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 2년 6개월의 고등학교 생활을 되돌아보며
내가 생각해도, 다른 사람이 볼 때도, 나는 전형적인 ‘노력파’였다. 겨울방학 내내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고등학교 1학년 때보다 더 혹독하게 시험을 준비하였다.
그러나, 성적은 오히려 더 떨어졌고, 내가 몇 달 동안 붙들고 극복하려 해도 하지 못했던 부분을 다른 친구들이 몇 주만에 나보다 더 완벽하게 해내는 걸 보면서, 열등감은 갈수록 심해져만 갔다.
나는 왜 저런 능력을 타고나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의 신세를 한탄했다.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도 몇 번 했었다.
그럼에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떻게 보면 다른 친구들보다 뒤처지는 나도 싫었지만,
이 상황에서 주저앉는 나를 생각하니 더 끔찍했다.
그렇게 해서 기말고사가 끝난 날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성적에 대한 고민, 잡념 없이, 오직 공부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방학이 시작되기 전까지 2주 동안, 나는 정말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른 친구들이 잘하고 말고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인데, 굳이 이들과 나를 비교할 필요가 있을까? 결국 내가 조절할 수 있는 것은 나밖에 없는데, 그런 한탄할 바에야 나에게 신경쓰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그때서야 깨달았다. 공부란 결국 나 자신을 극복해내는 과정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남들과의 비교 때문에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성장을 위해 공부한다는 것을.
그 태도를 가지고 나의 2학년 1학기 생활을 다시 들여다 보았다.
다시 생각해보면, 공부한 시간은 많았지만, 무엇 하나 진득하게 뚫어낸 과목이 없었다.
한계처럼 생각되는 부분에 봉착할 때가 공부할 때마다 있는데,
나는 그때마다 다른 과목의 공부로 넘어가곤 했다.
그때는 단지 그 공부가 지겨워져서 효율이 ᄄᅠᆯ어진 것으로 치부하였지만,
결국 한계를 뚫어낼 순간을 모두 포기한 셈이었다.
이런 나의 생각은 2주 동안 생명과학1 유전 파트를 집중적으로 공부하면서 더 확고해졌다.
한계처럼 느껴져도 그걸 극복하는 경험을 그때 참 오랜만에 했던 것 같다.
나는 비로소 느꼈다. “아! 여러 개를 애매하게 할 바에 그냥 하나를 먼저 확실히 해치우고 가자!” 그리하여 여름방학 때는 거의 수학과 과탐, 특히 생명과학 유전에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방학 때 집중적으로 공부한 과목 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들도 성적이 자연스레 올랐다.
결국, 2학년 1학기 때 2.7이라는 초라한 성적에서 2학년 2학기 때 1.7이라는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남들과의 비교가 뭐가 대수인가.
이만큼 나는 더 발전하고 성숙한 존재가 되었는데.
남과의 비교를 통한 열등감, 우월감은 나 자신을 피폐하게 만든다. 심지어 우월감을 느껴도 내 인생은 때때로 공허해진다.
내가 조절할 수 없는 남의 삶을 목표로 해서 무엇하는가.
나의 삶은 나의 것이지, 남의 것이 아니다.
과거의 나를 이겨내고 더 나은 나로 태어나겠다는 목표를 가질 때,
비로소 나의 삶이 나의 것이 되는 것이다.
공부는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나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즉, 공부는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에 대한 성찰을 끊임없이 하면서, 자신만의 교훈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인 것이다.
자기 자신을 성찰하는 습관을 가지면, 공부는 자연스레 잘할 수 밖에 없다.
또, 공부를 하다보면 나를 다시 성찰할 수 있게 된다.
그러한 선순환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나는 어느새 몰라보게 발전해 있을 것이다.
나는 과거에 머리가 나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사람들을 부러워했고, 또 그러지 못한 나를 한탄했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이렇게 태어났음을 감사하게 여긴다.
실패를 겪으면서 직접 부딪혀보고,
성장해나가는 경험은 그 무엇보다도 바꿀 수 없다.
공부를 하면서 잡힌 생활 태도는 사회에 나가서 분명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나는 내가 가진 지식과 지혜를 이용해서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대단한 사람이 되기 위해선, 어찌 보면 지금 내가 공부를 하고, 잠시 넘어지고, 또 다시 일어서는 과정이 필수 불가결하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담임쌤이 활동보고서 쓰라고 하셔서 쓴 글감을 삘받아서 한 번 써봄 ㅋㅋ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문제가 뭐냐면 항상 빈칸 4문제 버리고 시간없으면 뒤에 배열이나 삽입까지 1~2문제...
