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어, 헷갈리는 선지를 줄이려면
헷갈리는 건 메모(표시)로 정리한다.
국어를 멋있게 푸는 방법은 간단해요.
눈으로 한 번에 정독하고,
선지에도 아무 표시를 안 남기고 답만 딸깍! 고르는 거죠
그래서 많은 중하위권 학생들(3~5등급)이
이러한 '간지나는 풀이'를 따라하려고 애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과연 이게 실전에서 잘 먹힐까요?
물론 케바케겠지만, 기본적으로 저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수학 천재가 암산을 하는 걸 보고
출처_디글 유튜브(유퀴즈)
엇.. 나도 수학 잘하려면 이제 암산을 해야겠다!!
위처럼 생각하시는 분은 없겠죠.
불행하게도,
대다수의 우리는 천재가 아니에요.
괜히 멋있다고 따라 하다간, 점수를 잃을 수 있다는 거죠.
수학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누군가 만약 수학 시험을 볼 때 암산으로만 풀겠다 하면, 여러분은 뭐라 하실 건가요?
수학 시험을 암산으로만 풀려 하면,
평소 점수의 반도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수식을 머리로만 처리하려고 하면
풀이 과정을 '기억'하는 데에 에너지가 쓰여,
정작 풀이 과정을 '이해'하고 '추론'하는 데에 에너지를 쓸 수 없을 테니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1EScy2kyjgY
제가 좋아하는 영상 중 하나인데요.
영상을 보시면 알겠지만,
국어를 잘하는 사람들 중에 표시나 메모를 남기면서 푸는 사람도 많답니다.
저도 마찬가지구요.
표시나 메모를 남긴다는 게 단편적으로는 시간이 더 걸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정확성을 높여 시간을 아끼는 전략이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오해는 마시죠.
제 말이 무지성으로 아무런 표시나 메모를 많이 남기란 뜻이 아닙니다.
시험장에서도 표시나 메모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표시와 메모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요?
저는 다음의 3가지 전략을 제안합니다.
전략 1. 일단 머리로 처리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했듯 표시나 메모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일단은 독해의 기본 조건인 '생각'을 먼저 해야 해요.
즉, 손부터 휘갈기지 말고, 일단은 머리로 최대한 처리해봅시다.
파악할 건 파악하고, 이해할 건 이해하고, 연결할 건 연결하는 거죠.
그렇게 일정 생각을 하고 난 뒤, 기억의 보조를 위해 표시/메모를 사용하는 겁니다.
가령, 다음과 같은 정보를 마주했다 합시다.
윗글을 읽으면서 우리는
아, <과두제 = 소수에게 권력이 집중된 체제>구나
라는 걸 이해해볼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만약 이 정보가 휘발될 것 같다면 어떡할까요?
표시나 메모를 남겨주는 겁니다.
그리고 나서 필요할 때 돌아와 이 표시/메모를 활용하여
과두제가 무엇이었는지 복기해주는 것이지요.
최소한의 생각도 없이 표시/메모만 남발하게 된다면,
지문 자체를 필사하고 있거나, 모든 문장에 밑줄을 긋게 될 것입니다.
전략 2. 중요한 정보일수록 표시/메모를 남긴다.
중요한 정보란,
출제자가 선지화하기 좋아하는 정보,
그 중에서도 정답 선지의 단서가 되기 좋은 정보,
즉 출제 포인트를 말합니다.
저는 수업에 다음과 같은 정보를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독서 - 개념의 정의, 두 대상의 차이점, 인과 관계
문학 - 인물이 처한 상황, 인물의 내면 심리
독해 단계에서
이러한 정보들을 미리 이해하고 처리하여 확보해두는 것은
문제 풀이 단계에서 큰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내가 이 정보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면?
아무래도 선지 판단에 장애가 될 가능성이 높겠죠.
그래서 표시나 메모를 남기는 게 필요합니다.
예를 들기 위해, 24 수능 지문을 보겠습니다.
실제 저는 지난 수능을 풀면서 위와 비슷한 표시를 남겼는데요.
그 이유는 왕안석과 오징의 차이(→중요한 정보)가 나타났지만
제가 이걸 기억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처리할 정보가 많았던 거죠.
