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생존자로서 오르비언들에게
오늘 또 안타까운 뉴스가 들려왔죠.
많은 수험생들이 쉬이 말합니다.
'아, 수능 망하면 ㅈㅅ ㄱ?'
전 자살생존자로서 절대,
장난으로서도 자살을 입에 담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저는 고3 때 정말 절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쳤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절친이었고
서로의 반쪽, 그리고 자매나 다름없던 사이였습니다.
그 친구도 알고보니 죽기 전에 저에게 마지막으로
찾아왔더라고요.
그런 친구의 비보를 듣고 전 일단 너무 놀라서
현실감각이 없어졌습니다.
사람 정신이 그렇대요.
너무 충격적이고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을 받아들이면
'방어기제'라고...
전 친구의 비보가 일단 농담같고
장례식에 가서도 세상이 저를 두고 '몰카'를 하는것같았습니다.
그래서 도망치듯이 장례식장을 빠져나왔어요.
그리고 차츰차츰
친구가 죽었다는 사실이 다가왔습니다.
생일 때 누구보다 빠르게 축하해주던 메세지가,
모의고사 끝나면 같이 놀 친구가 사라졌그든요.
그때부터 슬슬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심장이 진짜 다 찢어지는 것 같고
가장 큰 건 그리움과 죄책감이었습니다.
그 친구가 그런 선택을 한 걸
절친으로서 막지못한 제 잘못이라고...
그 때부터 죄책감에 빠져서
자살시도도 했습니다.
내 죄를 갚는건 죽어서라도 친구곁에
있어주는거라고 생각했어요.
친구가 또 가정폭력을 심하게 당했어요...
그래서 의지할 가족도 없이 저한테 의지했는데...
제가 의지가 안 돼서 친구가 죽은거에요...
하지만 하필이면 부모님께 그걸 들켜서
엄마가 비명을 지르면서 울더라고요
너 죽으면 나는 어떻게 살라 그러냐고...
그때부터 심리상담 받으면서
조금씩 그 친구의 죽음을 수용하려고 노력했어요
하지만 지금도 마음이 아픕니다
그때 진단받은 공황장애도 아직까지 앓고 있고요
입시 생활 내내 공황장애로
고통받으면서 힘겹게 수능을 쳤습니다
재수 때는 공황으로 시험장 뛰쳐나왔고...
전 아직도 전화를 잘 못받아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비보 전화일까봐요
참고로 그 친구랑 친했던 다른 친구들...
다 저처럼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대학생되서도 상담받고 있습니다
저 이외에도 그 친구에 대한 죄책감으로
똑같이 자살시도한 친구들도 2명이나 있었고
당시 그 친구 담임 선생님도 죄책감에 퇴직하셨습니다
그 친구가 입버릇처럼 그랬어요
'난 부모가 맨날 나 때리고 미워해서
난 죽어도 슬퍼해줄 사람 하나 없을걸.'
근데 왜 나랑 다른 친구들은
아직까지도 널 많이 그리워하고 이렇게 아플까?
다른 친구도 나한테 그러더라.
차라리 넌 죽어서 편해졌지만
우리는 평생에 걸쳐 널 그리워하면서 고통스러울거라고...
지금도 난 공황장애가 있어
아무리 약 먹어도 안 낫는걸 보니까
죽어서 비로소 널 만나야 낫는 건가봐
다들 오르비언분들...
본인의 목숨의 무게를 가볍게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전 아직도 그 친구가 너무 보고싶어요
다시한번 생각해주세요
차라리 병사나 사고사면 주변인들이나 가족들이
털고 일어나기 쉬워집니다
그건 운명이니까요
하지만 자살은 아닙니다
평생 죄책감이라는, 사람을 서서히 죽이는 극악한 독을
주변인들 몸 속에 심어두고 가는거라고 생각해주세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확통 기준 92점 나왔는데 1컷 얼마 보시나요? 사실 13번 빼곤 크게 어려웠던 건...
-
ㅈㅁㅇㄱㄴㅇ
-
나름 생1 고정1 나온다고 생각했었는데 자분기 사람의 유전파트 문제가 진짜 너무...
-
걍 남들처럼 정자세로 앉고 공부하면 능형근 도려내고 싶은 만큼 아픈데.. 없노??ㅜㅜ
-
시즌2도 못 끝냈는데
-
수학 국어는 커리정했고 영어가 고민이 많이 되네요 작년 평가원 각각 12 수능 2...
-
계속 일반외과로 보이면 7ㅐ추...
-
여러 부당함이 있는 전형에 갉아먹히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
‘정병호’와 함께…
-
이건 슬프거덩...
