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절대적인 공부량이 중요한 정시에서조차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고3 현역 당시 9모를 봤습니다.
그래도 공부한게 쌓인건지 역대 최고 점수를 받게 됩니다.
당시 국2 수(가)3 영1 물1 3 지1 3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언제든 그만두고 싶었습니다. 공부를 싫어했거든요.
그러던중 아버지께서 유학을 가라하십니다.
언제나 본인처럼 한국에서 대학 나와 회사 생활하는 인생을 살지 마라 하셨던 아버지셨거든요.
저는 그렇게 수능을 던져버립니다.
이후 프랑스로 유학을 가기로 정하고, 불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수시로 아무 대학이나 붙여 대학 합격증을 받고, 그 합격증과 일정 수준의 불어 자격증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방법을 선택했었습니다.
국제학교 다닐 당시 불어를 배웠기에, 여전히 공부를 대충해도 자격증을 술술 따냈습니다.
그렇게 전 유학길에 오릅니다.
학기가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코로나가 터졌습니다.
프랑스도 학교가 다 문을 닫아 등록금 환불 신청을 받고, 경찰들이 길거리를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사망자가 많았고, 이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가늠이 안됐던 저는 결국 귀국을 하게 됩니다.
귀국 후, 이왕 이렇게 된거 다시 돌아갈때까지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해보자 생각했습니다.
워낙 소설 읽는 것을 좋아했기에,
문창과에 한번 지원을 해보려 알바비를 모아 학원을 다닙니다.
하지만 6개월 정도론 어림도 없었습니다. 지원한 모든 대학에서 떨어졌습니다.
이후엔 그저 시체처럼 살았습니다. 방에서 암막커튼을 치고 알바 갈때만 밖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프랑스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렸습니다.
22살 겨울, 저는 몇개월 더 이 생활을 지속하면 못 벗어날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평생 게을렀던 제가, 성실해지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가장 직관적으로 성실성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기에 미친듯이 몰두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와중, 병무청에서 공익 소집 통지서가 옵니다.
그렇게 저는 23살에 공익을 시작합니다.
복무하는 와중에도 운동을 미친듯이 해 완전한 습관을 들였습니다.
이에 난 좀 더 나은 사람이 됐다며 자위하기 시작합니다.
이후 올해 2월 소집해제한 저는, 형이 유학중인 캐나다에 놀러갔습니다.
그곳에서 인생 가장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형이 살던 곳은 환경이 너무 열악했고, 형의 몸상태는 완전히 망가졌으며, 복잡한 이해관계로 묶인 사람들로 인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처음으로 인생의 목표를 세웁니다.
돈.
그저 돈이였습니다.
전 가족애가 굉장히 강한 사람입니다.
은퇴하실 나이에 형 유학시키겠다고 몸을 갈아가며 일하시는 아버지.
형을 그렇게 타지에서 고생하게 만들고, 우리 가족이 연고도 없는 해외에서 고생한 것도 다 돈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전 평생 물욕 하나 없이 살아왔지만, 최대한 빨리 미친듯이 돈을 벌어 형을 꺼내오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생각에 매몰되어 매일을 사업할 생각만 했습니다.
올해 4월, 전 부모님께 유학을 포기하겠다 선언합니다.
부모님께 제 유학으로 더 이상의 금전적 부담을 드리기 싫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걱정하시는 것은 더 보기 싫었기에, 수능을 쳐 대학에 가겠다 말씀드립니다.
목표는 내년 수능이라 거짓말하고, 그 사이에 사업을 성공해 대학이고 뭐고 상관없게 만들겠다 다짐합니다.
그렇게 5,6,7,8월을 프로그래밍 공부에 매달립니다.
표면적으로는 수능 공부하는 척을 하며 HTML, CSS, JAVAsc/2 공부를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하려던 사업은 이미 시장에 여럿 나와있었고, 성과를 못 내는 것을 보고 좌절합니다.
부모는 못 속인다고 하죠.
얼마 전, 어머니께서 저에게 공부는 잘 되어가냐 여쭤보셨습니다.
이미 알고 여쭤보신 것이죠, 제가 수능 공부를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전 그때 처음으로 제 속마음을 다 말씀드리게 됩니다.
최대한 빨리 성공해 형을 꺼내오고, 우리 가족 돈 걱정없이 살게 하겠다고.
늦은 나이에 어지간한 좋은 대학을 가지 않는 이상, 그 노력으로 내 사업을 시작해 발전시키는 것이 낫다고.
사실 어느 한편으로는 제가 공부해왔던 꼬라지를 보면 좋은 대학에 갈 자신이 없었습니다.
전 게으른 완벽주의자였기에 여전히 회피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대화하던 중, 어머니 눈에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엄마는 학생때 반에서 2등을 해도 집안 사정 때문에 대학을 못 갔는데,
아들이 집안 사정 때문에 대학을 안가겠다는 소리를 들으니 가슴이 찢어진다며 우셨습니다.
어머니께서 저 때문에 우시는 모습은 저에겐 종말과도 같았습니다.
사실 사업은 대학 입학 이후에 꾸려나가도 되는 것이였지만, 제 스스로도 자신이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우시는 어머니를 앞에 두고, 전 더 이상 회피하지 않겠다 다짐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정신차리고 공부해, 좋은 대학에 들어가겠다고.
그렇게 지금,
전 다시 시작하려합니다.
25살이라는 나이에, 27살 입학을 꿈꾸며 열심히 나아가보려합니다.
성공하려면 공부는 평생 해야하는 것이기에, 수능을 발판 삼아 인생을 다시 착실히 쌓아가보겠습니다.
제가 저의 나태함에 패배해 해이해질때마다 이 글을 보고 정신차리겠습니다.
힘들거나 막히는 것이 있을때마다 오르비 여러분들께 도움 요청을 하겠습니다.
그때 기꺼이 절 도와주신다면 신실하게 감사드리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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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