저는
'왕안석은 도를 가변적, 오징은 도를 불변적으로 봤구나. 중요한 포인트겠따!'
라는 생각을 했으나, 이를 기억할 자신은 없으니
위와 같은 표시를 남긴 거죠.
그러니 이 선지도 말 그대로 '순삭'할 수 있었지요.
참고로 이 선지는 오답률 1위 문제의 주요 선지였습니다.
전략 3. 서술 구조가 단순할수록 표시, 복잡할수록 메모로 정리한다.
서술 구조가 단순할 때는 굳이 메모로 정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가령, 다음과 같을 때지요.
2409인데요.
1차 압전 효과와 2차 압전 효과의 차이를
머리로 파악하기는 했지만,
굳이 기억하거나 메모하고 싶지는 않아요.
왜냐? 딱 봐도 서술 구조가 단순하니까요!
기억을 하기 보단, 그냥 아래와 같이 표시만 쳐두면 충분할 겁니다.
독해나 문제 풀이에서 필요할 때 돌아와 볼 수 있도록 깃발을 꽂는다 생각하시면 편해요.
그런데 아래와 같이 서술 구조가 복잡해지면 어떨까요?
2506입니다.
이와 같이 서술 구조가 복잡할 때는
표시만으로는 크게 효과를 얻기 힘듭니다.
돌아와서 봤을 때 다시 독해를 해야 하거든요.
이럴 때는 메모가 낫습니다.
역시 일단은, 머리로 최대한 처리해봐야겠죠.
그럼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어요.
아~~ 조건문에 포함됐을 때에도 판단적 본질은 자체는 있지만, 그게 '발현'되지는 않는다는 거구나!
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러나 이걸 기억할 자신은 없어요.
그러니 다음과 같이 메모를 남기는 거죠.
시험지 여백에 이렇게 메모해놓으면
선지 판단 시에 실수를 훨씬 줄일 수 있을 겁니다.
4줄 요약
1. 국어도 수학처럼 표시/메모를 동원하며 풀자. 그래야 안 헷갈린다.
2. 다만 머리로 최대한 처리하고 표시/메모를 동원하자.
3. 기억하기 힘든, 중요한 정보(출제 포인트)는 웬만하면 표시/메모를 남기자.
4. 구조가 단순하면 표시, 복잡하면 메모로 정리하자.
좋아요와 팔로우는 칼럼을 쓰는 데 큰 힘이 됩니다 :)
0 XDK (+1,000)
-
1,000
-
텔그후하네 4
의미없어
-
여대 상관 없음 수시떨할 경우에 정시로 어느정돈지 궁금해서요ㅠ
-
이제 수능끝나서 한번 토익공부 해보려고 하는데 뭘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
독서 좋아하시는분들 추천좀해주세요 광장 구운몽 회색인 정글만리 풀꽃도 꽃이다 이렇게...
-
감이 안잡혀서요ㅠ 과 상관없이 대학 최대로 어디까지 가능한가요?
-
24111 0
이면 어디감? 최저러인데.. 그냥 궁금해서..
-
가채점표 상으로는 최저 다 맞췄는데 실채점 결과 다를까봐 두렵다ㅠㅠ omr보고...
-
그거나 볼까
-
이걸로 적정 어디나오나요? 내일 건대 문과자유전공학부 논술이있고, 다음주에 외대...
-
대학가서 여자 학우들과 같이 술을 마실 기회가 있을때 '너 귀엽다' 손 맞대기 어깨...
-
정신과 예약 4
지금 잡기 빡세요? 진짜 막 한두달걸리고그런가.. 지방인데
-
제가 미쳤었네요 5명 뽑는데 논술 노려볼 생각을 했다니ㅜㅜ 성대 약대 안뇽...
-
토욜에 외대논술 갈까 고민중입니다
-
상경 가능해 보이나요?
-
그냥 22부터 25까지 단 한번도 빠짐 없이 인문 지문을 냈네
-
노잼
-
연세대: 내년부터 정시에 내신 반영하겟습니다
-
왜 언매는 과탐한과목이랑 같다는지 알겠네요 왜케 힘들죠 다른분들은 어떠셨나요???