-
개찐따 같다는 소리를 들었다 내신반영을 논리적으로 반박하자 해서 죄송합니다....
-
83,,, 이게뭐노
-
대황칰의 1선발 2
7이닝 무실점 대 산 체 스
-
드디어시험끝낫다 0
개악질임
-
누가누가 잘찍나 34
도파민은 신경전달물질로서 뇌의 다양한 작용에 기능한다. 도파민이 신경전달물질로...
-
며칠 전에 근처에서 약속이 있어서 대치동을 들렀다 갔는데 크리스피 도넛 위치가 바뀐...
-
시대북스에서 파는 수능수학해석법 입니다~
-
잇올 옆자리…… 1
내가 비정상인지 모르겠는데 책상아래로 다리 쳐뺀뒤에 하얀색양말로 탭댄스 추는거...
-
드릴5 수2 3일컷 했는데 드릴3,4나 드릴드는 5랑 난이도 차이 얼마나 나나?...
-
친구들과 재밌었던 추억이 생겼네 ㅎㅎ 전에는 자퇴 왜 말리는건지 이해가 안 됐는데...
-
새어나오는 소리도 많이 컸겠죠
-
저격)이 분 머임... 16
글 내용도 다 다르고 첨 보는 사람한테 다짜고짜 패드립이네....
-
해체해 그냥 3
유사프로야구단 진짜 욕이 안 나오는 날이 없어요 하아
-
오랜만에 친구만나서 11
술마시고 재밌게 놀았네요
-
1부 (시작~밤11시) 근황 토크 및 사회경제 이슈 토론 2부 (밤11시~새벽1시)...
-
다 털렸네요 오타쿠가 이렇게 많다고??
-
확통 질문 3
혹시 확률 단원에서는 중복조합이 안 쓰이나요? 확률단원에서 중복조합 쓴 것을 본 적이 없어서..
-
확통 7
얘를 진짜 어떻게 해야될까 3모 공통 3틀인데 지금은 확률 3점에서도 숨이 막히네
-
니네 LPL2시드맞음?? ㅋㅋㅋㅋ
-
열품타 같이 하실분? feat. 평균 1~3등급 과탐러 12
https://link.yeolpumta.com/P3R5cGU9Z3JvdXBJbnZp...
-
ㅈㅇㄱ ㅊㄷ좀요 3
저에게 천덕주실 천사분
-
22수능 화학 18번 ㄱ,ㄴ 까지는 쉬웠는데 ㄷ 계산하는게 너무 ㅈ같네 김준식으로...
-
시간 지나가도 언제나 변치 않길 좀 더 좀 더 지금보다 강해지는 내가 되길 시련이...
-
그냥 사탐런 도박할래
-
영어 질문 4
이 1번 부분에서 도치가 일어났다고 했는데 대체 왜 일어난건지 모르겠습니다ㅠ
-
ㅈㄱㄴ 옷알못이라 엉엉 울엇어
-
오랜만 0
ㅎㅇ 다들 맛저해라
-
https://orbi.kr/00011569326 갑자기 사기 무서워지는데..
-
다른공부부터하느라 영어 감이 많이 죽었는데 3모는 스킵해도 될까요 이러다가 제가...
-
사문 7
아 진짜 취향 안맞고 재미없다..... 정법만 하고 싶다
-
간쓸개 0
지금 비원실 커리+독서 리트 기출 이렇게 병행 할 예정인데 간쓸개 시즌2 지금부터...
-
안녕하세요, 오르비에서 EBS 비문학 분석서 '이배이' 저자로 활동하고 있는데,...
-
원래는 105000인데 집 앞 인쇄소에서 77000에 인쇄함 뭔가 가성비 별론데...
-
ㅊㄷ좀요 9
천덕좀
-
힘들때 들으면 좋을 노래 듣고싶어요
-
오늘 한 것. 예정에 없던 수학 하 워크북 조금. + 영어단어 약 150단어 생각...
-
작년에 문과친구 2명이랑 잇올 같이 다녔는데 한명은 국수영 다 버리고 매일 아침...
-
저랑 비슷한 분 계신가요 보통 독서 25분컷 문학 35분 +알파 인듯 근데 이러고...
정말....너무 자살을 가볍게 말해요....
전 솔직히 자살 뉴스보면 주변인들 걱정부터 들더라고요... 자살한 사람은 끝나서 하늘나라로 갔지만 주변인들은 현생에서 고통이 시작되니까요...
모든걸 포기하기엔 난 아직 젊다.
어떻게든 살아야겠어요.
튤립잎님 무책임한 댓글이지만
살아줘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힘닫는데까지 살다가 친구보러 갈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