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쿠트 [1102657] · MS 2021 · 쪽지

2022-09-21 17:4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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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사태] 러시아의 부분 동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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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베르쿠트입니다.


원래는 개천절 전후쯤 해서 찾아뵈려 하였으나, 워낙 긴급한 이야기가 도는지라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늘 그렇듯이, 제가 모12밴인 관계로..ㅠㅠ 좋아요를 부디 꼭 눌러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또한, 자료 출처 중 일부가 특정 쪽에 편향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양해를 부탁드리며, 이 점에 대해 고려하시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과거

 사실 동원령 떡밥은 개전 초부터 돌던 것이었습니다. 애초에 키이우 전투에서 러시아군의 20만 병력으로 우크라 전역을 채운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돈바스 반군의 전 사령관인 스트렐코프는 4월달부터 총동원령을 울부짖을 정도였으니까요.

 사실, 푸틴을 비롯한 러시아 정부는 동원령에 대해 별 흥미를 느끼진 않았을 껍니다.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이 나와도 돈바스 전역에서는 화력 우위, 헤르손 전역에서는 기동성 우위를 통해 7월 초까지 성과를 내었고, 리시찬스크의 함락 이후, 적은 병력임에도 전선이 유지되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추계 공세로 인해 상황이 달라지게 됩니다.

 발리클레아를 돌파당하고, 우크라이나군의 돌파구를 막지 못한 러시아군은 심대한 피해를 입고 오스킬 강 동안으로 패퇴했습니다. 하르키우 전역을 담당할 예정이었던 하르키우 군민정청은 러시아로 런치면서 사실상 멸망당했고, 러시아군 3군단 역시 크게 녹아내려버렸습니다. 물류 거점 및 돈바스 전역의 러시아군 HQ가 위치한 이지움이 우크라군에게 넘어간 건 덤이구요.

 제가 과거 글에서 다루었던 건 추계공세까지였고, 그 후에도 전황이 서서히 안좋게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3일 전쯤 우크라이나는 결국 오스킬 강을 도하하는데 성공했고, 러시아가 꼭 함락시킬거라고 하던 바흐무트는 러시아군 수중에 완벽히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돈바스 전역 개전 당시(4월) 러시아가 돈바스 완전 해방을 노리던 기간은 9월 15일이었는데, 아직 도네츠크 지역의 40%를 우크라이나 측이 쥐고 있으며, 루한스크 일부도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하려고 시작했습니다. 더욱 암울한 건, 돈바스 반군 지역에서 징집할 인구가 0에 가까워지고 있구요.


2. 동원령의 발효

 푸틴이 대국민 연설을 하기로 한 것은 어제였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측의 해명에 의하면, 건강 악화로 인해 오늘로 미뤄진 거구요. 연설 이전의 푸틴 일정 중에는 우방국들과 만나서 정상회담을 하는 자리가 몇몇 있었는데, 러시아에게 우호적인 시그널이 아니었다라고 전해집니다.

 결국, 러시아는 현지 시각 기준 오전 9시, 그니까 오늘 오후 3시에 대국민발표를 통해 부분 동원령을 발효하게 되었습니다. 징집 대상의 경우 아래 사진을 보시면 됩니다. (출처를 보니 우크라이나 쪽이라 내용이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출처 : https://t.me/perepichka_news/44318)

(번역을 아마 제가 가져온 쪽에서 구글 렌즈를 통해 한 모양인데, 원문을 읽을 줄 아는 분들이 자세히 번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단 3단계로 나누는 것 같은데, 아마 첫 대상이 될 1차 동원대상에는 35세 이하의 예비군, 45~60세까지의 장교 예비군이 해당되며, 2차에서는 1차 대상에 더해서 35~40세의 예비군과 건강상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은 사람, 3차에서는 50세까지의 예비군과 군사교육을 받은 여성을 데려간다라고 적혀있습니다. 이 병력들은 전쟁 전 검사를 받고 군사훈련을 추가로 받은 후 전장으로 투입한다고 합니다. (이 내용은 러시아 공영방송 타스 피셜)

 단순 비교는 힘들겠지만 우리나라로 치자면 1차가 대충 예비군 1~4년차를 끌고 가는거고, 2차가 민방위 정도 끌고가는 거고, 3차는 전시에 예비군들을 최대로 확장했을 때가 맞을 거 같습니다.

