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충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의대생이 분석)
"xxx 가능?" 이라는 질문은 다들 싫어한다. 그래서 '가능충'이라는 말도 있다.
왜 가능충 질문은 의미가 없고, 환영받지 못할까? 그 원리를 이해하면 쓸데없는 공부를 안 하게 된다. 나도 이걸 실천하면서 재수 때 성적을 확 올렸다. (나를 오래 본 학생은 뭔지 알 듯)
단, 제 3자의 말을 듣기 싫어하는 사람은 그만 읽길 바란다. 괜히 기분만 나쁠 수도 있다.
나는 [주체성]이라는 키워드로 해석했다. 주체적이라는 것은, [내가 생각해서 선택하고,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주체적 선택: 나는 A 유형이 약점이야. 무료 해설을 보니 이 쌤이 A 유형을 일관되게 풀네. 이 풀이법 배워야겠다. 강의에서 이 파트만 골라 들어야지.
주체성 없는 선택 1: 수학 인강 뭐 듣지. 오르비에서 언급 많이 되는 거 보니까 이 강사가 좋나 보다. 나도 이거 들어야지. (다른 사람 판단에 의존)
주체성 없는 선택 2: 강의 소개 보니까 이거 무조건 들어야겠는데. 내가 그렇게 찾던 강의가 여기있구나... 올해는 이 쌤 풀커리 각이다. (마케팅 문구에 넘어감)
결정의 근거는 남이 아니라 내가 되어야 한다. 이런 것도 못 하는데 수능에서 포텐 터뜨릴 확률은 0%이다. 수험과정은 더 복잡한 의사결정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이런 학생은 그냥 자기가 편한 데로 공부하게 된다. 그리고 딱 그 정도 점수를 받는다. 대표적인 게 수능을 지식으로 접근하는 실수다.
가능충은 주체성이 없다.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는 자기 하기에 달린 거다. 근데 다른 사람한테 확인받으려고 질문하는 건 그냥 책임 면피에 불과하다.
가능충 말고도 주체성 없는 질문이 엄청 많다. 몇 가지 예시로 가져왔다.
(여기 나열한 질문은 여러 번 받은 질문들이고, 특정 학생을 저격한 것은 아님을 밝힌다.)
1. 아무래도 풀커리 들어야겠죠?
나는 인강 풀커리를 듣지 말라고 하는 편이다. 인강은 물론 훌륭하다. 그러나 풀커리로 듣겠다는 건, 나한테 뭐가 필요한지 생각을 안 하겠다는 말이다.
이런 학생도 있을 거다. "이 분의 강의는 달라. 모든 강의가 주옥 같아서 다 들어야 해. 내가 뭐라고 들을지 말지 판단하겠어."
여기에 대한 몇 가지 반박을 적겠다.
1) 이거 안 들으면 큰일 날 거 같다고?
-> 들으면 수능을 잘 치고 아니면 못 치는 그런 강의는 없다. 그렇게 느꼈다면 제대로 영업 당한 거다. 한번 수능을 쳐봐라. 그 강의를 안 들어서 틀리는 게 아니다.
2) 풀커리를 들으라는 조언을 들었다면?
-> 좋은 조언이 아니다.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거기를 공략하는 게 최우선이다. 당신은 그렇게 시간이 많지 않다. 풀커리를 듣는 건 나보다는 강사님에게 좋은 일이다.
3) 자기가 뭐가 부족한지 모른다고?
-> "공부를 잘 할 계획이 없어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아무리 좋은 지도가 있어도 지금 위치를 모르면 쓸모가 없다. 자기 상태를 볼 줄 모르는 사람은 공부해도 소용없다. 그것부터 먼저 고민해라.
4) 풀커리 타서 성공한 사람도 많다고?
-> 그게 풀커리가 더 좋다는 뜻은 아니다. 나도 풀커리 탄 과목이 있다. 그땐 공부법이 서툴러서 그랬다. 시간을 많이 버렸었다. 주체적으로 계획했다면 더 좋은 결과 있었을 거다.
그렇다고 풀커리는 무조건 틀렸다는 건 아니다. 객관적으로 분석해보니 모든 커리큘럼이 다 필요할 수도 있다. 근데 결정을 회피하려고 '그냥 다 듣겠다'라는 태도는 안 좋다.
