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 사회에서는 모두가 불행하다
* 시작하기에 앞서 이전 지적하신 의견에 따라 특정 대학을 비하하는 자극적인 표현은 지양하도록 하겠습니다.
** 이 글은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학부 졸업한 것의 가치를 폄하하는 글은 아닙니다. 오히려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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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유독 출신 학부가 소위 사회의 계급을 결정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한 번의 입시로 인생을 결정짓는 사회적 구조 때문에 중등교육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드라마 SKY 캐슬은 현재 진행 중이며 이 사회적 스트레스는 출산율 저하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입니다. 사교육비가 증가하고, 그 안에서는 그 누구도 행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다른 나라도 똑같다고 하지만 실상 한국에 비할 바가 못 됩니다. 세계의 중심 미국을 봅시다. 오바마는 편입하여 학부를 졸업하고 이후 하버드 대학원 나왔습니다. 바이든은 어떤가요? 애플 CEO의 역대 학력을 보십시오. 미국은 이처럼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사회입니다.
그들도 인사에 있어 응당 출신 학부를 봅니다. 하지만 그것만이 절대적인 요소는 아닙니다. 출신 학부가 곧 인맥을 의미하지도 않습니다. 커뮤니티나 조직 활동을 통해 얻은 진짜 인맥이 중요합니다. 경력직 인사의 경우 매우 다양한 요소를 반영합니다.
대한민국 중등교육의 목적은 '전인적인 성장의 기반 위에 개성의 발달과 진로를 개척하는 사람을 양성'하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있어 한국의 중등교육의 목적은 과거에는 오로지 S대였고 현재에는 의대와 S대 몇몇 인기학과입니다. 과열된 의대입시의 원인은 한 번의 입시로 인생을 결정짓는 유일한 직군이기 때문입니다. 사법고시가 폐지되었기에 의대로 더욱 몰리는 것입니다.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 수직적 학벌 사회에서는 다양성이 꽃피울 수 없습니다. 오직 일등대학만이 의미를 가집니다. 하지만 중등교육은 인생의 전부가 아니며, 오히려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적당한 학습 능력을 갖추는 시간이며 전인격적인 성장을 하는 시간입니다. 이후의 교육과정을 통해 각자 자신에게 맞는 분야에 일신하여 사회에 많은 전문가들을 만드는 것이 개인적 측면이나 사회적 측면에서 모두 좋습니다.
모든 분야에서 일등하는 하나의 거대한 공룡 엘리트 기관이 좋을까요? 아니면 각 분야마다 특성을 살린 다양한 좋은 기관들이 좋을까요? 당연히 후자가 훨씬 건강하고 경쟁력 있습니다. 대한민국처럼 수직 계열화된 대학 서열을 가진 나라는 전무합니다. 과열된 입시에 따른 사회 문제는 분야 마다 좋은 기관이 있으면 완화됩니다. 이미 타 선진국에서 실행하는 검증된 방법입니다.
근본적인 질문 하나 던지겠습니다. 수직 계열화된 학벌 사회에서는 과연 누가 행복할까요? 그것이 국민의 행복을 최대화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일까요? 아쉽게도 학벌 사회에서 행복한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 수혜를 누리는 사람은 최상위 학벌에 있는 이들 중에서도 극소수입니다. 그럼 과연 그들은 행복할까요? 그들조차 자신의 특혜를 수성하기 위해 힘써야 하는데, 특혜를 받는 이들 중 자신의 가치를 입증할 능력이 없는 이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학벌이 신분이라면 그것을 물려줄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학벌주의에 찌든 한국에는 자녀가 공부 못하면 해외 유학 보내서 학력 세탁 하는 이들이 유독 많습니다. 자원이 없어 머리로 먹고 산다는 나라에서는 유학생을 유치해도 시원찮을 판국임에도 말입니다. 제 주변에 S대 부모 밑에서 자란 이가 있습니다. 인서울 중위권 대학 나왔는데 집안에서 찬밥 신세라고 합니다. 자녀도 부모도 모두 불행합니다.
한 번의 입시로 계급이 결정되는 학벌 사회는 특권으로 점철된 세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기업에서는 옅어지고 있다지만 실상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며 학계에서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학벌 사회에서는 열심히 일하고 능력 있는 자가 자신의 열매를 온전히 누릴 수 없습니다. 기회마저 박탈당합니다. 사회적 불만이 증진되며 분열이 조장됩니다. 치러야 할 가장 값비싼 대가는 다양성의 훼손이며 대다수 국민의 패배 의식입니다. Y대 인기학과에 입학하고도 S대에 입학 못하여 자살한 사건은 지금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결론적으로, 학벌주의는 국가의 생산성과 국민의 행복에 악영향을 줍니다.
특정 대학을 매도하는 것은 아닙니다. 학벌 사회의 최정점에 있어 언급하는 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 S대는 일제와 미군정 두 제국 시대를 통해 대한민국 유일무이한 공룡 대학이 되었습니다. 한국의 교육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여러 대학을 통폐합하여 만들었습니다. 이후 획일화된 입시 제도를 통해 대한민국의 최상위 인재를 싹쓸이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포텐셜을 끌어내는지 의문입니다. 요즘은 학력 저하 타령하고 있습니다. 국립대이지만 같은 규모의 타 국립대에 비해 예산과 교원수에서 몇 배의 수혜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 원천은 아쉽게도 국민의 혈세입니다. 현재 법인화하며 사립대의 장점까지 누리고 있습니다.
