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삼환 [824224]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22-10-17 21:4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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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윤리] ‘진짜’ 수능윤리 평가원 시험지에 미친 사람이 본 평가원 시험지의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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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윤리(14~22).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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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와 사상(14~22).pdf

제목은 “[윤리와 사상] ... ”으로 지었어도 좋았을 텐데 그냥 생윤이 더 대중적이라 저렇게 지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생활과 윤리 컨텐츠 만드는 유삼환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그냥 심심풀이로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과목의 평가원 시험지의 양식이 어떻게 생겼는지 탐구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가장 최근 치러진 평가원 시험인 2023학년도 9월 모의평가에서 새로운 출제 양식이 등장했잖아요, 그래서 관련 글을 한번 써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전 모의고사 등을 만드는 데 있어서 문항의 미관은 생각보다 중요해서, 문항 제작하시는 분들께서 이 글을 참고하시면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2023학년도 9월 모의평가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양식의 변화는 “갑, 을 : ” 혹은 “(가), (나) : ”였던 것이 “갑과 을 : ”, “(가)와 (나) : ”로 바뀐 것인데요, 



2023학년도 9월 모의평가 윤리와 사상 3번 문항


2023학년도 9월 모의평가 생활과 윤리 6번 문항


워낙 눈에 띄는 변화라 굳이 수능윤리에 미쳐 있는 놈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발견할 수 있으셨을 거예요. 후기를 들어 보니 윤리만 파기는커녕 국어, 수학, 영어까지 여러 과목을 하시는 일반 수험생분들의 눈에도 쉽게 들어왔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기존에 사용되던 ,(콤마) 부호가 평가원의 의도를 충분히 살리지 못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 같습니다. ,(콤마)는 and의 의미로 쓰이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 or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방정식의 해를 표시할 때입니다.


x^2 –6x +8 = 0이라는 이차방정식을 푼다고 해 봅시다. 풀이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x^2 –6x +8 = 0

(x –2) (x –4) = 0

x = 2, 4


“x = 2, 4”.

대부분의 수학 교재에서 위 방정식의 해를 이렇게 적습니다. 모두 아시겠지만 여기서 ,(콤마)는 or의 의미로 쓰였습니다. 그런데 기존의 평가원 기출문제를 찾아보면, “ⓝ 갑, 을 : ~”이라는 선지가 있을 때 “~”의 진술에 갑이나 을 둘 중 한 명이라도 동의하지 않는다면 ⓝ 은 틀린 선지가 되었으므로, 평가원은 and의 의미로 확정될 수 있는 다른 표현을 찾아야 했을 것입니다. 그것이 아마 접속조사인 ‘와(과)’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이전에도 평가원은 시험지의 미세한 양식을 바꾼 사례가 몇 번 있는데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한번 알아볼까요?


1. 줄 바꿈의 기준




두 양식 중 어느 것이 최근의 평가원 시험지의 양식과 일치할까요? 바로, 위의 양식입니다. 위의 양식은 2020학년도 생활과 윤리 수능 문제지에서, 아래의 양식은 2015학년도 생활과 윤리 9월 모의평가 문제지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줄이 어절 단위로 바뀌는 것은 과거에도 종종 지켜지던 관행이긴 했습니다. 그런데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아주 많았죠. 그런데 2015학년도 평가원 시험지에서부터 조금씩 확대 적용되더니, 2016학년부터는 평가원의 확고한 양식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최근 기출문제들을 확인해 보세요. 물론 어절 단위로 줄을 바꾸었을 때 한 줄이 너무 빽빽하거나 지나치게 널널해지는 경우에는 융통성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요.


2021학년도 6월 모의평가 생활과 윤리 17번 문항


2021학년도 9월 모의평가 생활과 윤리 7번 문항


2019학년도 6월 모의평가 윤리와 사상 13번 문항



그래서 오히려 정말 웬만한 수능윤리 강사보다도 수능 윤리 기출문제를 더 많이 보는 제 입장에서는 올해 나온 2023학년도 6월 모의평가 윤리와 사상 5번 문항의 양식 이탈이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절 단위로 줄이 바뀌어야 한다는 기존의 관행을 이유 없이 깨고 있더라고요. 이런 건 일반 수험생분들은 발견하지 못하신 ‘정말’ 미세한 포인트죠?


