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잎 [1075470]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3-09-06 22:48:12
조회수 2,587

친구의 죽음 이후 인생이 꼬였다

게시글 주소: https://image.orbi.kr/00064319116

유명한 사립 중학교에서 전교 10등안에 들었던 나.


유명 고등학교 와서도 전교권에 들고

학급 반장,온갖 비교과 상들을 수상하며

이대로 수시를 넣는다면 잘될거라는 기대가 끊이질 않았다.


나도 내 인생이 그렇게 펼쳐질 줄 알았다.


아직도 내 고 1때 일기장에는

"꼭 고려대 국어교육과에 가야지."라는 글이 적혀있다.


그러다 고 2 때 날 가르치던 학교선생님께서

학교에서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


사제간에 허물없이 무척 친하게 지냈던 선생님이라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프고 충격적이었다.


그 뒤로 2달 뒤. 딱 2달 뒤.

내 소꿉친구이자 거의 10년지기 친구가

집안에서 목을 매어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 소식을 듣고 난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무단결석이 보름이나 쌓이고 그래도 나가지 않았다.


방에 누워서 울기만 했다.


슬픔, 자책감, 고통...


그 두사람의 죽음이 너무나도 슬프고 고통스러웠다.

대체 왜 하늘은 그렇게 나한테 소중한 사람들을

간격도 두지않고 몽땅 데려갔을까...


친구가 보고싶었다.

너가 그런선택을 했다는게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해주고 껴안아주고싶었다.


그렇게 공황장애를 진단받았다.


1등급, 못해야 2등급인 내 성적표는

서서히 3등급,4등급으로 채워지더니

마침내 5등급이 되었다.


다행히 그 이전 수시성적과 논술로

인서울여대에 들어왔으나

나는 여전히 그 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은 너가 잘했던 걸 생각해라,

제발 제정신으로 돌아와라라고

계속 말해서 재수 삼수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때 나가버린 내 혼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게 결론짓기로 했다.


엄마 죄송해요.

그렇게 잘났던 딸이 고2 이후로 망가져서.


근데 전 그 두사람의 죽음이 아직도 슬퍼요.

특히 친구는요.

그 친구는 저한테 아주 소중한 친구였어요.


삼수씩이나 하면서

넋을 놓아서 미안해요 엄마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