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위키 [1031424]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2-09-26 18: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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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 “응급 상황에 한의사 나설 수 있다는 것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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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당직 때 늘 하던 일이라 몸이 저절로 반응…기내 응급 키트 다양하게 구비”
▶인터뷰: 비행기내에서 응급 처치한 박혜웅 한의사.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지난 9월 7일 김포를 출발해 부산으로 가는 비행기내에서 응급환자가 발생, 이 자리에 있던 박혜웅 한의사가 응급조치를 해 공항내 119 구급대원들에게 무사히 인계했다. 당시 상황은 어떠했고 같은 상황을 겪을지도 모르는 한의사들이 어떻게 대처하면 좋은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간략한 본인 소개를 해 달라.
우석대 한의대 08학번이고 현재 경남 김해시 소재 요양병원에서 4년째 근무하고 있다.

▶비행기 내에서 응급환자에게 의료행위를 했다. 당시 환자 상황은 어땠나.
비행기가 김포에서 출발해 부산에 도착하고, 안전벨트 지시등이 꺼져 승객들이 짐을 꺼내며 비행기에서 내리려고 줄을 서고 있을 때였다. 한 중년 여성분이 ‘여기 사람이 쓰러졌어요’ 라고 다급하게 외쳤고, 뒤를 돌아 봤더니 젊은 여학생으로 보이는 분이 축 늘어져 중년 여성분에게로 안겨있는 모습이었다. 승무원들이 환자를 수차례 소리내어 불러보았지만 환자는 대답이 없이 눈을 감고 늘어져 있었고, 곧 기내에 의료인이 있으면 도와달라는 방송이 울렸다.

▶어떤 치료를 했나.
우선, 호흡과 맥박을 확인했는데, 다행히 호흡과 맥박은 잘 유지되고 있었지만, 눈을 뜨지 못하고 불러도 반응하지 못하는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의식소실이므로 우선 뇌로 향하는 혈액을 늘리기 위해 환자를 눕히고, 여성 승무원으로 하여금 꽉 끼이는 속옷과 바지를 풀게 하였으며, 다리를 객실 의자에 올려놓고 안정을 취하게 하는 한편, 인영맥을 촉지하며 혹여나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지 않을지 감시했다.
이윽고 환자가 서서히 눈을 떴다 감았다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고, 부르는 말에 작게나마 대답하는 상황이 됐다. 환자는 이곳이 비행기 기내임을 인지하며, 자신이 이름과 나이를 말할 수 있었고, 춥고 몸이 떨린다 호소하며 식은땀을 흘리기에 혹 저혈당을 의심하여 승무원들께 부탁해 사탕을 구해서 환자 설하에 물렸다. 그러고 있는 사이 신속하게 공항내 119대원들께서 도착하였고, 들것에 실어 구급차에 이송하였는데, 구급차에 누워 있을 때는 환자가 눈을 완전히 개안하고 대화가 가능하신 모습을 보여서 그때 안도하게 됐다.
이후에는 구급대원들과는 전원할 병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승무원들과는 환자 보호자에게 어떻게 연락드려야 할지를 일러 드리고 내 짐을 챙겨 자리를 떠났다.

