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수능치기 (2) 훈련소~적응기
안녕하세요. 성적 발표까지 얼마 안 남았네요. 다들 좋은 결과 있길 바랍니다.
오늘은 군수 관련 글 2편으로, 입대를 하시고 훈련소를 거쳐서 자대 전입 초기때까지 제가 생각하는 팁들을 알려 드릴게요. 육군 기준입니다.
먼저 훈련소 시기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훈련소에서 기본적으로 알려주는 과목들은 열심히 배우세요. (ex. 총기 분해/결합, 멜빵끈, 수류탄, 화생방 등) 군수하겠다고 마음먹고 열심히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일단 잠시 내려놓으세요. 군대, 그것도 특히 훈련소에서는 수능 공부처럼 집중도 100%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잘 안 나옵니다. 뭐 제대로 하려고만 하면 청소해라, 집합해라, 뭐 시키거든요. 훈련소 기간 동안 1순위는 병 기본 과목들을 차질없이 숙달하는 거고, 2순위로 그 다음에 약간의 개인정비 시간이 주어진다면 책 읽는 것을 추천드려요. 저는 훈련소 시절에 읽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공정하다는 착각' 얘네 둘이 의도치 않게 제 독서 피지컬을 늘려 주었네요.
후반기교육이 있는 분들은 훈련소랑 비슷하게 생활하시면 되고. 최종적으로 여러분들의 자대에 도착하게 될 겁니다. 자대는 사회만큼은 아니지만, 훈련소에 비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훨씬 널널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선임들한테 군수 선언하고 공부를 바로 시작하는 건 매우 매우 비추드립니다. 공부 시작보다 더 중요한 건 자대의 환경에 적응하는 겁니다. 자기 업무 익히기, 부대 분위기 익히기, 선임들 얼굴/이름 익히기 등 이런 기본적인 게 우선입니다. 군번도 앵간하면 외우세요. '나다싶'같은 문화도 부조리라 생각하긴 하지만, 눈치껏 먼저 행동하세요. 그리고 핵심은 첫인상입니다. 군대 내에서 진짜 에이스가 되라는 말이 아닙니다. 첫 한두달 간 에이스 코스프레를 하면 남은 군생활이 진짜 편해집니다. 선임들, 간부들에게 적어도 밉보이진 않아야 군대 안에서 군수든 뭐든 하기가 훨씬 편해집니다. 특히 맞선임과는 괜찮은 관계를 유지해야 편합니다. 남는 시간에 수능 교재를 사진 마시고, 훈련소 때랑 비슷하게 책을 읽던지,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군수 생각이 사라질 수도 있고, 아니면 확고해질 수도 있고. 인생의 방향성을 한번 잡아보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근무 서다 보면 잡 생각이 다 들거든요.
"아니 그럼 언제 공부를 하나요? 군수한다면서요."
공부를 시작하기 이상적인 시기는 자대 전입 후 3~4개월 지났을 때입니다. 보통 첫 휴가를 나갔다 온 때이죠. 제가 수능 공부를 결심한 때이기도 합니다. 근무 서는 동안 미래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셨을 텐데, 군수에 대한 확신이 드시면 공부를 시작합시다. 생활관 선임들에게 수능을 준비해 보고 싶다고 알리고, 중대장이나 소대장한테도 이를 알립시다. 본인이 위에서 말한 것처럼 '에이스 코스프레'를 했으면, 고깝게 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오히려 이를 좋게 보고, 응원을 한다던지 여러 방면으로 도움을 줄 겁니다. 이는 앞으로의 군수에 큰 힘이 됩니다. 당당하게 개인 정비 때 공부하고, 야간 연등을 신청해서 공부하고, 점심시간 등 짜투리 시간에 공부를 해 줍시다. 대신 아침에 졸지는 맙시다. 이 시기에는 굳이 먼저 나서서 에이스 짓을 할 필요는 없지만, 또 "쟤 수능 준비 시작하더니 빠졌네."라는 인상을 심어주어선 안 됩니다. 그리고 야간 연등을 때문에 일과 때 졸 수도 있는데, 일과 때 졸 만큼 피곤하면 그냥 그날은 일찍 잡시다. 사람들에게 안 좋은 인식이 박히면 쌩까도 되는 사회와 달리 군대는 매우, 매우 귀찮아집니다. 여튼 이런 식으로 한 일말~상초 때까진 생활을 이어나가시면 됩니다.
참고로, 제가 있던 부대는 비전투부대고, 본부였어서 공부 여건이 보장이 잘 된 편입니다. 좋은 부대에 갈 확률을 높이고 싶으면 전 글에서 말씀드렸듯이 공군이나 지원병으로 가면 됩니다. 부대마다 분위기는 엄청 다를 수 있으니, 꼭 제 글만을 보시진 많고 눈치껏!! 잘 처신하시면 됩니다. 다시 말하지만 부바부, 눈치껏이 1순위예요.
다음 편에는 선임병이 된 이후 군수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히히 똥 2
똥 발싸!
