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무지성 노력, 무지성 재능
늘 생각하던 이야기들이 화제가 되는 듯해서 글을 씁니다.
무지성으로 "나는 재능 하나 없이 노력만 했어!"라고 말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무지성으로 "재능 있는 사람만 성공해"라고 비관 / 혹은 남을 비판하는 것도 마찬가지겠죠.
노력할 수 있는 것도 일정 수준 재능의 영역에 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얼마 전에 남들과 열정의 총량이 달랐다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저는 4개월 만에 고려대에 합격할 때 하루 '순공 15시간 남짓'을 계속 유지했습니다.
공부를 한 번이라도 해본 분들은
순 공부시간이 15시간가량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실 겁니다.
그렇다면 저는 재능 없이 노력만으로 성공한 사람일까요?
제가 과외를 처음 시작할 때도, 학생들과 수업 중에 얘기할 때도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누구나 다 나처럼 될 수 있다면 내가 이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지 않을까?
정말 그렇습니다.
저는 단 하나의 재능도 없이 노력으로만 이 모든 걸 이뤘다고 저를 치켜세우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그만큼 노력할 수 있는 것도 재능이었고, 공부를 하면서 공부 방향을 자체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재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노력은 의미가 없고 모든 것은 재능에 달린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더 쉽습니다. 이미 과거에 수많은, 소위 '재능러'들이 어떻게 실패했는지 흔적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공부는 참 신기한 게,
재능이 필요한 걸 알면서도 시도하는 사람이 있고
그 중에는 엄청난 성공을 이뤄내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입니다.
'공부에서의 재능'은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보는 이유입니다.
노력 또한 재능이지만, 노력을 하려는 의지도 재능이겠지만
어떻게 억지로 억지로 꾸역꾸역 하다 보면
뛰어난 공부 머리를 가져올 수는 없어도
'의지'나 '노력'같은 재능은 일부 획득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재능 자체가 선천적인 것을 함의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후천적 재능'이라는 것이 실존하기 때문일까요.
어쨌거나 무조건 노력만으로 모든 걸 이뤘다고 말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재능이 없으면 무조건 관둬야 한다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공부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공부가 가장 쉽다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한때는 음악 쪽 진로를 꿈꾸었지만
압도적인 재능 앞에서 무력감을 느꼈던 경험이 있어서 조금은 확신을 가지고 말하고 있지만
이러한 의견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논란 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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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 것이 노력뿐이니...열심히 했던 것 같네요.
정답이 없다가 정말 맞는말..
재능의 정도에 따라 같은 성취를 거두기 위해 요구되는 노력의 양이 달라질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특정 구간에서는 일정 수준 이하의 재능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도달할 수 없는or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이 이하로 노력하면 도달할 수 없는 점근선이 존재한다고 봅니다
애초에 둘다 연속적인 변수인데 왜 있고 없고의 이분법적인 구분을 들이미는지 이해가 안가네요…
굉장히 공감가는 말이네요
ㄹㅇ
노재능일수록 다양한 도구의 쓰임을 통해 극복 가능한갓 같아요
슈퍼맨이면 삽 한자루로 충분하지만 지구인은 포크레인을 쓰면 되겠죠?
글에 상당 부분 동의합니다! 조심스럽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론 노력을 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재능에 포함되지 않나 싶네요. 분명 공부를 좀 더 하면 엄청난 성적을 거둘 것 같은데 쉽사리 공부를 해내지 못하는 사례도 몇 본 것 같습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는 재능은 선천적인 것도 물론 있지만.. 아 재능보다는 역량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후천적인 변화가 가능할 거기에. 다만 한순간에 그 역량이 바뀌기는 쉽지 않아 재능으로 표현하여 보았습니다.
제 생각이랑 완전히 똑같습니다.
노력도 재능이긴 한데
그냥 재능이라 하기에는 노력을 해내는 사람도 있어요
근데 댓글에 말씀하시는 것처럼 못 해내는 사람도 많습니다
쟤는 조금만 더 하면 되는데 그걸 왜 안할까...라는 게 사실
못하는 거라는 이야기죠..
