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이 오르비를 많이 하면 안 되는 이유
우선 저는 오르비 덕분에 유명한 강사님 밑에서 3년째 연구 조교로 쭉 일하고 있고, 과외도 얻게 되었고, 공부법이나 컨텐츠(ex. 피램, 규토, 키스) 관련해서도 오르비 덕을 많이 본 사람이기 때문에 오르비를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걸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레벨만 보셔도 아실 겁니다!)
절대로 무작정 오르비를 까려는 것은 아니니까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ㅠㅠ
과외생이 고3이라 3모 끝났길래 오랜만에 오르비를 왔는데,
역시 오르비는 수험생에게 득보단 실이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오르비를 하는 대학생이나 선생님들은 다들 현생 알아서 잘 사시는 분들이니까 제외하고, 가끔 들어와서 정말 필요한 정보만 얻어가는 수험생분들이나 가끔 자존감 채우려고 '기만'하러 오시는 수험생분들은 제외입니다.)
오르비 정말 너무 좋은 사이트입니다. 아마 한국에서 입시 관련한 고퀄리티 자료는 오르비에 제일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정말 실력있는 강사분들이나 고학력의 대학생분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것도 오르비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수험생들에게 이게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작용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오르비를 한지 얼마 안되셨거나 아직 수능 점수를 받지 않아 단순히 오르비를 많이 하는 게 얼마나 본인에게 안 좋게 작용하는지를 체감하지 못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그렇다면 이 글을 꼭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수험생이 오르비를 많이 하면 대부분 이 세 가지 손해를 보게 됩니다.
1. 감정 낭비 (+자아의탁)
2. 자기 객관화가 안 되게 함
3. 불안감을 조성하고, 자존감을 낮추게 함
1. 감정 낭비 (+자아의탁)
일단 오르비는 싸우는 분위기가 자주 형성됩니다. 사람 사는 곳이 다 그렇듯이 말입니다. 그런데 이게 수험생에게 너무 자극적인 주제로 싸웁니다. '문과 vs 이과', '메디컬 vs 서울대', '의대 vs 한의대', '여대 관련 내용' 등 적기만 했는데도 벌써 투기장이 열릴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이때 이걸로 싸우는 대학생들도 문제지만, 수험생이면서 '자아의탁'까지 해서 싸우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만약 내가 한의대를 지망하는 수험생인데 오르비에서 '의대 vs 한의대'로 싸우면서 한의대를 비하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수험생인 본인이 한의대생 빙의해서 의대생들이랑 싸우는 식인 거죠.. 대체 이게 뭔 짓입니까..ㅠㅠ 시간 낭비는 물론 감정 낭비도 되고 제3자가 보면 당사자들 싸우는데 당사자가 아닌 수험생들까지 껴서 싸우니까 정말 난장판입니다.
2. 자기 객관화가 안 되게 함
오르비는 독특한 점이 본인의 학벌을 뱃지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인데, 이게 은근히 그 유저의 발언에 영향력이 생기게 합니다. 그리고 입시 사이트이다 보니까 학벌이 좋으면 성공한 사람으로 비춰지고, 꽤 인정받습니다.(이 뽕맛을 못 잊어 좋은 학교 가서 이미 성불했는데 여전히 오르비에 유령처럼 남아있는 대학생들도 꽤 많죠.) 그런데 이런 분들을 워낙 가까이서 많이 보다 보니까 수험생들은 당장 본인의 실력보다 눈이 너무 높아지게 되고, 본인이 충분히 본인의 위치에서 잘하고 있는 건데도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게 '장수생'으로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ㅠㅠ 본인이 꿈꾸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클수록 고통 받는 건 본인입니다.. 실제로 여기서 별 취급 받지 못하는 인서울만 해도 현실에 정말 몇 없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또한 낮은 등급대에서 엄청난 떡상을 이뤄낸 학생들은 당장 점수 올리는 것에만 신경씁니다. 내가 무조건 이 대학을 가야만 한다라는 마음에 사로잡힌 채로 점수를 올린 학생은 거의 못 봤습니다. 그냥 조금씩 올리다 보니 어느 순간 상위권, 최상위권이 된 케이스가 대부분입니다. 과욕은 정말 금물입니다.
3. 불안감을 조성하고, 자존감을 낮추게 함
개인적으로 3이 가장 오르비를 많이 하는 수험생에게 큰 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르비를 상주해 보면 공부와 관련되지 않은 글은 제외하고, 공부와 관련된 글 대부분은 알게 모르게 '허영심'이 깔려 있습니다. 이게 어떤 식으로 글이 써지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나 오늘 N제 하루 컷 했는데 어렵더라 ~
(하루 컷 할 능력이 됨을 강조함)
2. 아 드릴 다 풀었는데 할 게 없네 ~
(남들 개념, 기출 공부하는 시기에 써서 본인의 진도가 빠르다는 것을 강조함)
3. OO 수학 실모 계산 실수해서 97점 받음 나 ㅄ인듯;
(누가 봐도 잘하는 사람인데 자책하여 이보다 점수가 낮은 사람들은 현타올 수 있음)
4. (작년 수능 본 직후) 국어 1컷 96인듯?
