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시여 제가 지은 죄가 대체 무엇이길래 이토록 저를 미워하시며 저를 끈질기게 파탄내려 하십니까
신이시여 제가 지은 죄가 대체 무엇이길래 이토록 저를 미워하시며 저를 끈질기게 파탄내려 하십니까
제 새파란 청춘을 어두컴컴한 독서실에 쳐박고 하늘조차 마음껏 볼수없는 그 골방속에서 저는 전등불에 눈을 혹사시켜가며
그렇게 18살부터 수능의 노예로 살았습니다.
하지만 신이시여 당신은 저를 너무 낮잡아보셨습니다
고작 원서질 망한것으로 내가 좌절하고 병신같은 개잡대에 기어들어갈거라 생각했다면
좆까 이 개새끼야 착각하지마 나는 간다! 신촌으로
누가 우리를 이렇게 위로한다
낭중지추(囊中之錐)라
송곳은 필부의 주머니에 들어갈지라도 그 날카로운 끝으로 가죽을 뚫어 마침내 세상에 드러날지니
네 비록 개잡대에 기어들어간다 하여도 초야에 묻혀지내던 제갈량이 세상에 나왔듯
40년을 주정뱅이 한량으로살던 한고조 유방이 마침내 천하를 발아래 무릎꿇렸듯 군사독재정권아래 옥고를 치르던 선생께서 마침내 왕좌에 올랐듯
그렇게 넓은 세상에서 너의 두 날개를 펼칠날 올것이라고.
하지만 봉황은 오동나무가 아니면 깃들지 않고 용은 연못에 오래 머물지 않는법
나 다시 독서실로 돌아간다 고독과 싸우며 아름답게 빛을 발하던 그때로
좁고 컴컴한 독서실에서 열정을 난로삼아 책장을 땀으로 적시던 겨울로
아무도 오지않는 계단 한가운데서 오직 생존을위해 눈물젖은 빵한조각으로 하루를 연명하던 그때로
그 진흙속에서 나는 끝없이 인내하며 신촌에대한 사랑의 꽃을 피우리라
N수생들아 함께 가자 아름답던 그때로
시끄러운 술집에서, 화려한 거리에서
거짓된 멋과 표정들을 지어가며 가식적인 웃음을 만발하는
위조된 청춘을 살아가며 그것을 '젊음의 열정'이라 포장하는 동갑내기들의 시장바닥같은 판데모니엄에서
다시 가자! 어두침침한 독서실로,
우울함이 배어나오는 도서관으로 재수종합반으로
우리 아까운 젊음을 시궁창에 쳐박는다 누군가 그렇게 손가락질하고 멸시하고 침을뱉을지라도
우린 알고있다 우리는
목표를 향해 온 열정을 쏟아 날아가며
밤이면 찾아오는 우울함과 고독에 맞서가며 성장해가는 진정한 청춘을 살고있는것이다
난 단지 살기위해 수능을 본다
하루하루 나의 나약함과 모든 충동들에 용기있게 맞서가며 먼 미래가 아닌 오늘 하루만을 세상의 끝 날처럼 살아가며
거듭된 패배로 고단한 육신과 정신을 잠시 쉬었으니 이제 다시 이끌자 아직 소진되지 않은 젊음을
남들 1, 2 년보는 수능을 이토록 질질 끌어놓고도 한심한 결과물을 받은 우리는
이제 현실을 직시하고 스스로를 철저히 반성해야할 때이다
무언가 문제가 있는것이다 그래서 거듭 패배하는것이다 이제 다시 수능에 도전하기엔..
이따위 열정이니, 청춘이니, 꿈이니, 아름다움이니 하는 그럴듯한 말에 혹해 도전하기에 우린 너무 늙지 않았나?
엔수생활은 절대 그렇지 않다
열정도 청춘도 꿈도 아름다움도 아니다 수험생활은 그냥
개좆같은 골방구석에서 병신같은 츄리닝 나부랭이 하나 걸치고
면도도 제대로안한 어지러운 쌍판떼기로
또래들 군대에서 뺑이치다가 곧 나올나이에
얼굴에 노란 솜털도 채 안빠진 좆고딩들이보는 책이나 보면서
아까운 젊음을 허비하는것이다
활짝핀 젊음을 수능으로 시들이는것이다
그러나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왔다 이제 싱그럽던
나의 스물로 돌아갈수 있는 길은 없다
그러므로 그냥 나에게 침을 뱉어라 나는 더러운 사수생이다
아니 침조차 날아오지 않을 정도의 철저한 무관심 속에서 나는
마지막이 되어야할 내 어린 고집을 생각한다
더이상 현란한 말로 내 어리석음을 포장하려 들지 않는다
나는 사수생일 뿐이다
나이가 차도록 인정하고 포기하는법을 배우지 못했다
사실 좌절하지 않는 불굴의 도전이란 10대의 미덕일 뿐
그렇게 무모한 오기를 품고 살기엔 너무 멀리 왔다 나는 지금 벼랑 끝에 있다
하지만 수능이란 얼마나 순수한 도전인가
세상에 이토록 순수한 스스로와의 싸움이 또 있을까?
온갖 공작과 협잡이 난무하는 속에서 오직 순수한 열정과 인내만으로
나는 피워낸다, 연꽃을
더이상의 연락은 없다
나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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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해요
힘내십쇼
필력 쩌시네요..
이제 곧 수능이라 그런ㅈ..어..? 끝났는데 왜..
캬
와..
필력 짱!
3줄요약좀
전 님이 글쓰실때마다 좋아요
500년 뒤 국어 시험에 고전시가로 나올 듯
고전 언어와 매체 ㄷㄷ
ㅋㅋㅋㅋㅌㅋㅋㅋㅋㅋ
깨어나니 남가일몽이라
2011 조웅전 마자요..?
울었다 겨울이었다
진짜 이건 어딜가나 있네 ㅋㅋ
소름
한의대라서 그렇습니당
닥쳐
옯문학 미쳤다
개잡대? 신촌? ?.? 어?
신 : 니가 한 선택이잖아...?
왜 신촌으로 가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송도라고 해야 맞겠지만 시적 허용으로 봐드립니다. 한의대 부럽네요. 4수도 부럽습니다..
와..
이불킥할 것 같은데...
사수 선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ㅂㄱㄸㅂㄱ
그립습니다 나의 우상 버서크닉
오잉 퍼오신 건가여?
버서크닉님의 혼을 담아 올린 겁니다
이거 패소 상고가 제일 멋있는 부분인데 왜 빼셨대
이 몸은 일심동체인지라 상관없습니다
글을 읽다보니.. 상하차 매번 뛰면서 공부하고
그러다가 코피나서 화장실에서 울던 과거가 생각나네요
수고 많으셨겠습니다. 부디 꽃길만 걸으셨으면 합니다
정말 공감되네요.. 하늘이 장차 큰 일을 맡기려는 사람을 시험하는 것이라는 맹자의 말씀처럼 우리 합격하는 그날까지 포기하지말고 화이팅해보아요!
경한 아이유님도 파이팅하십시오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노정의님
래퍼해보세요
18살부터면 수능 5년 공부??
내년에 사수하면 5년차 되겠네요
빰 빰 빰 빰 !
500년후.......옛날에 수능이란 시험이있었는데 여기서 장원급제를 위해 20대의 반을 날려버린 사람이 종종 있었어요. 그 분들의 한이 담긴 가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