그럼 이건 진짜 후천적 재능이라는 역설적인 단어를 써야 하나? 싶었네요
근데 정규분포상 중간치 역량 애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전체를 논할 땐 신경 안써도 될듯. 고만고만한 애들끼리의 싸움임.
근데 궁금한게 재능의 기준을 뭘로 판단하나요? 부모의 학벌?
서울대의대 부모 자녀는 재능이있고 전문대나 지사대부모 자녀는 재능이 없는건가요? 저는 후자에 가까운데..
저도 예전에 이런 고민 꽤 했어서 댓글 남겨요. 저는 부산의 한 특목고를 나왔는데, 제가 나고 자란 지역은 부산에서도 평균 소득이나 학구열이 꽤 하위권에 있던 지역이어서 '다른 지역 출신 친구들과 경쟁이 될까?'하는 걱정을 품고 고등학교에 진학했어요. 전교 1등도 아니었구요. 역시나 그 학교에는 대단한 친구들이 많더군요. '사'자 직업을 가졌거나 스카이 졸업한 부모님이 그렇게 가까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어요. 저희 부모님은 그런 직업도 아니고 지방 전문대 졸업하셨거든요 ㅎㅎ...
그런데 막상 열심히 학교생활 하다 보니깐, 그런 부모님 밑에서 자라고 사교육 엄청 받은 친구들이 꼭 공부를 저보다 잘하는 건 아니더라구요? 중학교때 좋은 동네에서 날고 기던 친구들이 고등학교에선 저보다 등수 낮은걸 보고 자신감을 꽤 얻은 것 같아요. 저는 원래 목표가 내신 5등급, 부산대 합격이었는데 고1때 이런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니 결국 수시로 성균관대에도 합격할 수 있었네요.
뭐 이것도 제가 물려받은 재능 덕분이라고 하시면 할 말은 없겠지만.. 꼭 부모의 학벌이 자식의 공부 재능에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힘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ㅎㅎ
사람들은 재능이라고 하면 자기 자신의 역량만 생각하는데 (실제 사전적 정의도 그렇고)
좀 더 넓게 보자면
부모님이 시켜서 어릴 때 책을 많이 읽고 자란 아이
수능을 망쳤는데 될 때까지 해보라며 밀어주는 집안 분위기
어릴 때 노력하면 안 될 것이 없다는 이야기를 세뇌(?)당할 정도로 듣고 자란 아이
남들한테 지기 싫어하는 성격
1등이 아니면 못 견디는 성격
전부 다 재능의 영역에 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아는, 암기력 좋고 설명을 곧잘 이해하고 그런 것 외에도요.
실제로 제가 계속 도전할 수 있었던 건
최고가 아니면 못 견디는 스타일이라서 그런 거 같은데
이것조차도 재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성격이 아니었다면 어느 순간에는 동력이 끊어졌을 테니까요
+ 두 번째 댓글의 그런 유전자적인 부분은.. 저는 체감하지 못했습니다.
저희 집안에서 제가 제일 대학을 잘 갔습니다.
저한테 달으신 질문은 아니지만 그냥 보여서 제 생각을 적어봅니다.
처음 한 시간을 가르치면 그 학생의 이해력을 가늠할 수 있고, 두 번째 수업시간이 돼서 그 학생이 숙제를 해온 것과 배운 내용을 소화해내는 퀄리티를 보면 그 학생의 의지(근성)가 가늠이 됩니다. 그러면 딱 두시간만 가르쳐보면 이 학생의 결과가 대강 예상이 가는거죠. 그리고 보통 7~8할 이상은 예상과 맞아떨어지고요.
물론 제 예상과 달리 낮은 학습지능(이해력)으로 뒷심을 발휘해서 좋은 결과를 낸 학생도 있고, 높은 학습지능을 가지고도 뒷심이 빠져서 썩 좋지 못한 결과를 내는 학생도 있기 때문에 예상은 예상일 뿐 비껴갈 수는 있습니다.