(실제로는 국어 1컷 80점 중후반대 뜰 정도로 어려운데 쉽다고 강조함)
5. (시험이 어려워서 모고 컷 낮게 나온 직후) 엥? 쉬웠는데 컷이 왜 이리 높지?
(통계상 어려운 게 맞는데 나한텐 쉬웠다고 강조함)
5. 한 가지 컨텐츠를 콕 찝어서 이거 하면 무조건 실력 오른다, 1등급 받을 수 있다는 식의 글
(대표적이었던 게 예전 뉴런이죠. 수학 기본적인 개념도 모르는 애들이 불안한 마음에 자기 잘하고 있던 거, 하려던 거 때려 치고 뉴런했다가 많이 조졌습니다.)
가장 웃긴 점은 1~5가 진실인지도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ㅠㅠ 그런데 잘 모르는 분들은 저기에 크게 동요됩니다.
당장 생각나서 막 쓴 예시가 저정도지. 실제로는 엄청 다양한 글이 알게 모르게 나의 불안감을 조성하고, 자존감을 낮추게 만듭니다. 물론 저런 글을 쓴 분들이 전부 나빠서 그랬다거나 악의로 저런 글을 썼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무 생각 없이 썼을 확률이 높을 겁니다. 하지만 누군가 아무 생각 없이 툭하고 던진 돌에 내가 맞을 수 있습니다.
긴 수험 생활을 성공적으로 보낼 수 있는 힘은 '성취감'과 '나에게만 집중'하는 줏대 있는 태도입니다. 계속 남에게 휩쓸리다 1년이 지나가면 너무 억울하지 않겠습니까?
수험생이면 잠시 오르비는 접어두시고 정말 필요하거나 궁금한 정보가 있을 때만 오르비에 접속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오르비를 재밌게 하고 싶으면 수능 끝나고 하세요! 그때는 그 누구도 뭐라고 안 합니다. 그리고 3모를 비롯하여 모의고사 직후에는 안 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ㅠㅠ 기만 글이나 허세 부리는 글이 폭주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자괴감만 느끼실 겁니다. 어차피 좋은 퀄리티의 모의고사 후기(총평)나 해설은 시간이 좀 지나고 업로드됩니다.
매년 얘기하지만 수능 끝나고 정말 누구에게나 기만하고 허세 부릴 수 있는 성적표를 오르비에 인증하는 사람들은 평소에 오르비를 거의 안 하던 저렙 노프사들이 대부분입니다. 제 기억상 수능 공부와 오르비를 병행하던 그 많은 네임드들 중에 성공해서 돌아온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다들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르비 잘만 사용하면 정말 좋은 사이트니까 수험생분들이 오르비로 해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공부하기 많이 힘들 텐데 힘내세요!
+) 요즘 들어 수학의 경우 푼 문제 양으로 과시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진도가 빠르고 푼 문제집이 많다고 반드시 고득점으로 이어지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진짜 이것저것 많이 풀 수 있는 실력이라서 많이 푸는 건 상관없는데(흔히 말하는 괴수분들), 실력도 안 되면서 그냥 많이만 푸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수능 보기 전까지 수학 n제 20권, 실모 100회를 푼 A가 있다고 칩시다. 그에 비해 B는 수학 n제 5권, 실모 30회밖에 풀지 못했습니다. B는 공부를 많이 한 A가 대단하면서도 무조건 시험을 잘 볼 것 같아 부럽습니다.
그런데 막상 수능을 보고 나니까 A는 84점, B는 96점을 받았습니다. B는 아직도 A가 부러울까요?? 위 사례는 제가 직접 겪은 일이며, 저는 이와 비슷한 상황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수능은 이런 일이 비일비재한 시험입니다.
제가 전하고 싶은 말은 그냥 나의 사정에 맞게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같은 인강을 들었어도, 같은 문제를 풀었어도 개인의 태도에 따라 얻어가는 깨달음은 다릅니다. 수능을 보기 전까지 눈으로 보이는 양은 적어 보일 수 있어도 쟤가 나보다 많이 깨달았고 실력이 좋아졌다고 확신할 수 없는 겁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과 진도 나가기와 공부량에 급급한 보여주기식 공부를 하는사람 중 누가 얻어가는 것이 많고 실력이 늘겠습니까?? 그러니 부디 남이 어떻게 공부하든 신경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장 내가 해야할 것만 신경씁시다!
0 XDK (+2,000)
-
1,000
-
1,000
-
새내기 버프 빼고 남자기준 자기 주량이 3까지는ㅇㅋ 근데 4병 넘는다부턴 걍...
-
주변에서 흑역사메이킹 존나하는거보면 걍취할일이없는게좋은거같기도
-
맥주 종이컵에 한잔 마시고는 얼굴 ㅈㄴ 빨개지고 훼까닥 돌아서 화내고 찡찡대고...