▶닥터콜이 나왔을 때 순간 망설여지기도 했을 텐데.
솔직히 환자가 좀 멀리 있었으면 고민했을 수도 있었을텐데, 워낙 지근거리에 있었고, 당직 때 늘 하던 일이라 그런지 아마 내 몸이 ‘그냥 일하는 중이었나보다’ 하고 반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른 한의사들도 같은 상황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은지 말해달라.
항공기 승무원들께서도 기본적인 응급환자 대처교육을 이수했지만 구급법을 적용함에 있어서 실제적인 경험의 부재로 인해, 생각보다 기초적인 부분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다. 또 응급환자라고 해서 항상 어려운 상황만 있는 것은 아니고, 내가 접했던 상황처럼 간단한 처치만 필요한 경우도 많고, 또 현장에 나만 있는 게 아니라 다수의 의료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또, 기내에는 제세동기를 포함해 기본적인 응급의약품이나 키트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어 어느 정도 발생할법한 상황에 대한 대처가 가능하게끔 세팅되어 있다는 것도, 사후에 승무원 규정집을 읽어보면서 알게 됐다.
근래 들어 한의학 폄훼와 한의사 혐오가 도를 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비행기 기내 응급상황에 한의사는 나설 수 없다는 식의 조롱 섞인 밈(meme)이 도는 것을 보고 분개하고 마음 아파 했었던 일이 생각났다. 그럴수록 우리는 행동으로 보여줘야한다. 닥터콜을 접하시게 된다면 고민하시지 말고 한번 나서보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Tag#응급치료#비행기#박혜웅#한의사



출처 : http://www.mjmedi.com/news/articleView.html?idxno=55427 




사례2


비행기 내에서 응급환자 치료한 이정빈 공보의
기내서 배뇨곤란 복통 호소 환자에 추나 및 침 치료로 해결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지난 11월 인천에서 프라하로 가는 항공기내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했고 이 자리에 있던 이정빈 공보의(28·경기 이천시 보건지소)가 추나 및 침 치료로 조치를 취했다는 훈훈한 소식이 알려졌다. 이 한의사를 만나 당시 상황을 들어봤다.

▶간략한 본인소개를 해 달라.
우석대 09학번이고 현재 경기도 이천시 보건지소에서 근무하는 공중보건의 3년 차다.

▶비행기내에서 응급환자에게 추나 및 침치료를 했다고 들었다.
지난 11월 1일 인천에서 프라하로 가는 대한항공 기내였다. 이륙 후 8~10시간 정도 지났을 때 기내에 응급환자가 발생해 의사를 부르는 닥터콜이 1차로 있었고, 조금 뒤 의료인, 간호사, 물리치료사, 응급구조사 등을 부르는 닥터콜이 2차로 있었다.

두 번째 닥터콜이 나오고 스튜어디스에게 내가 의료인이라고 말을 했는데 “다른 간호사께서 응급처치를 했으니 안 나서도 될 것 같다”고 해서 자리에 있었다.

그 후 응급환자의 아내가 보여서 말을 나눠보니 환자는 배뇨곤란으로 인해 복통이 심한상태였고, 기내라서 도뇨관은 못해 배에 핫 팻 처치만 한 상태였다. 전혀 나아지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그래서 보호자, 환자의 동의를 구하고 추나 침 치료를 했고, 환자는 복통이 감소하고 곧 소변을 봤다. 이렇게 해결된 것이다.

▶응급상황이라고 해도 나서기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떤 환자일지 모르는 것이 가장 두려웠던 것 같다. 모르는 환자의 책임소재를 떠 맡는 게 쉽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아픈 사람 있으면 도와야한다(웃음).

▶당시 환자의 상태가 어땠었나.
한참동안 소변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장시간 비행을 하여 배뇨곤란으로 인한 복통을 호소했다. 병력을 청취해보니 특이사항은 없었고 상황 해결하고 나서 귀국 후 검사 받아보라고 했다.
환자는 일산에 사는 아저씨였고 아들이 35살이라고 했으니 60대 이상 일거라 짐작한다. 부부가 패키지 여행을 왔다고 했다. 치료 하러 갔을 때만 해도 말없고 안색이 안 좋은 사람인줄 알았는데 치료 후에는 굉장히 활달하고 안색 좋은 분 이었다. 거칠게 껴안으며 감사표시를 해서 그런지 인상 깊게 남았다.

▶어떤 치료를 했나.
기내라서 약은 없었고 가방에 비상용으로 들고 다니던 침이 있어 추나와 침 치료를 했다.

▶현재 공보의 3년차다. 앞으로 꿈은 무엇인가.
성인이 된 이후로 꿈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냥 편안하고 재밌게 살고 싶다.

