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joy the waves [1024650]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2-05-18 13: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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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8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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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5월 18일, 5 18 42주년 기념일입니다. 5 18, 5 18하는데 정확히 뭔지는 저도 전에는 잘 몰랐어서 간단히 정리해보려 합니다.


택시운전사 영화 보셨나요? 



송강호가 주연을 맡은 5 18을 다루는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영화에도 나오듯이 5 18때는 사람들이 억울한 죽음을 많이 당했습니다. 

그분들의 피 위에 이 땅의 민주주의가 세워졌고 그렇기에 오늘 우리가 자유를 누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18 민주화 운동의 시발점이 된 것은 거슬러 올라가자면야 박정희 치세 내내 이어져온 독재라 할 수 있겠지만, 직접적인 요인은 1979년 12월 12일에 일어난 12 12 사태라 할 수 있습니다. 


당시 보안사령관이었던 전두환은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았고, 서울의 봄이라 불렸던 1980년 4월과 5월에 있었던 전국적인 시위를 진압하고 5월 17일에 전국비상계엄을 선포함으로써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했습니다. 이때 시위를 하던 서울대학교를 비롯 대부분의 대학과 단체들이 5월 16일쯤부터는 정상 수업에 들어갔으나 광주에 소재하던 대학들에선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전두환을 필두로 한 신군부는 국회를 무력으로 장악하곤 광주, 경기, 강원 지역에 군을 투입하여 5월 17일 밤에는 전남대와 조선대를 폭력적으로 장악하게 됩니다.


18일부터는 본격적인 저항과 진압이 일어났고, 공수부대가 투입되어 유혈참극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대학생 위주로 진행되던 시위는 곧 광주 전체로 옮겨붙었고, 계엄군은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합니다. 이후 광주에서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시민군이 결성되어 필사적인 저항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21일 잠시 철수하는가 싶던 계엄군 공수부대는 광주를 봉쇄하였고, 그 과정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총을 난사해 여럿이 사망하는 일도 생겼습니다. 시민들의 저항과 군의 진압은 이후 27일까지 계속됩니다. 광주의 비극은 다른 지역에선 광주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는 점에서 더 심화됩니다. <택시운전사>에도 나오듯이 정부가 모든 언론을 통제하여 다른 지역에선 그런 일이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고, 광주 내 언론뿐 아니라 지상파들까지 보도를 내지 못했습니다. 정부에선 광주의 항쟁을 ‘빨갱이들의 내란’으로 홍보했고요.


27일에는 전남도청에 모여있던 최후의 항쟁자들을 대상으로 한 진압이 시작되었는데 그 당시 도청에서 박영순씨가 한 마지막 방송은 한국 근현대사에 길이 남았습니다. 

 

 사랑하는 광주 시민 여러분,
 지금 계엄군이 쳐들어 오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우리의 형제 자매들이 계엄군의 총칼에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계엄군과 끝까지 싸웁시다.
 우리는 끝까지 광주를 사수할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를 잊지 말아주십시오.
 우리는 최후까지 싸울 것입니다.



정규군과 시민의 싸움은 일방적으로 끝났고 1980년 항쟁은 독재를 종식시키지 못하는 듯 보였지만 광주에서 사그라드는 듯 보였던 불씨는 1987년 6월 항쟁에서 다시 피어났고 산업화와 더불어 오늘까지의 대한민국을 이끌어 온 민주화를 이루어냈습니다.

5 18의 공식적인 사망자는 170명 정도지만 당시 호적 등록율이 저조하고 공식 기록에 암매장, 실종자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사망자는 800여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얼마 전 전두환도 죽고 노태우도 죽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민주화는 어느 정도 자리잡은 듯 보입니다. 평화적으로 대통령을 헌법에 근거해 탄핵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뽑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지 않아도 쿠데타를 일으킬 생각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독재에 맞서 쳐들었던 자유와 민주주의의 깃발을 훼손하는 일은 오늘날에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자신의 권력을 국민에 우선하는 썩은 정치인들, 과거의 비극을 자신들의 현재로 악용하는 이권집단들, 자신과 뜻이 다르면 무조건 까내리고 비판하는 각계각층의 사람들. 5 18을 생각할 때면 이러한 모습이 혹, 우리 자신의 모습이 아닌가 돌아보게 됩니다.


오늘 우리가 너무 자연스럽게 누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선열들을 위해 오늘 잠깐이나마 묵념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rare-Celebrity rare-시그너스 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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