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사 이야기 54편 - 이순신은 왜 위대한가
제가 수능 전에 마지막으로 쓰는 글일 것입니다.
제가 여태 세계 2차 대전, 특히 일본 제국과 미국이 맞서 싸운 태평양 전쟁을 자주 언급해왔습니다. 때문에 인물들에 대해서도 꽤나 알고 있으며, 자세히 알고보면 비호감인 인물, 알면 알수록 호감인 인물이 많이 나뉩니다.
영화 <미드웨이>에서도 잠깐 등장했지만, 여러분은 잘 모르는 '월리엄 홀시'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진짜 투우소 같은 매우 정열남이랄까요? 사고방식이 단순하면서도 매우 용감하면서 강한 느낌을 주는 제독이 있습니다.
윌리엄 프레드릭 홀시 주니어. 세계 2차 대전기 태평양 전쟁에서 활약한 유명한 제독 중 한 명. 아쉽게도 필자가 매우 집중적으로 연재한 진주만 기습과 미드웨이 해전에서는 참여할 기회가 없었다. 홀시라는 인물과, 그가 미드웨이 해전 당시 심각한 질병으로 작전에 참가하지 못할 때 추천한 후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링크 참조
https://blog.naver.com/imkcs0425/60153235063
이 홀시 제독이 한 유명한 말이 저는 개인적으로 매우 마음에 듭니다.
"세상에 위대한 사람은 없다. 오직 당신이나 나같이 평범한 인물들이 일어나 맞서야 하는 위대한 도전이 있을 뿐이다"
참으로 와닿는 말 아닌가요? 개인적으로 제가 과외도 많이 받아보고, 재수학원도 다니면서 느낀게 정말 인간미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천재들을 많이 보면서, 내가 공부를 해서 먹고 살 수 있나?? 하는 의심도 많이 들고 방황한 적도 많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홀시라는 인물의 저 명언이 정말 참되고 뜻 깊은 명언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에 와서는 교육에서도 타고난 재능을 발휘하는 것, 사람의 뇌가 발전하는 것에 대해서 선천적이지 않고 후천적인 노력으로 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 오랫동안 논쟁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사실 여러분이나 저나 막 엄청난 천재로 태어난 것은 아니잖아요?
결국에는 일단 세상에 태어난 이상, 이 몸과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약한 것이 2가지 입니다, 체력과 멘탈. 이 두 가지가 약해서 삼수까지도 했고 부족한 성적도 많이 올렸지만, 최종적으로 제가 꼭 가고 싶던 대학에는 갈 수 없었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수능 만점자들을 매우 존경하는 것이(물론 그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고 절대 비하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시로 들자면 실제 수능의 개발을 맡았던 퇴직 교수에 의하면 원점수 6점 차이 정도는 동일 실력으로 보아야 한다고 인터뷰한 바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단순히 머리가 좋고 또 열심히 공부했을 뿐만 아니라, 체력 또한 매우 좋았습니다.
사람이 젖먹던 힘까지 쥐어 짜내서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계속 앉아서 어려운 문제를 연속적으로 푼 다는 것 자체로 학생들에게 큰 어려움입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선 영국 고딩은 그냥 가만히 앉아있는 것도 힘들겠다고 놀라더군요. 저는 체력이 다소 약해서, 항상 맨 마지막 과목에서 삐끗했습니다. 그래서 과학탐구 중에서 화학을 제일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물리 화학을 고르면 무조건 물리를 먼저 쳐야 하는 부조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시험 자체만으로도 어려운데, 이것을 자기가 공부한 것들을 침착하게 실수하지 않고 자기 실력만큼 발휘하는 것, 오랫동안 지치지 않고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에는 매우 강력한 체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지난 게시글에서 저는 수능 만점자들을 그야말로 문무겸비의 인재들이라고 평가했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실제 복원도를 바탕으로 유추한 피규어인데, 사실 여부는 저도 정확히 모르겠네요
https://www.bobaedream.co.kr/view?code=strange&No=2884477
다시 제목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왜 이순신이 위대한가? 물론 이에 대한 답은 다양하게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늘 힘겹게 알바를 하다가 고등학교 후배랑 카톡을 하다가 순간 깨달았습니다. 저처럼 누구나 인간은 지치기 마련이고 체력이랑 멘탈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순신은 두 가지가 초인적인 수준이었습니다.