출처 : http://www.mjmedi.com/news/articleView.html?idxno=34068




사례3

"기내 응급상황에 한방 응급조치 시도 결정...한방물품은 구비 안돼"


(앵커멘트)찾아가는 라디오, 다음은, 특별기획 ‘암 그렇고 말고’ 시간입니다. 오늘도 부산 사하구 다대동에서 경인한의원을 운영하고 계신 박태열 원장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박태열 원장님은 30대 초반에 방광암 선고를 받은 뒤, 20여 년 동안 14번의 수술과 한방치료를 병행하면서, 힘겨운 투병 끝에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살고 계신 분입니다.

박태열 원장님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박태열원장입니다.)

 
질문1) 원장님께서 부부여행을 가던 비행기 안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했다구요?

-지난주에 잠깐 말씀드렸습니다만, 2006년 12월 말에 친구들과 함께 마닐라로 부부 동반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동안 내 병 수발을 하느라 고생한 아내에게 조금이라도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계획한 여행이었습니다.

우리가 탄 비행기가 김해 공항을 출발한지 한 시간가량 지났을 무렵이었는데요. 야간 비행인 탓에 승객들은 대부분 기내식을 먹고 나서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꾸벅꾸벅 졸다가 승무원의 안내 방송에 잠이 깼습니다. 기내에 의사 선생님이 계시면 승무원에게 알려 달라는 방송이 두어 번 반복됐습니다.

뭔가 의사의 도움이 필요한 응급 상황이 생긴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 방송을 듣고 무의식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긴 했는데, 막상 승무원을 부르려니 갈등이 생겼습니다. 방송에서는 분명히 <한의사>가 아닌 <의사 선생님>을 찾고 있었고, 실제 기내에 <의사 선생님>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습니다. 또, 출산과 같이 한의사가 아니라 의사 선생님이 필요한 상황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함부로 나서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리에 도로 앉았습니다.

그래도 무슨 일인지 궁금해서 기내 앞뒤를 조심스레 둘러봤습니다. 마침 제가 앉은 자리가 통로 쪽이라서 앞뒤를 살피기엔 유리한 위치였습니다. 언뜻 비행기 맨 뒤쪽 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람이 보였고 승무원이 그를 돌보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순간 응급상황이 발생했고 이 비행기에는 의사 선생님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의사니 한의사니 하는 생각으로 망설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나는 얼른 일어나 비행기 뒤쪽으로 갔습니다.



질문2) 환자 상태는 어땠습니까?

-가까이 다가가서 한의사인 저의 신분을 밝혔습니다. 그 때까지 쓰러진 환자에게 심폐소생술과 산소공급을 하고 있던 승무원의 당황한 표정으로 봐서 심상찮은 상황이라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쓰러진 사람은 50대 후반 쯤 돼 보이는 여자였습니다. 얼굴은 종이짝처럼 창백해져있었고 손발은 이미 싸늘했습니다. 의식도 없었습니다. 위급하고 위험한 상황이라는 직감이 들었습니다. 승무원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기내에 구비된 장비를 이용해서 바이탈 사인(체온, 호흡, 맥박, 혈압)을 체크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맥박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고, 혈압이나 호흡도 청진기로 잴 수 없는 아주 위급한 상태였습니다. 입술과 손끝이 퍼렇게 변하는 청색증이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말초조직은 혈액순환이 잘 안 되고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그 때는 환자보호자가 나타나지 않아서 평소 정신질환이나 협심증, 뇌경색 같은 혈관질환을 앓고 있었는지 확인할 방법이 전혀 없었습니다. 단지, 조금 전에 기내식을 먹고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서다가 갑자기 쓰러졌다는 옆 좌석에 앉아있던 사람의 증언이 있을 뿐 환자의 병을 진단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단서라고는 별로 없는 막막한 상황이었습니다.

