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gito Ergo Sum [1105120]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2-09-16 19:50:30
조회수 12,579

[칼럼] 다가오는 수능에 불안감을 느낀다면

게시글 주소: https://image.orbi.kr/00058412073

안녕하세요.


수능이 벌써 60일 밖에 남지 않은 시점입니다. 


오늘은 제가 이맘때쯤 느꼈던 것들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작년에 지금 정도의 날짜로부터 한 1~2주 정도 전에 공부를 시작했던 기억이 있네요.



사실 지금 시기에 가장 큰 문제는 아마도 불안감이 아닐까 싶습니다.


남들은 벌써 실모 푼다더라, N제 몇 권 풀었다더라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더 그럴 겁니다.



어제 어떤 분께서 쓰신 글 중에 이런 말이 있었죠.


"두 달이면 많은 걸 바꿀 수 있는 시기이다."


사실 이런 말은 워낙 많이 들으셨을 테니 넘어가도 되겠지만


"다만 그걸 못해서 문제다."라는 말에는 다들 공감하실 겁니다.



제목에 '불안감을 느낀다면' 이라고 적었는데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불안감을 느끼는 게 당연한 겁니다.


"60일 남았으니까 당연히 불안하지." 같은 소리가 아니고



공부는 원래 열심히 할수록 점점 더 불안해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공부를 시작하기 전의 저는, 세상 누구보다도 당당했습니다.


당장 시험을 쳐도 서울대를 갈 거 같고, 이때까지 공부를 안 했지만 하면 금방 오를 거 같고.


한 마디로 '불안감' 자체가 없었습니다. 어차피 하면 될 건데 왜 불안하지?



이후에 공부를 시작하고, 실력이 늘면 늘수록 불안감에 휩싸였죠.


이 말도 되게 중요한데, 실력이 향상될수록 불안감은 커진다고 봅니다.


실제로 국어든 수학이든 졸다 시험을 쳐도 100점을 받을 실력이 아닌 이상


다 불안할 겁니다. 오히려 100점에 근접한 학생일수록 어쩔 줄 몰라하는 경우도 있죠.


왜냐하면 한 부분만 잡으면 되는데, 그걸 어떻게 할지 모르겠으니까요.



저도 현역 때는 그 불안감이, 제가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생기는 건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수능, 세 번째 수능을 준비할 때 깨달았던 건


실력이 늘면 늘수록 불안감이 커진다는 거였죠.



그래서 학생들과 처음 수업을 시작할 때도 항상, 


"나중에 실력이 늘면 불안해질 건데, 그때는 ~~~"라는 말을 해줍니다. 


그럼 다들 실력이 느는데 왜 불안해지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지만


나중에 가서는 공감하더라구요.



당연히 불안한 학생 중에는 정말 아무것도 안 해서 불안한 경우도 있을 거고, 


반대로 불안하지 않은 학생 중에서도 정말 완벽해서 불안하지 않은 경우도 있을 겁니다.



다만, 지금 공부를 닥치는 대로 하는데 왜 이렇게 불안한지 모르겠는 학생 분들께서는


조금만 참고 그냥 원래대로 집중하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사실 이게 잘 안 됩니다. 아무리 불안해 하지 말고 하던 걸 하라고 해도


그게 다 뜻대로 되면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다 성공해야 할 겁니다.



저는 그 얘기를 아버지께 수없이 들었음에도 언제나


"알아요. 아는데 불안한 걸 어떡합니까." 라는 말을 했었죠.



그러나 적어도 저는 그 부분에서는 한 단계를 넘어서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그런 위로를 전하면 (그때의 저처럼)


"엄마는/아빠는 내 마음을 몰라."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제가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은 


이미 이겨내 본 입장에서 전하는 것이니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성공 수기를 보고 공부에 그닥 관심이 없는 현실 친구들은


고려대에서 반수했으니 2개월만 해도 서울대 사범대 성적은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연고대 인문계열 학생들이 서울대를 목표로 1년 내내 준비하지는 않을 겁니다.



재수 때 성공했던 게 저만의 공부법을 확립한 덕분이라면,


세 번째 수능에서 단기간에 실력이 향상될 수 있었던 건 그에 대한 확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도 저는


"아니 하루에 18시간 공부하면 대충 4개월 동안 반수하는 애들이랑 똑같네."


하고 시작했습니다. 한 번도 제 자신에 대한 의심을 하지 않았을까요?



당연히 의심한 적이 있었겠지만, 제가 가지고 있던 확신보다는 약했던 거 같네요.



열심히 달리는 수험생 분들께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열심히 하니까, 알게 모르게 실력이 느니까 불안한 거라고..


이걸 깨달으면 확신도 생기는데, 눈에 보이질 않으니 참 믿기가 어렵습니다.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으니 마지막까지 힘내서 달리셨으면 좋겠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유익하게 보셨다면 좋아요 + 팔로우 부탁드립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