체력에 대해서는 일단 고생한 역사를 모두가 아니까 뒤로 두고, 멘탈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여러분 입장에서, 전교에서 제일 싫어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모두가 이 학생이 나쁜짓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담임선생님은 이 학생을 감싸고 돕니다.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저를 싫어하십니다.
어느 날 갑자기 그 싫어하는 놈의 모함 때문에, 원래 학생회장직을 성실히 수행하던 입장에서 거꾸로 이제는 학교의 대표적인 불량아라고 갑자기 뒤집어 씌웁니다. 모든 학생 앞에서 망신을 주고 웃게 만듭니다. 진짜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담임의 비합리적인 체벌은 당연합니다.
얼마 지나서 드디어 명예회복을 했는데, 제가 이런 충격적인 대접을 받았다는 것으로 어머니가 큰 충격을 받으시고 쓰러지셨습니다. 본인은 너무나 억울해서 어머니 앞에서 엉엉 울음을 토합니다.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서 정상적인 일상 생활이 가능할까요? 저도 가출한 적도 있고 어머니랑 싸운 경험도 많아서 멘탈이 깨진 경우가 좀 있습니다. 당연히 시험기간이 되면 저는 예민해졌고, 뭔가 사소한 문제로 항상 싸우고 공부에 방해가 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순신은 저 위의 내용을 나이 40 넘어서 겪고, 더 큰 스케일로 망신당했으며, 실제로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균이 홀라당 다 태워먹고 남은 12척의 함선으로 133척(아마 작은 배를 포함해서 333척인듯 합니다 개인적으로)이랑 맞짱을 까서 이겼습니다.
저도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이순신 장군의 위대함은 그 결과물로서 증명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열심히 알바를 뛰고 나니까, 바로 깨달았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위대함은 그 튼튼한 체력과 멘탈에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일상 생활에서도 갑자기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큰 혼란에 빠질 것입니다. 그런데 억울한 일을 당하고 그것에 충격을 먹어서 어머니가 돌아가셨음에도, 자기 원래 하던 일로 바로 복귀해서 아무도 승산이 없다는 싸움을 합니다.
저였더라면 아마 억울하게 끌려간 시점에서 멘탈 박살나고 진짜 세상을 등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런 모진 고초를 겪으면서도 버티고,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세계사적으로 말이 안되는 결과를 내었습니다. 제가 아마 소원을 빌 수 있다면, 이순신 장군의 멘탈을 주세요 하고 기도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천재로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모두 평범합니다. 그러나 우린 평범한 사람으로서 매우 어렵고 큰 도전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차분하고 진지하게 정신만 똑바로 붙들어메고 주어진 일에 침착하게 집중할 수 있다면, 그것이 여러분의 정신적 성장이요 앞으로 20대 창창한 앞날의 발판이자 10대 마지막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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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는 시험공부기간 길어야 한달반이지만 정시는 최소 10개월이상 장타니 체력싸움임
수시형학생 정시형학생의 구분은 머가리가 수능식으로 돌아가냐 내신식으로 돌아가냐보다 저걸 할 체력과 멘탈이 되느냐로 구분해야해요 ㄹㅇ
항상 글 잘보고있습니다. 모함당하고 모친이 쓰러지신것도 극단적인 상황이지만 백성들이 도살당하고 나라가 망하기 직전이였다는 더 극단적인 상황이 부각되지 않은 글인거같아 당연하지만 약간 아쉬워서 글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