자기 공부는 자기가 주도해야 한다. 결정권을 남에게 넘기면 안 된다. 아무것도 결정 못 하는 사람이 되지 마라. 내가 오늘 뭘 공부할지는 강사님이 아니라 내가 정해야 한다.
2. 주말엔 게임해도 되나요? 자기 전에 유튜브 봐도 되나요?
게임과 유튜브의 장점은 재밌다는 거다. 단점은 공부 시간이 줄고, 집중력에 방해된다는 거다. 명확하다. 장단점이 뭔지 알면 선택과 책임은 자기 몫이다. 근데 이걸 질문한다? 그냥 아무 것도 결정 못하는 사람이다.
"저 사람이 해도 된다고 하니까 해야지"라고 책임을 회피하는 거다. 이렇게 의사결정하는 학생이 수험과정을 제대로 꾸릴 리가 없다. 주체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냥 물 흘러가듯이 공부하다가 딱 자기 현재 수준의 점수를 받게 된다.
너무 아저씨 같은 잔소리가 되었다. 미안하다. 근데 쓸데없이 트집 잡는 건 아니다.
자기 수험의 핸들을 부모님이나 친구, 선생님에게 넘기면 안 된다. 자기가 핸들을 책임지고 꽉 잡아야 한다. 모든 결정을 하나하나 주체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그렇게 축적된 의사결정 능력은 시험장에서도 발휘된다.
가장 무서운 것은, 주체성이 없으면 작은 유혹에도 쉽게 흔들린다는 것이다. 요즘 시대에 장기간 집중하려면 생각 통제가 필수이다. 잡념에 흔들리지 않고, 집중력을 길게 유지하고 싶은가? 이 칼럼을 읽어보자. 반드시 도움이 될 거다.
( 반추통제/유혹통제 칼럼: https://orbi.kr/00063648001 )
+) 날도 덥고 어수선할 거 같습니다. 조금만 더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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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내가 생각한 건 이 가능충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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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AT
ㄹㅇㅋㅋ
뭐든지 가능한 가능충에 대한 의대생의 분석?! 이러면서 들어왔는데
쩦...
수능도 수능인데 일상에서도 이런사람 너무많음 ㅋㅋㅋ..
인정합니다...
반말이 가독성이 좋다보니 그랬습니다 ㅠ
개념강좌/실전개념/선택과목을 다 다른 강사의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분명히 ‘이 강사는 이 부분을 잘 가르치는 거 같다’ 라는 판단 하에 내린 선택이지만, 실력이 오르는 것이 확실히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커리에 일관성이 너무 없는 거 아닌가? ’ 라는 의문이 들었는데, 제 생각대로 계속 밀고 나가야겠네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요즘 긴장 많이 되서 불안했는데 이 글 보니까 마음이 좀 편해지네요 다른 글들 봐도 별 생각 안들거나 하는데 이건 저에겐 훨씬 좋은거같아요 고맙습니다
아무래도 강윤구, 김준쌤한테 영업당한듯,,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무지성 풀커리로 시작했지만 듣다보니 강의 하나하나 도움되는게 느껴졌어요
풀커리를 타도 강의별로 목적을 가지고 들으니 암것도 모르던 현역시절보다 확실히 실력이 올랐음
목적감각이 정말 중요하죠!
개추
반성하게 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개추
가능이고 뭐고를 떠나서 지능이 낮으면 될 것도 안 됨 ㅋㅋㅋㅋ
저딴 질문글 올릴 시간에 웩슬러나 처보셈
노오력이 뒷받침 되어야함
중기 어서오고
가능충 가능?
남들의 조언을 참고해서 피드백을 받는 건.. 장사, 사업에 어울리는 거고.. (e.g. 백종원의 컨설팅)
수험생활은 좀 고집이 세고.. 때로는 사회성이 떨어질지라도 자기 갈 길 가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듯 하네요.
이걸 2년전에 알았더라면
이건 수험생뿐만 아니라 걍 인생조언인듯
내 인생 핸들은 내가 쥐고
남에게 묻지 말자 나중에 책임 회피의 원인이 됨
노베인데 지금부터 시작해서 연대 24학번 ㄱㄴ?
박순자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