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드 [1220944] · MS 2023 (수정됨) · 쪽지

2023-08-27 19:5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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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테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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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은 왜 어려울까? '읽기'라는 과정이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자기가 어떻게 읽는지 모른다. 그래서 무엇을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계속 새로운 도구를 추가한다. 많은 기호를 표시하고, 여러 지문 분석 틀을 배운다. 다 좋지만, 그 전에 자기가 어떻게 읽는지 알아야 한다. 그게 더 중요하다.




오늘 칼럼을 끝까지 따라오면 본인이 어떻게 읽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문장의 위상'이라는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 당신의 사고법이 바뀌게 될 것이다.




오늘 칼럼은 내가 쓴 칼럼 중에 어려운 편이다. 그래도 최대한 쉽게 쓰려고 노력했다. 2등급 이상 독해력이면 무난히 읽을 수 있다.




1. 비문학의 이미지?


비문학 독해에서 가장 핵심적인 질문은 이거다.

"글을 읽으면서 무엇을 떠올려야 하는가?" "무슨 생각을 해야 하는가?"




누군가는 말한다. "글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이미지를 그려야 합니다."




좋은 조언이다. 실제로 읽기 레벨이 매우 낮은 경우 이 연습이 도움 된다. 특히 문학을 읽을 때 유용하다. 다음 문장을 보자.




"밤이 깊어지면, 시장 안의 가게들은 하나씩 문을 닫고, 길가에 리어카를 놓고 팔던 상인들은 제각기 과일이나 생선, 채소들을 끌고 다리 위로 올라오는 것이었다." (작년 수능 발췌)




나는 원래 거의 난독 수준의 독해력이었다. 긴장하면 이런 문장도 안 읽혔다. 그러나 '이미지를 상상하며' 읽으면 쉽게 이해되었다. 



아마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이 조언을 확장해서, 모든 글을 이렇게 읽어도 될까? 그럼 문제가 발생한다. 다음의 문장은 어떻게 읽을 것인가?




"채무자의 잘못으로 계약 내용이 실현되지 못하여 계약 위반이 발생하면, 이로 인해 손해를 입은 채권자가 손해 액수를 증명해야 그 액수만큼 손해 배상금을 받을 수 있다.” (작년 수능 발췌)




이 문장은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기 어렵다. 나는 이럴 때 멘붕이 왔었다.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으니 의미가 전혀 와닿지 않았다. 읽었던 활자는 휘발됐다. 






2. 비문학의 이미지=논리적 이미지



이렇듯, 비문학 독해가 어려운 이유는 활자와 머릿속 이미지가 연결(link)되지 않아서다. 문학은 이미지를 상상하기 쉽지만, 비문학은 분명한 무언가를 상상하기 어렵다. 비문학에서의 이미지는 '논리적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논리적 이미지? 그게 대체 뭔가? 쉽게 말하면 '지문의 구조'이다.




즉, 문학에서 '장면'을 상상하며 읽는 것은 비문학에서 '글의 구조'를 생각하며 읽는 것과 비슷하다. 문학의 문장이 '장면'에 연결되어 이해되는 것처럼, 비문학의 문장은 '글의 구조'에 연결되어 이해된다.




예를 들어, 아까 예시로든 문장을 읽을 때는

"이 지문은 불확정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 민법에서 불확정 개념이 사용된 조문을 예시로 드네. 그 조문에 나오는 손해배상예정액을 설명하려고 이 문장을 썼구나"라는 생각이 떠올라야 한다. (0.몇 초만에 파바박)




3. 문장의 위상



이렇게 생각하는 것을 '문장의 위상을 본다'고 한다. 글에서 문장의 역할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문장의 기능'을 파악한다고 표현할 수도 있다.




문장의 위상을 파악하면 글의 구조가 보인다. 그리고 각각의 문장은 그 논리적 이미지에 link된다. 상상하며 문학을 읽는 것과 같은 효과가 생긴다.




'평가원에서 자주 나오는 지문 구조'를 많이들 가르친다. 효과적인 도구다. 그러나 본인이 직접 문장의 위상을 읽어내고 지문의 구조를 파악하는 게 더 본질적인 접근이다. 확장 가능성이 높은 테크닉이다.




 이 연습은 간단하지만 강력하다. 조금만 해보면 실력이 금방 는다. 단지 시험 기술이 좋아지는 게 아니라, 텍스트를 다루는 능력 자체가 상승한다.




이 글의 내용을 더 자세히 이해하고 싶다면 다음 칼럼을 참고하자.

https://blog.naver.com/medchan19/223194056525

포만한 네임드 의대생의 독해법을 분석한 글인데, 내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정리)

1. 글을 읽을 때 머릿속의 이미지와 link 되어야 이해가 쉽다.

2. 비문학의 이미지는 논리적 이미지다. 논리적 이미지는 글의 구조이다.

3. '문장의 위상'을 파악하면, 글의 구조가 파악된다.





오늘의 칼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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