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븐4Answer [592707] · MS 2015 · 쪽지

2022-09-25 01: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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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알바하면서 가장 불쌍했던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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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판에서 돈 땡기려고 질문조교, 관리조교, 채점조교 등등 안해본 일이 없었습니다. 박봉으로 시작해서 결국 나름 과외로 한딱가리 하는 선생이 되었지만, 나중에는 돈이 안 되어도 자진해서 학원 알바를 하곤 했습니다. 


일단 약간 노동의 신성함을 알게 된다고 해야 하나, 박봉 받으면서, 도시락 까먹으면서 중간중간 질문 받던 완전 무명시절의 초심을 기억하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일 것이고요. 

두 번째는 과외 선생으로만 있다 보면 의도치 않게 최신 트렌드를 못따라갈 가능성이 있어서 거기 있는 다른 조교님들의 고견을 또 듣는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뭐 각설하고, 지금까지 보면서 가장 불쌍했던 학생은 파이널 논술 기간 채점조교로 일하면서 답안지로만 봤던, 얼굴도 모르는 학생이었습니다. 


거의 백지 상태인데 마지막에 한 줄이 적혀있더군요. ‘제발 엄마한테 성적보내지 말아주세요ㅠㅠ부탁드려요’ 


사도세자 뒤주같은데 감금당한채 공부하던 제 고딩 동창이 생각나기도 하고 오지게 짠해져서 바로 싸장님께 보고 드렸습니다. 싸장님께서도 쿨하게 쟤는 문자 보내지 말라고 해주셨고요. 


그 학생이 지금은 어머니에게 성적 통보가는게 무섭지 않은 사람이 되었을지 궁금하네요. 19년도의 이야기니 N수 박은게 아니라면 지금쯤 대학생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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