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메건 [981361] · MS 2020 · 쪽지

2022-09-25 00:3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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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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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낭만주의적 지진아의 고백은

눈물겹기도 하지만,

이제 가야만 한다.

몹쓸 고통은 버려야만 한다.

 

한때 한없는 고통의 가속도,

가속도의 취기에 실려

나 폭풍처럼

세상 끝을 헤매었지만

그러나 고통이라는 말을

이제 결코 발음하고 싶지 않다.

 

파악할 수 없는 이 세계 위에서

나는 너무 오래 뒤뚱거리고만 있었다.

 

목구멍과 숨을 위해서는

동사(動詞)만으로 충분하고,

내 몸보다 그림자가 먼저 허덕일지라도

오냐 온몸 온정신으로

이 세상을 관통해보자.

 

내가 더 이상 나를 죽일 수 없을 때

내가 더 이상 나를 죽일 수 없는 곳에서

혹 내가 피어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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