2023학년도 6월 모의평가 윤리와 사상 5번 문항


첫 줄 끝의 ‘행’ 자를 다음 줄로 내리거나 두 번째 줄 처음의 ‘동과’ 자를 첫 줄로 올렸으면 좋았을 텐데요.


2. 발문


평가원은 발문 양식을 바꾼 적도 있습니다. 다음의 두 발문 중 어떤 것이 최근 평가원 시험지의 양식과 일치하는지 맞춰 보세요.



아래의 발문이 최근 평가원 시험지의 양식과 일치합니다. 위의 양식은 2020학년도 생활과 윤리 수능 문제지에서, 아래의 양식은 2022학년도 생활과 윤리 6월 모의평가 문제지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과거에는 평가원에서 단독 사상가 문항을 출제할 때 ‘다음 사상가’라는 표현을 썼지만, 2021학년도 6월 모의평가부터는 ‘다음을 주장한 사상가’라는 표현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윤사에서는 ‘다음을 주장한 사상가’라는 표현과 ‘다음 사상가’라는 표현이 2021학년도 6월 모의평가 이전에도 혼재해 있었고, 여전히 사상가가 아니라 사상을 제시문으로 등장시킬 때는 ‘다음 사상’이라는 표현이 쓰이고 있습니다.)


평가원이 변경한 적이 있는 관행인 것은 아니지만, 평가원의 기출문제에서 예외 없이 지켜지고 있는 발문 양식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있는 대로 고른 것은?’과 ‘고른 것은?’의 구분입니다. ㄱ, ㄴ, ㄷ, ㄹ 중 적절한 것들로만 구성된 선지를 고르는 문항에서 평가원은 ‘있는 대로 고른 것은?’과 ‘고른 것은?’을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ㄱ, ㄴ, ㄷ’, ‘ㄴ, ㄷ, ㄹ’ 등 세 개짜리 선지가 포함된 문항의 경우 발문을 ‘있는 대로 고른 것은?’으로 쓰지만, 두 개짜리 선지들로만 구성된 문항의 경우에는 발문을 ‘고른 것은?’으로 씁니다. 아래에는 샘플을 두 개만 보여드리겠습니다. 기출문제 목록에서 확인해 보시면, 평가원이 이런 ‘진짜’ 미세한 포인트들까지 엄밀하게 지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일 본인이 푸는 모의고사에서 이런 디테일을 놓치고 있다면, 출제자가 평가원 기출문제의 미세한 포인트는 놓치고 있다고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반은 농담)


2019학년도 6월 모의평가 윤리와 사상 16번 문항


2022학년도 6월 모의평가 생활과 윤리 6번 문항


3. 기호


평가원이 사용하는 < >(홑화살괄호) 기호의 폰트도 바뀐 적이 있습니다. 둘 중 어느 것이 최근 평가원의 기출문제 양식과 일치하는지 맞춰 보세요.




최근 평가원의 기출문제 양식과 일치하는 것은 아래의 모양입니다. 위의 양식은 2018학년도 생활과 윤리 6월 모의평가 문제지에서, 아래의 양식은 2020학년도 생활과 윤리 9월 모의평가 문제지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평가원에서는 2018학년도 수능까지 홑화살괄호 기호를 아래 양식의 모양으로 쓰다가 2019년 6월 모의평가부터 지금까지 쭉 위의 아래 양식의 모양으로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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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수능윤리 평가원 기출문제에 미친 사람이 본 수능윤리 평가원 시험지의 양식에 대한 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수험생분들께서는 그냥 재미로 보시고, 문항 제작하시는 분들께서 도움을 받으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에 더해 2014학년도~2022학년도까지의 생윤 및 윤사 기출문제 합본 pdf 파일도 첨부해 놓을 테니 필요하신 분은 다운로드받아서 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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