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enii [783332]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23-01-19 17: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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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교대 면접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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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교대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이 교대 준비하면서 오르비 도움엄청 많이 받았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써봅니다. 면접 보신분들 다들 좋은 결과 있길 바랍니다.


1. 준비

-모의면접 안함. 목요일 면접인데 월화 2일은 동생 보고 깐깐하게 면접해달라하고(꼬리질문 예리하게 해줘서 도움 많이됨) 수요일은 미리 청주와서 친한 언니 집에서 자기전에 누워서 물어봐달라함.

-어릴 때부터 그냥 말을 잘하긴 했음. 딱히 면접 거부감은 없었는데 워낙 의문사가 많대서 내선에서 최선을 다함.


2. 현장

-8시30분에 도착. 고사장 입실.

-그냥 잠가입는 가디건+슬랙스+흰운동화 신고 롱패딩 입고감. 머리는 내가 긴장하면 머리 만지는 습관이있어서 단정하게 승무원 로우번? 하고 들어감.

-아 화장….했음 옅게는 했고 귀걸이도 그냥 원래 하던 아잠잠한거 했음. Kf마스크는 안했고 그냥 검정 덴탈함.

-대기할 때는 너무 떨렸는데 조 4번이었고 막상 고사장 들어가니까 재밌고 신났음…

-아침 안먹었고 초콜렛만 오지게 먹고 언니가 챙겨준 귤 먹고 핫팩!!!꼭!!!

-고사장 들어갈 땐 롱패딩 머플러 벗고 가디건만 입고들어감.


3. 복기

-아니 그냥 두분 계셨는데 인상 넘 좋으시구 한분 아빠 친구분 닮아서 내적 친밀 오졌음.

-면접관은 면이라고 하겠음.

-아 안더듬거림. 그다지 정제해서 쓴내용이 아님.

-말 속도가 빠른편임. 생각할 시간 달라고 하지 않음. 무려 10분동안 질문 10개 받음. 적다보니 이걸 10분에 다했다고?? 싶긴하지만…ㅎ


면 : 간단한 질문부터 시작해볼게요.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한 자질 이야기해주시겠어요?

나 : 저는 학생들에게 무한한 사랑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온전하게 사랑받아보고 응원과 지지를 받아본 경험은 역경에서 이겨낼 수 있는 큰 원동력이 됩니다. 초등학교 때 찰나의 순간이겠지만 제가 맡은 반 학생들에게는 1년간 저에게 그런 온전한 사랑을 받아보는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면 : 그러면 그런 온전한 사랑을 주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나 : 학생들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업시간에 세세하게 아이를 관찰하거나, 일기장을 통한 소통 등 일상의 다양한 기회들을 통해 학생에 대해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기반이 될 때 학생에게 적절한 사랑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면 : 실제로 그런 사랑을 주려고 노력한 사례가 있을까요?

나 : (솔직히 좀 당황함) 고등학생 때부터 교육봉사를 할 때마다 저와 하는 인삿말 뿐만 아니라 학생들끼리의 인사도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대신에 사랑합니다, 를 사용했습니다. 일상의 작은 표현이지만 서로에게 사랑합니다, 라는 말을 통해서 그 수업시간 동안에라도 충분히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면접관님들 살짝 피식하신듯….)


면 : 네, 잘알겠습니다. 학생은 교사가 되기 위한 자질 중에 스스로 부족한 점이 있다면, 그게 뭔지 이를 위해 어떤 극복 노력을 할 것인지 얘기해주세요.

나 : 부족한 점을 학습적인 부분에서 말씀드려도 되나요?

면 : 네, 상관없습니다.

나 : 저는 체육을 정말 잘 못했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공도 무서워하고 앞구르기도 못할 정도로 체육을 잘 하지 못했는데요, 한번은 체육 선생님께서 수행평가 때 앞구르기 하기전에 이구아나 처럼 목을 접어 엉덩이를 보고 공처럼 몸을 만들으라는 비유를 통해 한번 성공하게 되면서 조금씩 극복은 했지만, 여전히 체육은 저에게 어렵습니다. 초등학교 교사는 팔방미인이 되어야하기 때문에 이는 제가 걱정한 부분이기도 한데요, 청주교대에는 실내 수영장과 대규모 체력증진센터가 마련되어있다는것을 알고 있습니다. 제가 입학하게 된다면 제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영장과 센터에서 기초체력증진과 체육능력을 향상시키기위해 열심히 연습하겠습니다. (또 피식 웃으심…)


면 : 요즘 교실 내 스마트폰 사용 허용에 대해 찬반의견이 있어요. 학생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나 : 저는 교실 내 스마트폰 사용은 공존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가는 교육을 위해 스마트 기기를 수업 시간에 활용하면 시공간을 초월한 교육, 문화적 격차의 해소, 다양한 학습자료의 활용 등과같은 장점도 있는 반면, 너무 규제없이 자율적이라면 이는 생활 습관이나 학업에 방해가 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면 : 그럼 학생이 교사라면 허용하겠습니까, 안하겠습니까?