대학 현실을 모르는 대부분 동문들은 학교가 발전하는 것처럼 느껴져 박수를 보낼 겁니다. 하지만 교수인 저는 이것이 얼마나 큰 사회적 해악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 과실의 유익은 최상위 상아탑의 학벌 권력의 전유물입니다. 그들은 기득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오로지 학연 중심의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대학 발전에 치명적인 독입니다. 하지만 대학과 사회의 발전보다 자신들의 권력이 더 중요한 그들입니다.
교수 인사는 대부분 라인에 의해 이뤄지기에 그들은 자신이 누리는 특혜의 당위성을 입증할 실력은 없습니다. 집단 내부에 의견의 다양성이나 창의성 또한 당연히 없습니다. 스스로 어려움을 헤쳐 나갔거나 성과로 자신을 입증해 본 경험이 없는 이들입니다. 윗사람에게 잘 보여 우월적인 지위를 물려받아 그들이 보고 배운데로 학계를 아주 괴랄한 정치로 지배합니다. 학창시절 세상 훌륭한 학자들 많은데 왜 우리에게는 없을까 생각해 보셨을 겁니다.
정리하자면, 최상위 공룡 대학에만 국민의 혈세와 사회적 지원의 특혜를 쏟아붓는 것은 독을 키우는 셈입니다. 그 중심에는 학벌 권력이 있고 그들이 바로 수혜자입니다.
삼성 공화국은 정부의 견제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S대 공화국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들은 국회의원과 정부 요직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들 중에 능력 있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특정 집단이 주도하는 사회는 다양성을 잃게 됩니다. 이는 사회의 건강에 매우 치명적인 문제입니다. 같은 학벌 출신이 아니더라도 진짜 전문가들이 모여 이끌어가는 정부가 훨씬 강력하고 효율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그들이 파격적인 사회적 특혜에 걸맞은 역할을 했을까요? 몇몇 훌륭한 분들도 있지만 그들이 주도했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초라합니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사회를 발전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분들의 이력을 면면을 살펴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학력을 거들먹거리며 서로 주고 받으며 군림했던 이들이 더 많습니다.
한 나라가 특정 학력 집단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은 우리에게 크나큰 비극입니다. 그래서 이전부터 제시된 안이 다양한 좋은 대학입니다. 그래서 교육계는 지방의 거점 국립대를 살리고자 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지방 거점 국립대의 위상은 나날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구호만 있는 지방 살리기만 있습니다. 빚 좋은 개살구 같은 처방입니다. 그와는 반대로 국토부의 정책은 지금까지 꾸준히 강남과 인서울 띄우는 방향으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예전에 사회적으로 학벌 타파에 대한 담론이 무르익은 시점에 S대를 없애자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S대는 대한민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특혜를 받아 왔습니다. S대를 없앤다면 현존하는 학벌 엘리트 특혜 집단은 사라질 것입니다. 앞으로 이에 버금가는 집단은 아마 출현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이미 학벌 사회의 폐해를 경험해 보았고 시민 의식이 이전보다 성숙하기 때문에 아마도 엄청난 사회적 견제가 있을 것입니다.
S대를 없애면 그 다음 대학들이 그 역할을 한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합리적인 우려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현재 무분별하게 주어지는 특정 대학의 특혜를 과감하게 없앨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나주의 한 공대의 설립부터 특혜까지 모든 것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과학기술 계열 대학이 무분별하게 난립되었고, 그들에게 무분별한 특혜가 주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어떤 대학은 고위 공직자로 근무했던 분들의 채용을 통해 국가 예산을 끌어오기도 합니다. 공교육을 정상화 해야 하듯 특정 대학들에게 주어진 특혜로 인하여 그동안 소외되었던 국립대의 기능을 정상화 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S대에 대한 증오를 뿜어내고자 함이 아닙니다. 실상 S대 출신 중에 인격과 실력을 모두 갖춘 훌륭한 분들이 많습니다. 정말 노력해서 엄청난 경쟁을 뚫고 입학한 분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노력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대부분의 그들에게 죄송합니다. 한국의 학벌 사회의 중심에 S대가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학벌 사회는 엘리트주의에 찌든 구 세대들이 자신들의 영욕을 끝없이 추구하기 위해 만든 왜곡된 사회 구조입니다. 그들은 죽는 그 날까지 상왕 정치를 통해 지배력을 행사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사고나 가치관은 현 시대와 동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무고한 후학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은 학력 저하가 되었다고 후배들을 도매급으로 평가 절하합니다. 더 나은 시스템에서 성장한 다음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언제나 나을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진정 바라는 것은 실질적으로 각 분야의 다양한 좋은 대학이 존재하는 대한민국입니다. 각 대학이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며 시너지를 통해 발전하는 나라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전인격적인 성장이 이뤄져야 할 시기에 모두가 하나의 정상만을 향해 경쟁하고 그 정상에 못 가면 패배자가 되는 SKY 캐슬 학벌 사회를 종식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각 분야를 대표하는 실력 있는 전문가들이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풍요로운 사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뿌린 대로 거둘 수 있는 사회가 대부분의 사람이 동의하는 바람직한 사회의 모습입니다. 한국에 살아보니 남을 견제하고 방해하는데 쓰는 에너지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모두가 각자의 분야에서 온전히 성장하며 능력을 발휘하는 보람찬 삶을 살아가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의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학벌사회 [ 무너진다 vs 무너지겠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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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사대주의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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