-
소주기준 2병까지는 마셔봤는데 그 이상은 공부때문에 안마셔봤어요 대학갈때쯤 알겠죠?
-
ㅈㄱㄴ 공지뜬데가 아직 없군..
-
주제로 선지 없앨거 없애고 헷갈리는거는 그 부분만 지문 찾아서 푸시는 분들 있나요?...
-
윤리적 행위를 위한 근본 원리는 성립하는가? 라는 물음을 주된 원리로 다루는...
-
어느정도 상태까지를 주량으로 봐주는건가요 1. 기분 좋을 때가 주량 2. 사알짝...
-
1위 못생긴남자 2위 탈모 3위 피부가 안좋은 남자 = 냄새나는 남자 4위...
-
뭐시켜먹지
-
의도치 않게 원치 않게 알게됨 나의 경우 몇번의 필름과 흑역사를 통해
-
1. 30살 모은돈 2000이하2. 친가 or 외가 중 하나라도 지원해줄 곳...
-
근데 술을 안 좋아해서 그럴 기회기 업써..
-
애초에 전체 인구수가 적어서 적어보이는거 아닌가요 근데 05 재수인구 ㄹㅇ 많던데....
-
국어 인강 1
강민철 강기분, 새기분 끝내고 선생님 갈아타려고 하는데 문학, 독서 선생님...
-
24수능기준 국 수 영 탐 탐 93 70 2 96 96 (2/4/2/1/1) 요약)...
-
와이리 예쁘뇨이..
-
정시 컷이 고려대가 유독 높은데 이유가 있나요 입사해서 보는 실무는 고대,연대<성대 인거 아님?
-
잘자 10
좋은 꿈꿔
-
05들 일 좀 해라 22
오르비굴려봐라
-
현실을 반영한
-
한종철 캐치로직 1
철철개념 이미 있는데 캐치로직 따로 복습 또 하고싶은데 새로 풀어보고싶어서요.....
-
ㄹㅇ
-
왤케 나만하는느낌나지
-
밤에 생각에 잠기어서 두서없이 글을 좀 써봤는데 같이 의견 나눠요 사람들은 각자의...
-
오 뉴진스 신곡 나왔네 (bubble gum 뮤비) 오 보넥도도 신곡 나왔었네...
-
이거 어떡하죠? 최대로 만들어본 게 10분짜리 발표에 맞춰 만든 건데 과연 제대로...
-
내 앱스키머
-
난 솔직히 오타니 선택 지금 나하고 페이커 인생 바꿀거냐고 물어본다면 솔직히 이것도...
-
이젠 고백할게 3
처음부터 너를 사랑해왔다고
-
국수에 n-1년 때려박고 이제야 영어 시작하는 n수생인데요 영어 뭐할지 추천...
-
라는 질문을 할 필요가 없다는게 물2의 장점이죠
-
몰래 반수라 패스살 돈이 없음 지구 크로녹스마냥 완자정도면 수능에 필요한 개념...
-
댓글 남시기면 달려갈게요
-
아 드레이븐이 6
여기까지
-
내 생각에 ㄹㅇ 중경외시 밑으론 야식 추천점 ㅎ
-
손흥민, 메시, 페이커 이런 사람들 팬도 많은데 안티팬이 너무 많아서 충격이었음...
-
올해현역빡대가리아님? 이거랑 같이 주기성을 지님
-
술게임으로 n제 이름대기
-
지학 인강 1
기말부터 내신용으로 들을꺼고 강남 8학군입니다. 개념 한번도 안한 노베라 OZ 매직...
-
범도4 영화관 가는게 몇년만인지...한 3년만인가 재미있었음... 갔는데 인싸들 많더라
-
베르테르효과흑흑 재릅그만잡아젖지야
-
내 주량은 아마 4
3병까지인듯 새터가서 3병까지 마셨는데 아마 더 마셨으면 갔을듯 3병 마셨을때...
-
ㅈㄱㄴ
-
님들이면 뭐 들으시나요? 전 백분위 70정도
-
민사고 북일고 하나고 상산고 이런 고등학교 내신 5등급이면 어디 대학 가나요
-
오르비도 망했구나… 15
슬프다
아.
대학생은 해도 되나요? 제발
요즘같은 n제메타에서 2,3 너무 공감되네요
"오르비 할 빠에 디씨해라"
ㄹㅇ
이륙
진짜 너무 감사해요
정보얻을려고 오르비 막 시작한 입장에서는 그냥 보이는대로 내가 ㅂ*이구나...하고 그런 시야가 갖추어져 있지않거든요ㅠㅠ
팩트)97은 ㅂㅅ이 맞다
2번 극공감
오르비 역사상 최고 명문인데..
ㄹㅇ 많이 풀려고 해설지 대충 보고 넘어간 내 자신 반성합니다
하루에 1문제를 풀더라도 대가리 깨지면서 고민하겠습니다
수험생은 오르비 하면 안됨.. 정보고 뭐고 사실 그 시간에 공부하고 쉬는게 점수 훨씬 올라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