저는 공부에는 ① 머리의 재능(=학습지능(이해력, 암기력 등)과 ② 의지의 재능(=노력,근성,끈기,인내심 등)이 있다고 봅니다.
둘 모두를 갖춘 학생은 금상첨화이지만 그만큼 극소수입니다.
그림도 재능 같고 노래도 재능이고(전 심각한 음치임)
공부도... 사실 어떤 환경에서 그걸 꽃 피워 주는 것도 중요한 거 같네요... 무조건 좌절하고 싶진 않지만..ㅋㅋㅋ
저도 글쓴 분 입장과 거의 같은 스탠스입니다.
1등급을 받기 위해 꼭 소화해내야만 하는 볼륨(학습양)이나 학습내용 등이 있고, 그것을 학생들에게 알려준다고 해도 '뭘 해야 하는지 알면서도' 손이 안가서, 귀찮아서 소화해내지 못하는 학생이 있고 (=의지 부족) '뭘 해야 하는지 알면서도 '볼륨을 소화해내지 못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노력 총량 부족) 그런데 반면에 또 어떤 학생들은 이런 볼륨양을 어렵지 않게 해내기도 합니다.
분명 소화해내기만 하면 1등급을 받을 수는 있는데 말입니다.
학습지능의 문제라기에는 소화하지 못하는 친구들도 수업 내용은 잘 이해하고 따라오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노력도 의지도 말씀하신 '후천적 재능'의 영역이라고 봅니다. 타고나는 선천과는 다르게 후천적으로 그 역량이 바뀔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재능이 아닐까 싶네요. 어떤 학생에게는 하루 순공 15시간이 최선이고 어떤 학생에게는 3시간이 최선인 것처럼 말이지요.
뭔가 더 깔끔하게 정리해주셨네요
사실 학습 상담의 대부분은 정말
딱 마주쳐서 몇 마디 나누는 그 순간에 결정됩니다.
말씀하신 학습 지능 부족 / 학습 총량(의지, 노력) 부족으로 나누어 생각하면
보완점을 찾아줄 때도 더 효율적이죠.
노력과 재능 싸움에서 1등급만 기준 삼는 것도 웃김. 애당초 상위 4%는 노력 기본에 운까지 갖춰지는게 맞는데 1등급 아니라고 공부 자체를 단정짓는 건 비약임. 2,3등급 맞았다고 공부는 재능인가요ㅠㅠ 하는 건 공감해줄 수 없음.
그리고 늘 나오는 하루 15시간 & ADHD 도 양극단의 사례를 끌고 오는 거임. 수험생 집단의 분포는 중간이 제일 많은 정규분포일테고 중간에 있는 학생을 기준으로 봐야지.
예컨대 서울대 출신 치과의사가 자기 주변 사례를 보고 공부는 재능이라고 결론 낸게 유튜브에 있음. 근데 설치면 전국에서 날라다니는 개천재들이 모인 곳인데 걔네가 과연 전체를 대변하는 올바른 표본일 수가 있음?
맞습니다. 사람들은 종종 서울대 의대 / 서울대 경영에 갈 수 있는가? 만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죠.. 그 정도 레벨은 정말 피나는 노력에 수능날 운까지 모두 합쳐져도 될까 말까 아닐까 싶습니다
글 읽어보니
재수했는데 제 노력이 한참 부족했던 것 같네요
매일매일 15시간 순공해서 4개월만에 고려대 합격..
덕분에 제 재수생활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더 하게된다면 무지성 노력으로 밀어붙여야겠군요!!
