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출도 못푸는게 ㅋㅋ;
#2 공든 탑의 바닥 공사
저는 고3 때 공부할 때면 “붕 뜬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무슨 느낌이냐면 ‘어떤 문제를 풀었고, 답도 풀이도 맞았는데 뭐랄까 설명하라고 하면 애매한 느낌으로 풀었던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심찬우쌤 표현을 빌리자면 “현역들은 수능장 앞에서 바람 훅 불면 죄다 날라간다”는 느낌이죠. 그리고 그렇게 부실하게 알던 지식은 수능 날 정말 개박살 났어요. 재수생 여러분은 공감할 겁니다. 근데 이게 계속 있을 수밖에 없어요. 내가 확실히 알지 않는 한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FOMO 없애기”를 1번 목표로 삼았어요. (FOMO는 fear of missing out이에요. 나만 모르는거같은 소외감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중학교 교과서부터 다 읽고, 정리하고, 정의를 외웠어요. (당연히 다 아는 내용이죠. 현역때도 333정도는 나왔으니까 아예 기초가 없는건 아니니까요.) 근데 이걸 하니까 어떤 변화가 생겼냐면, 핑계를 못 대게 됐어요. 나는 중학교 내용부터 다 봤고, 그러니까 수능 문제는 내가 아는 내용에서 전부 다 설명 되는거죠. 이 과정이 없었다면 “아 제가 중학교때 공부를 안해서...”라는 쓰레기같은 방어기제가 저를 갉아먹어서 저는 형체도 없었을 거에요.
(저는 서초메가 의대관에서 공부했는데 교과서 도서관이 많이 도움됐어요. 괜히 안사도 되니까.)
중학교 과정은 교과서로 읽었고, 고등학교 과정부터는 교과서랑 기출문제를 정복 대상으로 했어요. 저의 목표는 그래서 일년내내 딱 하나였어요.
“평가원 기출 10년 내 문제는 단 한문제도 빼지않고 설명할 수 있는 사람 되기.”
제가 이건 장담할게요. 위에 명제를 달성하면 이과 기준 의대는 무조건 갑니다. 무조건. 재수까지 했는데 기출문제도 제대로 못푸는 새x가 있냐고요? 한 98.9%정도 될겁니다. ㅋㅋㅋ (기출도 못푸는데 다들 눈 멍하니 뜨고 사설 모의고사 찾아다니고, 못 푸는 문제는 허구헌날 핑계로 외면하죠. 중학도형이 약하다느니 교육과정 외라느니...) 평가원 기출 모든 문제 해설할수 있게 공부하세요.
그리고 2월의 두번째 작업은 “과거의 나를 죽이기”입니다.
구체적으로 방법을 말씀 드릴게요.
여러분은 작년 수능을 망쳤고, 수능을 망쳤으니 병x인겁니다.
따라해봅시다.
“나는 X신이다.”
어? 본인은 x신 아니라고요? 그럼 하던대로 하시면 됩니다. 병X이 아니니까요.
논리는 간단합니다.
병x이 아니면 하던대로 하면 되고,
x신이 맞으면 바꿔야죠. (아님 뭐 병x으로 살던가 그건 알아서 하시는 겁니다. )
그러니까 바뀌고싶다면 본인이 x신인지 알아야된다는 말입니다.
저는 살면서 이 작업이 가장 힘들었어요. 근데 이게 없으면 결국 결과는 같을 겁니다. 저는 이 말을 일년 내내 달고 살았어요. 중얼중얼 “나는 병신인데 뭐”거렸고 공부할때도 입밖으로 내지 않아도 머리를 계속 맴돌았죠. 여러분이 진짜 병x인지 아닌지는 중요한게 아니에요. 그건 결과가 말해주는 겁니다. 싫으면 계속 그렇게 하시면 돼요. (저는 총들고 여러분을 협박하거나 구슬려서 설득할 생각이 없습니다. 저는 여러분 부모님이 아니에요. 한 명만이라도 영감 받으라고 쓰는 거니까요. 자존감 떨어질거같아요? 그럼 하지 마세요. 하한가가 30%면 상한가도 30%로 제한될 뿐이죠. 저는 이런 글이 너무 필요했어서 시간내서 쓰는 겁니다. )
2월에 할 작업 두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1. 국영수탐 중학교 교과서부터 쭉 읽고 정의 외우고 정리하기. 수능 전까지 평가원 10개년 기출 해설할 수 있는 사람 되기.
2. 그전까지의 나를 부정하고, 걔의 단점을 오답노트 삼아 날아오르기.
약속했던대로 #1을 읽고 궁금하셨던 점이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답변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2번 과정이 정 힘들면 진짜 안하셔도 됩니다. 저도 아직 그때의 상처를 못지우고 있어요. 대신 상처를 감내할 준비가 됐으면 제가 길을 확실하게 알려드릴 겁니다. 목적지에 도달하려면 우선 배를 돌려야합니다.
피타입 벌스로 글을 마칠게요. 2월도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병x이 x신인걸 몰라야 병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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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초반은 늦어도 결국 파이널땐 수학 실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해 있더라고요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강사들 n제 나올 때 따라서 들어가지 말고 3월 넘어서까지 기출을 빡세게 하는걸 추천하시는 건가요?
3월 아니고 10월이라도 기출은 계속 달고가야한다고 생각해요. N제도 필요하면 하는게 좋지만 강사 커리큘럼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따라가야할까라는 생각은 많이 들어요. 내가 이거에 시간, 돈, 머리 쓰면서 진짜 얻을게 있는지, 막연한 팬심과 책임감 전가로 커리큘럼 따라가고있지는 않은지만 돌아보고 판단하면 언제하든 좋지 않을까요?
혹시 기출문제집 어떤거 풀었는지 알려주실수 있으세요.!
국어는 홀수기출문제집이 제일 깔끔해서 홀수로 정리했구요
수학은 마플 수학기출 풀다가 추석 연휴 4일에 수분감 한번 쭉 돌렸습니다.
2번의 핵심은 나를 한곳에 몰아두고 약점만 미친듯이 패라는거군요
좋은글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 혹시 수분감 해설강의도 들으셨나요?? 수분감 step 0 도 다 푸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