 뭐...경제는 ㅈ박고 있는거 같습니다. 안그래도 러시아의 2022년 7월 GDP가 마이너스 4%로, 마이너스로 전환되고 있었는데, 러시아의 대표 주가 지수인 RTSI 지수마저 몇일 전부터 ㅈ박더니 이 글을 쓰는 9월 21일 기준 당일만 -3% 가까이 추락했습니다. 환율의 경우 글을 쓰는 9월 21일 기준으로, 동원령이 발표된 3시 즈음에 팍 꼴아박았으나, 지금은 안정된 상태입니다. (아래 링크를 가시면 변화 정도를 보실 수 있으십니다.)

(주가지수 : https://kr.investing.com/indices/rtsi)

(원-루블 환율 : https://kr.investing.com/currencies/rub-krw)



3. 개인적인 전망

 결국 러시아가 전쟁이 예상과 다르게 오래 가고, 그로 인한 병력 쪽수의 한계를 인정한 거 같습니다. 당장 헤르손 교두보도 우크라이나 군을 꽤나 갈긴 했으나, 서서히 밀리는 것이 보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돈바스 전역의 경우에도 인력 부족으로 인해 완편되지 못하는 btg가 늘어나는 등의 모습이 관측되고 있구요.

 러시아 내부에서 총동원령이냐 부분 동원령이냐 말이 많았을 거 같습니다. 강경파들은 총동원령으로 핵사용까지 불사하며 우크라이나를 깔아뭉개야한다라고 주장했으나, 산업 및 경제적 측면에서 총동원령의 경우 전후 산업에 무리가 가는 것이 없지않아 존재합니다. 그로 인해, 아마 부분동원령을 위에서처럼 3단계로 나누고, 3차 부분 동원령은 사실상의 총동원령으로 하는 식으로 타협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그나마 동원병력들에게 다행인점을 생각해봤더니, 동원령으로 징집한 병력들 중 실제 전장에 내보내는 병력은 소수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기존에 타 지역에 배치된 병력들이 우크라이나로 이동하면서 생긴 공백을 메우는게 대부분일 거입니다. 아마도 동원된 병력들 중 상태가 좋은 일부만을 실제 전장에 투입할 것으로 보이구요. 또한, 동원령을 내린다고 해서 돈바스나 헤르손에서 동원병력들이 보이지는 않을껍니다. 우크라이나가 모스크바 앞까지 밀고온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군사훈련은 어느 정도 받고 보낼 껍니다. 그리고 이렇게 훈련받은 병력들의 재배치, 부대 적응, 작전 계획 등의 기간을 계산하면, 동원병력들이 전선에서 보이기 시작하는 때는 올해 말~내년 초 겨울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모인 병력들이 준비되면 러시아군은 전쟁에서 마지막 판돈을 건 승부를 걸지 않을까 싶습니다.

 푸틴의 연설과 내용을 들어보면서, 독소전 당시의 스포츠궁 연설이 떠올랐습니다. 역사를 조금 아시는 분들이라면, 괴벨스가 스탈린그라드의 패배를 인정하면서, 동시에 사람들 모아놓고 총력전을 주장했죠. 실제로, 나치 독일의 산업체제 및 행정을 전쟁에 최적화하도록 하는 명분을 주었죠. 키이우 전투가 모스크바 방위전이고, 돈바스 전역이 독일군의 청색 작전, 헤르손 전역이 르제프 공방전, 그리고 이번 추계 공세가 스탈린그라드 전투라고 본다면, 이번 연설은 이번 전쟁의 큰 분기점이 될 거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러시아가 전술핵을 쏜다 안쏜다라는 말이 많은데, 안쏩니다. 아니, 안쏴야 하고, 안쏘리라 믿습니다. 러시아가 전술핵을 쏘고나서 어떤 행위로든 보복행위가 없이 전술핵이 용인된다면, 우리는 당장 아가리 닥치고 핵무장해야합니다. 북괴가 러시아의 저런 행위를 보고 배우면, 그 다음 날아가는 건 서울입니다.



감사합니다. 다시 한번 모23밴으로 인하여 글이 안보이기 때문에, 좋아요를 꼭 부탁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P.S. 관련된 질문은 댓글로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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