청색증이 있기 때문에 일단 산소마스크를 씌워서 산소를 공급하는 동안 다시 진맥을 하려고 시도했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맥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손목에도, 목 동맥에도 맥박이 감지되지 않았습니다. 순간 이미 심장이 멎은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면서 머리가 쭈뼛 섰습니다.



질문3) 응급처치로 침을 놓으셨다면서요?

-이 응급환자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심장박동을 회복시키는 것이라는 판단이 들어서 심장이 정상적으로 뛰게 할 방법을 찾고 있을 때, 뒤에서 승무원이 <지금 한의사 선생님께서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며 보고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마 조종실에서 환자의 상태를 묻는 연락이 온 것 같았습니다. 환자에게는 내가 도착하기 전부터 한참동안 심폐소생술과 산소마스크를 하고 있었는데도 손과 입술에서 생긴 청색증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만약 심장이나 호흡이 빠른 시간 안에 되돌아오지 않는다면 뇌를 비롯한 다른 장기들이 산소 결핍으로 인해 매우 심각한 위험에 빠질지도 모릅니다. 그런 긴박한 상황 속에서 구급조치를 하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미 너무 늦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환자의 체온이 완전히 떨어지지는 않았기 때문에 일말의 희망은 있었습니다. 그 실낱같은 희망에 기대를 갖고 심폐 소생술과 함께 한방 응급조치를 시도하기로 결정하고 혹시 기내에 준비된 침이 있는지 승무원에게 물었습니다.

저는 여행을 다닐 때는 항상 침을 휴대합니다. 그런데 비행기를 탈 때만큼은 보안상의 문제로 침을 갖고 비행기 안에 들어갈 수가 없어서 늘 화물로 부쳤습니다. 물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승무원에게 기내에 준비되어있을지도 모르는 침을 찾은 것인데, 승무원은 갑작스런 저의 질문에 당황하더니 침과 같은 한방물품은 필수 구급품이 아니라서 비행기 안에 준비되어있지 않다는 대답을 했습니다. 급한 대로 바늘은 있는지 물었더니 승무원이 사적인 용도로 갖고 있던 바늘을 갖다 줬습니다.

그런데 바늘은 침과 달리 손잡이가 없어서 골무 없이는 찌를 때 환자의 피부뿐만 아니라 저의 손까지 찌를 수 있습니다. 소독을 한 다음에 저는 손끝이 찔리는 통증을 감수하면서 바늘로 입술 부근과 그 외 두어 개의 구급혈을 찔렀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습니다. 다시 다른 구급혈을 찌르는 순간, 환자의 손가락이 움찔움찔하며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것은 환자가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였습니다. 희망을 갖고 다시 몇 군데 경혈에 바늘을 더 찌르자 환자가 미약하나마 아프다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몸을 가눌 정도는 아니었지만 위급한 상황이 해결되고 있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잠시 후에는 몸 전체를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뒤에는 감고 있던 눈도 떴습니다. 손목과 목에서도 맥박이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운항중인 비행기 안이라는 특수 상황이라서 다른 승객이나 안전운항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환자를 구하기위한 모든 일은 매우 신속하면서도 차분하고 침착하게 진행됐습니다. 그때 조종실에서 다시 연락이 왔는지 승무원이 내게 와서 환자의 상태를 물었습니다. 그리고 비상 착륙을 해야 하는 상황인가 아닌가 물었습니다.



질문4) 매우 위급한 상황으로 보이는데 비상착륙은 하지 않았습니까?

