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 기독교인이 생각하는 기독교 이미지가 안좋은 이유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건 그래서 기독교가 정확히 어떻게 각성해서 어떤 방식으로 이미지를 바꿔야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이 아니라, 어째서 기독교, 그중에서도 개신교의 이미지가 안 좋은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3줄 요약:
1. 개신교는 필연적으로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는 교리를 가지고 있다.
2. 교회에 미디어나 언론에서 비추는 부정적인 모습만 있는 건 아니다.
3. 그럼에도 사회적 이미지가 이렇게 추락한 데에는 기독교계의 책임이 있다.
(사실 당연한 소리...)
그리스도교는 태생적으로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는 두 가지 요인이 있는데, 하나는 유일신 종교라는 거고, 하나는 '밖으로 나가는' 종교라는 거임.
잘 알겠지만 유일신 종교는 배타적일 수밖에 없음. 그래서 저기 중동 아브라함 계통 종교들끼리 허구한날 싸우는 거. 가장 극단적인 예시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 요즘에는 이스라엘이 해당. 기독교 역시 유일신 종교이기에 진리는 오직 하나, 즉 신 뿐이고 그 진리를 벗어나 살면 벌을 받음. 인생의 목적은 신을 사랑해서 그의 명령에 따라 살고 끝내 '신과 합일(윤사 표현)' 되는 거, 한마디로 천국 가는 거임.
그런데 예수가 부활한 후 천상으로 올라가기 전 내린 명령은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였음. 그래서 기독교인의 사명은 자신뿐만 아니라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믿고 구원받아 천국 가게 하는 거임. 그러니 기독교는 어디 산 같은 데 들어가서 혼자 명상하는 종교가 아니라 '밖으로 나가는' 종교가 됨.
이러한 이유에서 여러 불호 포인트가 파생되는데;
1.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기독교의 전도는 나와 다른 가치관을 강요한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음. 사실 이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독교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는 이유일 것 같음. 옛날에는 '예수천당 불신지옥'이 대표적이었음. 지금 교회가 많이 개방적이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지옥이나 LGBT에 대한 교리는 보수적인 곳이 대부분.
2. 앞서 말했듯 신의 명령에 따라야 하는 종교이기 때문에 융통성이 없고 꽉 막혔다는 생각이 듦.
3. 교회를 운영하고 선교를 하려면 돈, 즉 헌금이 필요함. 그런데 몇몇 교회와 목사가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명목으로 돈을 모아 사적인 목적으로 이용함. '교회'를 사칭하는 사이비 종교들이 이걸 목적으로 만들어진 거. 가끔 사이비 교회랑 정상적인 기독교 전체를 싸잡아서 욕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많이 답답함. 물론 정상적인 교회를 표방하지만 비리를 저지르는 곳도 있음. 중세 가톨릭이 이런 식으로 부패해서 개신교가 탄생한 건데 개신교 교회도 그러고 있으니 씁쓸함. 역시 인간들이 셋 이상 모이면...
4. '밖으로 나가'서 다양한 기관, 업체, 국가들과 연결되다보니 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음. (영화 <교섭>을 보시라)
5. 미디어나 주변에서 보이는 기독교인들의 실망스러운 행보들. 작게는 일상생활 속 기독교인의 민폐, 크게는 뉴스에 나오는 목사의 성범죄 등. 범죄를 일으킨 기독교인들 보면 반성은 커녕 뻔뻔하게 하나님 이름 파는 사람들도 적지 않게 보임 (영화 <밀양>을 보시라). 사실 난 사람들이 내심 기독교인들의 모범적인 행동을 기대하고 있다고 생각함. 하지만 기독교인의 위선적인 행동들은 같은 기독교인인 내가 봐도 회의감이 들게 함. 물론 완벽한 인간은 없지만, 기독교인일수록 사회에서 더 조심해야한다고 생각함.
대외적으로 가장 이미지가 좋은 종교인 불교와 천주교를 생각하면 이해가 편함. 잘 알다시피 불교는 속세에서 벗어나 내면수행을 하는 것에 집중하고, 애초에 불변하는 진리가 없다는 게 핵심 사상임. 그래서 종교 대통합이 가능하고, 스님도 성경 읽으면서 "좋은 가르침이다"라고 말할 수 있음. 어찌보면 기독교와 정반대이지만 그래서 좀 더 유연하고 평화롭다는 인상을 줌. '진리는 자기 안에 있다'고 가르치기 때문에 절대자에 대한 무조건적 복종을 요구하는 기독교에 비해 'MZ 감성'에 더 맞는 경향도 있음.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기독교보다 불교가 더 호감이다...)
천주교도 기독교의 한 종류이긴 하지만 개신교와 달리 세상과 고립되서 개인의 신앙에 집중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가능성이 적고, 호전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음. 물론 중세 시절 가톨릭은 만악의 근원이었지만, 현대에 들어 얌전해지면서 그런 이미지는 대부분 씻겨나감.
앞선 종교들과는 다르게, 요즘 드라마나 영화 같은 거 보면 개신교가 좋게 그려지는 걸 찾아보기가 힘듦. 빌런이 개신교인인 건 이제 클리셰 수준이고, 흑막이 알고보니 교회나 목사인 전개도 심심찮게 등장함. 작품 주제랑 별 상관도 없는데 굳이굳이 개신교 까는 내용을 넣는 경우도 상당함.
물론 기독교인으로서 억울하고 답답한 건 사실임. 내가 다니는 교회는 세운지 30년 된 대형교회이지만 어떤 물의도 일으킨 적이 없고, 다른 교회들 싹 다 망해가던 코시국 때도 방역 철저히 한 것 뿐만 아니라 예전보다 돈을 더 써서 기부하고 봉사하고 헌혈하고 지역사회 도우면서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일함. 역사적으로 봤을 때도 인권운동이나 의료봉사 등의 배경을 보면 기독교가 있는 경우가 많음. 요즘 언론이나 미디어에서 그런 건 잘 언급 안하고 부정적인 측면 위주로 비춰주니 속상하긴 함.
하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정말 기독교인들이 본인들 주장대로 예수의 가르침을 따라 살았다면 이렇게 부정적인 프레임이 씌워졌을까. 분명히 기독교계의 책임이 있고, 반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함.
나는 대한민국 기독교의 행태를 변호하고 싶은 것도, 분위기에 편승해 '개독'이라고 욕하고 싶은 것도 아님. 다만 기독교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고 무분별한 비난을 퍼붓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모범이 되지 못하는 (나를 포함한)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몇 마디 하고 싶었을 뿐임.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말고는 개인의 자유지만, 적어도 남들에게 피해 끼치면서 기독교 이미지 깎아먹지는 말았으면 함. 뭐 일단 나부터 잘해야겠지만......
긴 글 여기까지 다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사실 교회 열심히 다니지도 않는 제가 이런 글을 쓸 자격이 있을까 싶지만, 평소 고민하던 생각을 한번쯤은 나누고 싶었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주관적인 의견일 뿐이니 논란이 되진 않았으면 좋겠네요. 혹시라도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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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관점에서 따져보면 그게 맞긴 함
근데 히브리 원어로 쓰이는 '날'이라는 단어가 챕터, 단계, 절차 이런 걸 뜻하는 것도 있기 때문에....실제로는 7날이 아니라 7단계가 맞다는 해석도 존재합니다....그리고 뭐 지구 역사가 ~~밖에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다니는 교회는 주류 전통적인 교회가 아닐 가능성이 높고....이단일 확률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