-
벌써 매미가 나오나요?
-
[사문] 1. 수완실모 4회-3 B집단엔 기본 프로그램 처치 C집단엔 기본+심화...
-
다름이아니라 요즘 국어지문(독서이든 문학이든) 읽는 것이 재미있지만 막상 문제풀면...
-
거의 연속으로 당첨ㅋㅋㅋㅋㄱㅋㅋㅋ 따봉곱등아 고맙다~
-
학원 도착하자마자 매점 가서 아침밥으로 김밥 쓰윽 조지려고 전자레인지 가보니 옆에...
-
지하철인데 갸아아ㅏ아악
-
찢어질 거 같다 존나 좋타 아침부터
-
작수 84 2등급 올해 띵가띵가 놀다가 6모 집에서 풀어보니 3등급 나왔는데 하루...
-
벌레가 파 먹다 말았노
-
반짝 하고 사라지는 법 오르비는 그 동안 그래왔음 그게 ㅈ목단이든 분탕러든 뭐든
-
어디섲 좆같은 썩은냄새가 나잖아!!! 난 맨날 안 씻는다 그래도 매일 샤워하고...
-
경우의 수 2
0 1500 3000 4500 각각의 확률은 미정
-
아 ㅈ같네 그냥 4
그냥 가만히 냅두면 되지 왜 작년부터 뭘 쳐 건듦 의대포기할까 공대갈거였으면 작년에...
-
진짜 탈퇴는 입시 끝나고 현생살때지,,,,
-
7시간 이상 자야 살만하던데,, 독재 다니면서 7시간 못 잤을 때 허구한 날 아침에...
-
3등이 두번! 0
-
공부좀 하자
-
주인 잃은 레어 1개의 경매가 곧 시작됩니다. HYUNDAI"현대자동차" XDK...
-
나중에 봐 6
-
굿모닝 1
-
여캐일러 투척. 7
수능 만점 기원 5일차
-
갔다오면 상황정리 되어있지 않을까
-
키오스크 미태깅만 몇번이야…
-
문이과 모두 미적을 해야만 들어오는 투과목도 해야 들어오는 일반사회 해야 들어오는 반강제적으로
-
이왜진
-
싯팔 난 1만 2천원에 강매당했는데ㅠ
-
국어 간쓸개 시즌4 두권, 태도 점검용 이감 모의고사 두개 피램 독서 15일치,...
-
글 내림 당했군 0
음음
-
검토 진짜 한 4번 하는데도 막상 채점해 보면 1-2개 틀린다… 뭐가 문제지...
-
의대 준비하는데 힘들때마다 어머니는 이렇게 격려하십니다 2
지금은 힘들지만 의사가 되는 순간 월 삼천씩 벌어서 니가 쓰고 싶은 만큼 돈을 쓸수...
-
n티켓이 더 사설틱하고 어렵다는 후기도 있고 4규가 더 어렵다는 후기도 있는데...
-
꿈을 정했습니다 0
수능만점
-
얼버기 0
-
군대
-
오늘도 짬타이거(?)의 기백으로 모든일 다 뿌셔뿌셔!!! 나는 강하다!
-
1. physiology vs psychology 생리학 vs 심리학 2....
-
-오늘은 또 왜 공부를 안하는가? -그것은 판단의 주체한테 물어봐라
-
작수부터 이렇게 심해진거임? 23수능이랑 22수능은 등급컷 차가 해봐야 4점인 거...
-
기차탑승 0
-
국어 : “이거 아닌가?” -> 다른 선지 보면 확신의 “이거구나” 가 존재함 수학...
-
(기상소리)
-
아니었군.. 나처럼 모기한테 당하신건가
-
1. 안긴문장의 안긴문장까지 고려해라 인기가 많은 철수는 유명한 모델이 되었다....
-
전남친 새끼 때문에 이게 뭐냐 에휴
-
여기, 식어 버린 오르비를 되살릴 단 하나의 비책이 있다. 0
그것은 바로 '9모'. 9월 모의평가가 시행되자마자 너희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
암구의살갗 0
개멋있네
성숙하시네요 전 고딩때 저의 우월함의 근거를 내신에서 찾았는데 ㄷㄷ
중학교 때까지 전교 1등을 내내 차지하면서 그런 생각으로 살았었는데,
고등학교 와서 깨지고 나니 그 생각이 참으로 철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필력에 감탄합니다.. 부럽네요 생각하시는 점도 멋지고요!!
과찬이십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