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e_is_Bacon [1088761] · MS 2021 · 쪽지

2022-11-19 20:55:53
조회수 3,416

필독)진지글) 2000년대 생들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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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저는 03이고 올해 재수해서 대학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수능 끝나서 이제 놀고는 있지만 제가 문과이기도 하고 안 그래도 요즘 문과가 ㅈ됐다는 소리를 여기저기에서 들어서 저도 제 미래에 대해 조금씩 생각해보다가 이 글을 쓰게 됐네요.


일단 문과로 갔으면 특별한 일이 없으면 보통 1.전문직, 2.공무원, 3.공기업/사기업(중소,중견,대기업) 이 셋 중 하나로 결정된다고 들었습니다.


여기서 저는 2번은 처음부터 관심이 별로 없고, 1번은 상경계열이라 CPA는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근데 SKY 학생 기준으로도 공부기간 3년 이상 걸리고(그마저도 붙는다는 보장 없음), 날이 갈수록 경쟁률은 빡세져서... 지금으로서는 현실적으로 3번이 가장 확률이 높을 것 같긴 하네요.


모든 문과 학생들이 전문직이라는 직업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그 중 공무원을 희망하는 학생을 뺀 나머지 대부분은 3번이 가장 유력할 듯 해서 3번 기준으로 좀 생각해본 걸 써보겠습니다.


일단 기업에 취직하려면 경쟁자를 이겨야 하는거잖아요? 그래서 경쟁률이 높으면 그만큼 취업하기 힘들어질텐데,
이제 내년에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이 취업할 때 쯤(저는 군대를 가야해서 6~7년 후가 되겠네요)에 얼마나 빡셀지는 그냥 우리가 태어난 연도에 얼마나 많이 태어났는지를 알아보면 대충은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좀 찾아봤습니다.




연도 옆에 있는 수가 연도별 출생아수이고, 출처는 나무위키긴 한데 이런 단순 통계는 믿을만 해서 가져왔습니다.


요즘 코로나와 불경기가 겹쳐서 취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계신 대졸 취준생 분들은 92년생~97년생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표에는 안 나와있지만 80년대 중후반에는 60만명대 초반을 기록해서 이 시기에 태어나신 분들은 본격적인 저출산 시대가 시작하기 전 마지막으로 출생아 수가 '비교적' 많았던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제가 태어난 2003년생 및 비슷한 나이대의 학생들이 취업을 준비할 때는 어떨까요? 소수의 90년대생이 있겠지만, 주로 2000년대 생 이후와 경쟁할 거라 생각합니다. 참고로 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2000년 이후, 3년만에 60만명 대에서 40만명대로 추락했습니다. 이 시기가 현재 진행중인 파멸적인 저출산 시대의 시발점이라고 다들 보고 있습니다.


비교하기 편하게 92년생~97년생을 72만명이라 치고, 2000년대 초반 생들을 48만명이라 치겠습니다.(실제 표를 보시면 큰 차이는 안날 겁니다.)


단순히 수만 놓고 비교해보면 사람이 1/3이나 줄었습니다. 그럼 경쟁률도 1/3만큼 줄어서 취업 난이도도 1/3만큼 줄어들까요?








여기서 저는 긍정적/부정적 전망을 나눠서 생각해봤습니다. (참고로 전망은 모두 문과 기준입니다.)

긍정적 전망: 


방금 쓴 대로 동시대의 경쟁자의 절대적인 수가 감소하는 만큼 취업 난이도도 하락할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일본이 있다. 일본은 2010년대 부터 청년들의 취업 난이도가 하락하는 것도 모자라 기업들이 구인난을 겪을 정도인데, 이유는 전후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단카이 세대가 은퇴하면서 일할 사람(보통 15세에서 64세까지를 경제활동인구라고 합니다)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도 근미래에 60년대 생들이 대거 은퇴하는 것에다, 대학생 수도 줄기 때문에 일본과 비슷한 양상을 띨 것이다.


부정적 전망:


대한민국은 현재 서서히 늙어가고 있다. 2020년 16.1% 였던 노인 비율은 10년 후 2030년에는 26.1%가 될 전망이다.(통계청)

노인 비율이 늘어난다는 것은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이고, 이는 대한민국이 서서히 성장 동력을 잃어간다는 것이다.


앞에서 일본을 예로 들었는데, 일본은 아직까지도 1.3~1.4의 출산율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한국처럼 30년만에 출생아수가 1/3 토막(2021년 기준 260,562명)이 나고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나라는 역사상 유례가 없다.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이 근미래에 마이너스가 되지는 않겠지만, 급속한 고령화 및 인구 감소로 저성장 기조가 나타나게 되면 기업은 채용을 축소할 수도 있다.

게다가, 현재 수많은 논문과 보고서가 공통적으로 예측하는 것이, AI 에 의한 기술적 실업이다. 물론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는 AI(강인공지능 이라고 보통 부릅니다)는 가까운 시일 내에 개발되지 않는다고는 하나,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고, 단순 반복을 하는 노동자 및 사무직들은 AI 에 의해 대체가 시작되고 있다. 기업들 입장에서도 이들 대신 효율이 좋은 AI 를 쓰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이것들을 종합했을 때 1/3만큼 인구가 줄어도,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원은 감소분을 상쇄할만큼 적어질 가능성이 있고, 이렇게 되면 취준생들은 현재보다 더욱 고통스러워 질 것이다.


그리고 사회가 고도화 됨에 따라, 경쟁력이 없는 문과보다는 과학 기술의 트렌드를 상대적으로 잘 따라가는 이과생을 채용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어, 문과의 입지는 더 좁아질 예정이다. (물론 기업이 채용을 축소한다면 문과든 이과든 상관없이 힘들어지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수능이 끝나서 다들 홀가분하게 여유를 즐기는 사람이 많을 텐데, 너무 진지한 글을 써서 분위기를 흐리는 건 아닌가 싶네요.


근데 이게 먼 미래가 아니고 몇 년 이내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 저출산이 국가 재앙급 사회문제인데 반해 그렇게 심각하게 다루어지지는 않는 것 같아서 문제 제기를 하려는 의도로 글을 써봤습니다.


제가 맞다는 게 아니고, 여러분과 의견을 나누고 싶어서 글을 작성한거고, 제가 틀린 부분도 있을 수 있어서 반박이나 의견 추가 같은 것도 환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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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1100411 · 22/11/19 20:57 · MS 2021

    컴공 바이럴같은
  • 쎄닐 · 955292 · 22/11/19 21:55 · MS 2020

    저도 관련해서 고민이 많네요 컴공으로 갈지 전문직으로 갈지..
    아무래도 한국의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컴공쪽으로 가는게 맞겠지만 당장의 전문직이 눈 앞에 보여주는 안정성이 너무나 매력적이네요
    수능전에는 컴공에 가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니 고민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 쎄닐 · 955292 · 22/11/19 21:55 · MS 2020

    재수하면서도 계속하던 고민인데 이제 곧 결정해야할 때가 오겠네요.

  • 치킨마크니 · 756136 · 22/11/20 03:08 · MS 2017

    전문직을 준비하세요. 후회하지 않도록..
    비전공자여도 개발자는 plan b로 준비할 수 있습니다.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하긴 하지만요.

  • 어디의대갈까 · 1194045 · 22/12/17 12:24 · MS 2022

    들어가기는 쉬운데(인구감소 효과) 들어가서 버는 돈은 줄어들듯(인구감소 효과)
    피똥싸서 월 1500 버냐 비교적 쉽게 월 900 버냐 차이네요 예전 세대 vs 요즘 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