-그 때가 김해공항을 이륙한 지 두 시간쯤 지날 무렵이었는데요, 항로 지도에는 우리 비행기가 타이완 상공을 막 지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만약 환자를 위해서 정상 운항을 포기하고 가까운 공항에 비상 착륙하게 된다면, 그것은 다른 승객들에게도 또 항공사에도 매우 곤혹스러운 일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위험한 환자를 태운 채 예정대로 운항하다가 최악의 상황이라도 생긴다면 어쩌겠습니까? 기장도 운항 중에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직접 환자를 진찰한 저의 판단을 물어본 것인데, 이제 나의 말 한마디에 비상착륙을 해야 할지 말지 기장의 판단이 좌우될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만약 내가 비상 착륙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환자의 안전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다른 승객의 스케줄은 다 망가질 것이고, 항공사도 막대한 부담을 떠안게 될 것입니다. 만약 큰 문제가 없다고 대답해서 운항을 계속하다가 만의 하나 환자가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모든 책임을 내가 감수해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었습니다. 물론 무엇보다 환자의 생명을 위한 조치가 가장 우선순위에 있긴 하지만, 그런 판단을 위해서는 다른 승객이나 항공사의 사정을 완전히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의 명백한 증거가 있어야합니다. 현재의 상황만으로는 비상 착륙이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일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조금 전까지는 의식을 잃은 환자 때문에 곤란을 겪다가 이젠 운항문제에까지 얽혀져서 더욱 난감하게 됐습니다.

그런 긴박하고 중요한 일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다행히 그때는 환자가 의식이 어느 정도 돌아왔고 입술과 손에 생겼던 청색증도 사라지며 조금씩 호전 반응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비상착륙문제는 조금만 더 경과를 지켜보고 판단하자고 대답했습니다. 내 손에 엄청난 일이 달려있다는 심적 압박을 느끼면서 다시 구급혈에 침을 더 시술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는 더 회복되고 있었고 나중에는 대화도 나눌 정도가 됐습니다.

질문5) 다행히 의식이 회복되었는데, 환자에게 평소 지병이 있었습니까?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환자는 평소 저혈압증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비행기 안의 산소 부족과 맞물려 <저혈압성 쇼크>가 일어났던 것이었습니다. 이 질환은 스스로 숨을 쉴 수 있는 상태에서는 산소를 공급하면서 적절한 구급 조치를 하면 의식이 곧 돌아오는데, 이 환자는 평소 심폐기능이 그다지 좋지 않았는지 심각한 증세를 보인 것 같았습니다.

잠시 후 환자가 앉을 수 있을 정도가 돼서 내가 준비해 간 구급 한약을 복용시켰습니다. 그 후 비교적 빠르게 회복되며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그제야 그동안 어디에 있었는지 보이지 않던 환자보호자도 술이 거나하게 취한 채 나타났습니다. 다시 조종실로부터 비상 착륙 여부를 묻는 연락이 왔습니다. 이제는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승무원도 저도, 더 이상 비상 착륙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탄 비행기는 비상착륙 없이 정상운항을 해서 필리핀에 도착했습니다. 뒤쪽에 좌석을 연결해서 환자를 눕히고 계속해서 환자 곁에서 쪼그려 앉아서 상태를 살피던 나도 그제야 다리를 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착륙과 동시에 환자는 내 손을 떠나 구급차에 실려 공항의무실로 갔습니다. 구급차에 실려 갈 당시에 그 환자는 거의 정상으로 회복되어 있었습니다.

질문6) 나중에 항공사에서 감사패를 전달했다면서요?

-짧은 일정의 여행을 마치고 부산으로 돌아온 후에 저는 비행기 안에서 있었던 그 일을 잊어버리고 진료에 몰두하고 있었는데, 몇 주 뒤 그 항공사 직원이 저의 진료실로 찾아왔습니다. 기내에서 응급환자의 생명을 구하고 정상 운항에 도움을 준 보답으로 항공사 대표의 이름이 새겨진 감사패를 전달해줬습니다. 그 감사패는 지금도 저의 진료실에 놓여있습니다.

(앵커멘트) 네,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원장님, 다음 주에 또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부산 사하구 다대동에서 경인한의원을 운영하고 계신 박태열 원장님이었습니다.  



출처 : http://news.bbsi.co.kr/news/articleView.html?idxno=756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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