선천적으로 사고력이 뛰어난 것과 처음부터 뛰어나진 않지만 공부를 해나가면서 자기 실력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아는 것 모두 재능이죠. 후자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긴 하지만요
항상 궁금했는데 고기토님 닉 뜻이 뭔가요
데카르트의 명언
재능이 있으면 노력하기도 쉬운듯
요즘 제가 자아성찰? 하면서 느낀 점은 제가 너무 하나의 시선으로만 바라봐왔구나 였어요. 조금만 관점을 비틀어서 보면 또 보는 시야가 달라질텐데 이걸 이해하는 게 참 어렵죠.
이와 별개로 엉덩이 오래 붙이고 있는 것도 저는 재능이라 보는 입장입니다. 이거 어지간한 애들은 못해요.
재능을 어디부터 재능이라고 정의 하느냐에 따라
어떠한 성공에 재능이 더 기여를 많이 했는지 노력이 기여를 많이 했는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한 분야의 최고들을 모아놓고 그 중에서도 최고라고 불릴 수 있는 능력이 재능이라고 생각
타고난 재능이 씨앗
처한 환경이 토양
노력이 물
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력하는 성격도 재능 중 하나인듯
재능무새나 노력무새나 둘 다 깊이가 얕죠. 본인이 공부로 고민해보고 혹은 과외로 여러명 가르쳐보면 압니다. 어디까지가 재능인지 정의가 모호해요. 재능 환경 운 노력 다 작용하는 거니까요.
진지하게 파고들면 결국 이런말 하는 사람 전부 "그래서 xx만큼 투자하면 xx가능?" 따위를 알아보고 싶은거더라고요. 답은 해보기전까진 모르는거죠. 아무리 노력해도 핵심 원인을 못찾았으면 안 되는 건 매한가지고, 이게 재능인지 환경인지 운인지 구분이 의미가 없죠. 그냥 왜 안 됐는지 모르겠을 때 제일 찾기 쉬운게 재능입니다.
수능직전 60여일동안 점수 올렸는데, 이때 그동안 제가 가진 문제점 대다수 교정했고 덕분에 점수 많이 올랐습니다. 다만, 제 기억을 삭제하고 과거로 되돌아간다면 또 성적 올릴 수 있냐?하면 모르겠습니다. 사소한 환경하나가 바껴서, 사소한 운이 살짝 바껴서 안 오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럼 저를 보고 남들은 이렇게 생각했겠죠. 재능이 없구나. 반대로 점수를 올린 지금 현실세계의 저보고는 재능이 있다고 합니다.
수능 잘보셔서 대학가서 과외하실 분들은 열심히해보세요. 몇몇은 용돈벌이라 인생에 큰 도움 안 된다고 하지만 저는 도움 많이 됐습니다. 사람이란 동물이 지식을 어떻게 습득하는지, 사고를 어떻게 확장해나아가는지 볼 수 있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소한 환경 변화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과거에 해온 것들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 개인의 성격이 공부에 어떤 영향미치는 지도 알 수 있죠.
재능 80 노력 20이라고 생각함.
개인적으로 수능시험 이후에 학문에 길에는재능에 영역이 절대적이나 수능까지의 공부에는 충분히 노력만으로 일정이상의 성과를 이뤄낼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믿고 나아가려구요
저또한 수영에 7,8년 가까이 투자한 사람으로서 정말 예체능에 비하면 공부는 훨 나은것 같더라구요. 집 갈때마다 놓여있는 상들을 보면 아직도 가슴이 아픕니다. 신체적인 조건자체가 불리하기에, 혹은 재능이 뒤떨어졌기에 제 노력이 타고난 사람의 1,2년으로 메워졌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고등학교때 급성장을 하여 현재는 정말 타고난 피지컬이지만 그당시 전 그렇지 않았거든요. 아직도 수영관련 영상들을 보면 그때 조금 더 기다렸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물론 현재 제 삶에 정말 만족하긴 하지만 7,8년이 아쉬운건 어쩔수 없나보더라구요. 요즘도 그때 코치님과 종종 만나서 밥도 얻어먹고 있습니다. 코치님도 정말 아쉬워 하시지만 나름대로 꿈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고 기뻐하시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