-
그만일어나라4ㅗ
-
유웨이 궁금한게 0
대학에서 내 유웨이 아이디도 볼 수 있나요?
-
걍 실제 수험장 빌런 미리 대처하는 실전모의고사 느낌으로다가 맷집 기른다 생각하고 버팀?
-
고2때 내신4 모고 66455들고 연대간다고 개소리 선언했습니다.. 그뒤로 죽어라...
-
고딩때도 못했는데 재수해서 하루에 5시간 30분씩 수학 꼬박꼬박하는데도 안느니까...
-
8,9월쯤 교과서 초안 나오고, 올해 안으로 예비시험지 나오는데 탐구 어떻게...
-
Feedback & Summary 국어 문학 • 볼드체,, 제대로 확인• 친숙한...
-
슬슬 불안감이 감도는 유튜ㅡ브 댓글창 ㅋㅋㅋㅋ
-
이감 5-1 시즌34에비해 난이도 갑자기 착해짐 ㅋㅋㅋ 1
여론 읽은건가ㅋㅋㅋ
-
조선 말기 양반들이 영어공부에 진심이었대.. 지금 영어지식 그대로 조선시대 말기로...
-
사문이 과탐보다 훨씬 쉽다고 대놓고 적었 ㅋㅋㅋㅋ
-
4수해4수해
-
좋은가요
-
배포가 조금 더 늦어질 거 같습니다.... 일단 최대한 빨리 마무리 해서 이번 주말...
-
다들 자기네 망하고있다고하면 걍 진짜 하고 싶은 거 해버려?
-
진짜 마지막 역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
수학 기출생각집 2.3점 수2 함수극한연속 영어 막장구원 7~8강/공부흔적...
-
테러리스트 강민철... 자, 숭배할 시간이다
-
킬캠 1-1 1
96점(#30) 작수에 비해 킬러는 쉽고, 준킬러는 어려움 12, 15번이...
-
대호햄의 7덮을 보고 공부자극을 쎄게 받았지만 오늘은 틀렸어 내일부터 치타 다시 달린다
-
이투스 갔다가 공황와서 탈주 이틀차임 확실히 순공시간 면에선 잇올이 낫긴 하던데… 고민
-
나만 그런가 우울증보다는 조울증에 가까울정도 Adhd라 그런가
-
오전 8시~저녁 10시까지 폰 못함.. 5시간 수학 2시간 영어 5시간 사탐...
-
ㄸㅆㄴㅈ 2
ㅇㅇ ㅅㅇㅎㄴ
-
오르비좀 일찍했으면 11
고1 교육청에피 달고 설칠 수 있었는데 그땐 존재를 몰랐어..
-
화학반응식 킬러문제 풀 때에 정석적으로 하면 당연히 시간 오래 걸리는거 맞죠..?...
-
커피라도 한 잔 안 마시면 하루가 힘들어짐.. 만성피로인가
-
앗 뜨거
-
근데 의대 안뽑으면 그 아래 대학들 입시는 어케되는거 2
ㅅㅂ이거 약대는 갈 수 있는거임?
-
이거 완전 럭키옯키잔아!!
-
재종 비용 5
(30일)고시원:40만원 (8.1~9.30)컨텐츠/교재비:57만1천원...
-
이게 김준 듣기 전 이게 들은 후 캬
-
싶은 밤이에요
-
당연히 원광의인가
-
영어 2등급따리 0
고2이후로 영어순공0인데 80후반에서 80초반 왔다갔다함 안정1가려면 뭐해야하나요...
-
노베 자퇴생이라 작수 45356에서 이번 7모 14211인데 수학 제발 대체...
-
잇올 교실형은 더 나을 거다 vs 그냥 스카독재해라 추천 좀.. (* 경험상 작년에...
-
확통이랑 기하 뉴런으로 해도 괜찮을까요 아예 노베는 아닌데 모르는 거 많아요
-
하루에 수학만 4~5시간하고 열심히 하는것같은데 오늘 6모쳤더니 73점 나왔습니다...
-
중독 증세 있으신가요??
-
특히 언어 영역 시절까지 내려가면 길이도 적당히 짧아서 읽기도 편하고 소재도...
-
국어 비문학 진자 왤케 빡세지요?
-
얼버수 3
얼리버드수면
-
학원에 삼수생많나요 13
저 재종독재 학원다니고 있는데 저만 삼수생(반수)인건지.. 궁금하네요
-
7덮 영어 95는 ㄹㅇ드물지않나
-
ㅈㄱㄴ 기하러들 있다면 답변좀여
글 잘 보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육군 의무병은 군수하기에 환경이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의무도 상당히 꿀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웬만하명 불침번 대신 의무당직을 서서 당직동안 공부할 수 있고, 훈련 때도 보통 의무병들은 의무대기로 뒤에 있습니다. 육군 상위 행정병만큼은 공부할 수 있을듯요
대신 의무병들이 은근 군기가 셉니다. 그건 감안하시길
아하 답변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이번 4,5월에 들어가서 바로 내년 수능을 응시하는 것에는 군생활 적응하고 공부시간 투자하는데 무리없이 할만한지 여쭙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