나 : 저는 활용해야하는 수업시간에는 한시적으로 허용하되, 일상에서는 이를 규제하겠습니다. 이를 적절히 규제하고 활용하는 좋은 기준을 마련하는 것 역시 교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면 : 초등학교 교사는 ______이다,라는 문장을 학생 생각대로 완성해서 말씀해주세요.

나 : 저는 초등학교 교사는 바리스타 라고 생각합니다.

면 : (진짜 띠용하신듯) 바리스타요?

나 : 에스프레소에 무엇을 가미하느냐에 따라 아메리카노가 되기도 하고, 라떼가 되기도하고, 카라멜 마키야또가 되기도 합니다. 초등학생들은 좋은 원두에서 갓 추출된 그런 에스프레소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지도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원두들에서 나온 에스프레소를 갖고 맛있는 커피를 … ㅎㅎ 표현이 좀그런가요…? 만드는 것은 온전히 바리스타의 역량입니다. 초등학교 교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양한 아이들을 잘 성장 시키는 건 온전히 교사의 역할이기에, 저는 교사를 바리스타 라고 생각합니다.


면 : 그럼 학생은 초등학교 교육과 중고등 교육이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나 : 네, 있다고 생각합니다.

면 : 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나 : 제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중고등 교육은 좀 더 학습적인 교육에 치우쳐 있었고, 초등교육은 학습 이전에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꼭 배워야하는 공동체 교육, 예절교육, 생활습관 교육 등과 같은 인성교육에(전인교육이라는거 일부러용어 안씀. 괜히 공격당할 거같아서…전문용어 안쓰고 풀어말함) 좀더 중점을 둔 거 같습니다. 제가 실제로 어른이 되어 건강한 사회인이 되는데에는 초등학교 때 받은 교육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면 : 방금 건강한 사회인이라고 하셨어요. 그럼 건강한 사회인이 되기 위한 필수 자질이 있습니까?

나 : 네, 저는 그 자질이 공감과 소통이라고 생각해요. 타인을 온전히 이해하려는 마음인 공감이 모든 대화의 시작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후 내 생각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닌, 서로 다른 의견을 듣고 수용하고 성찰하는 과정인 소통을 통해 더 나은 대안을 찾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야 말로 올바른 사회생활의 기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면 : 그럼 학생의 공감과 소통 능력은 타고 난거라 생각합니까, 아님 만들어진거라 생각합니까?

나 : ㅎㅎ 만들어 진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고등학생 때는 독불장군 같은 기질이 있어서 친구들과 자주 삐걱거리기도 했는데요. 학생회활동이나 자율동아리장을 맡으며 친구들끼리의 갈등을 해결하기도하고, 회의를 통해 더 나은 대안을 마련하기도 하면서 지금과 같은 공감과 소통능력이 만들어진거라고 생각합니다.


면 : 아…이제 거의 시간이 다됐어요. (거의 끝내려는 말)

면 : 아, 하나만 더 물어볼게요. 아까 체육이 너무 힘들다고 하셨는데, 만약 열심히 노력해도 학생이 너무 시범을 보이기 힘든수업내용이 있다면 어떻게 대처할건가요?

나 : 일단 최대한 열심히 노력을 해보고요. (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력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안되는 경우 기존 교수안을 참고하여 적절한 시청각자료를 찾겠습니다. 이후 이를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제가 이론적으로는 잘 알고 있는 상태일테니 학생들이 활동할 때 옆에서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해주는 형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겠습니다. 


면 : 이상입니다. 수고하셨어요.

(그냥 바르게 인사하고 의자 집어넣고 나왔어요.)



기억이 더 휘발되기전에 긴 글이지만 남겨봅니다. 생각보다 글로 쓰니 훨씬 많은 내용이 오갔네요.

사실 답이 없는 면접이고, 청주교대가 워낙 의문사도 많다하고 하니 낙사 기준 6칸이었음에도 마음을 놓진 못하겠습니다.

다만 면접장 분위기가 너무 편안해서 수다떨듯이 제 얘기를 교수님과 하고 왔다는…?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제가 도움받았듯 많은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이슈가 있음에도… 진심을 다해 교대 준비하셨던 모든 분들께 좋은 소식이 전해지길 기도하겠습니다.

도움 많이 주셔서 감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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