-
96인데 1될까요? 실채나오면 오른다고 해서...
-
이번 국어 0
그렇게 쉬웠나요???메가컷 오르네요ㅠ 6 9 백분위는 99라 나름 국어 잘한다고...
-
진짜 마지막 순간까지 이런 치욕과 모멸만 남겨주는거냐..
-
수험표랑 신분증만 진짜 딱 있어도되는건가요
-
무조건 돈 내야하는건가요?
-
당연히 후자가 공부량 많겠죠? 두개 공부량 차이가 어느정도 날까요
-
이과생인데 생활과학대학이라 내일 오전이네여.. 오늘 하루종일 면접 준비만 한 듯...
-
파동 실수로 쳐틀리긴 했지만 2틀 44 본인 일단 떠날꺼고 40점 초반 30점...
-
7월쯤부터 생기나요?
-
뭐가 더 불리한가여?? 78점인데 언매에서만 4개틀렸어요,,, 그리고 메가보니까...
-
커리큘럼은 아직 미정인데 이름은 좀 그렇지만 일단 전자 이하 모든과 선택...
-
하루에 몬스터 8캔 꾸준히먹으면 저승 가능한가요?
-
ㅈㄱㄴ
-
결과는 받아들여 진다ㅇㅇ 42점이고 13, 17, 18 틀림 이전까지 성적 박살난...
-
시발점 듣고 뉴런 들으면 될라나 암만봐도 확통 탈출은 지능순이란 말이지
-
있나요ㅠ
-
나같은 놈 있냐 0
가채점상 영어 81점이라 마킹 실수했거나가채점 잘못썼어 79점이면 어떡하지라는...
-
저능아 수학 7
예비고3 학생입니다. 제가 정상모 선생님 리본을 들은 뒤 뭔가 부족한 것 같아서...
-
.. 0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
저는 정말 예민할 정도로 수능 전에 컨디션 관리같은 부분에 있어선 매우 집착했었기에...
-
아아를 못마셔서 너무 쓰지 않은거 추천 점요
-
언매 92 0
공통 3틀인데 1등급 가능성 없음? 진짜 너무 간절한데ㅜㅜㅜㅜㅜㅜ 앞으로 컷 더...
-
24113 0
이면 무슨대를 가야함? 체교과 포함 수학 맨날 모고 89프로 백분위랑 국어는 주로...
-
작년에 52 제작년에 41까지 돌았다는데 예비12면 추합 가능하겠죠?? 이것마저...
-
확/기 못하는데 0
걍 수리논술 노베에 미적유베 확기노벤데 전날에 뭐하는게 나음? 그 학교...
-
이번 수능보고 과탐사탐 등급컷부터 표점까지 별차이없어서 사탐런 고민중인데...
-
할거추천좀요 6
너무너무아무것도할게없어요.. 각종 자격증, 애니, 영화, 알바 등추천좀 해주세요..
-
6평 66점에서 충격받고 영어다녀서 2등급이지만 수능 88점까지 올렸음... 시간...
-
배가고프다
-
저는 좀 회의적임 제가 지금 다니고 있는 입장인데 그냥 낮은 대학 상경이든 흥미있는...
-
농어촌 되는데 ㅇㄷ까지 될까요
혹시 문학도 이거처럼 팁 가능하나요
네 조만간 써볼게요 :)
감사합니다
항상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더 좋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ㅎㅎ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어휴 ㅎㅎ 감사합니다. 인생에 도움되는 글 잘 보고 있습니다. 깨닫는 게 많습니다-!
좋은 주말 되시길!
개추개추
짱
저는 특히 24수능지문처럼 학자들 견해 나오는게 머릿속에 잘 안들어오더라구요
키워드 위주로만 간략히 써놓으시면 문제 풀 때 훨씬 편할 거예요! 연습해보시길 바랍니다.
지금 들을 수 있는 선생님 강의 있을까요?
이번주 일요일에 프리파이널 강좌가 개강하여 9모 전까지 4주동안 진행됩니다. 곧 안내글 올리니 참고해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