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램(김민재) [476057] · MS 2013 (수정됨) · 쪽지

2022-04-12 13:44:01
조회수 4,865

'재진술'이라는 것의 가장 쉬운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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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피램민재입니다.


최근 많은 강의/교재에서 '재진술'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면서, (문맥상 동의어 등 다양한 용어로 설명되고 있죠.)


이러한 부분에 대해 연습하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나아가 제 교재/강의에서도 이러한 '재진술'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된 질문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이렇게 '문맥상 같은 말'을 찾으며 정보량을 줄여내는 행위는 밀도 높게 정보가 제시되는 최근의 트렌드에서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경로를 통해 학습하고 계실 테지만, 오늘은 조금 더 직관적이고 중요한 재진술에 대해 다뤄볼까 합니다.


적당한 용어를 찾지 못했는데, (그럴듯한 걸루 추천좀 ㅋㅋ)


저는 "같은 단어가 반복되면 끌고 내려 가라."라는 태도를 많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물리적 거리가 떨어져 있는 '같은 단어'는 해당 지문 이해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몇 가지 예시를 들어볼까요?





2021학년도 수능 '예약' 지문 1문단입니다. 여기서는 '채권'과 '급부'라는 개념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채권'은 '특정 행위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고, 이때의 '특정 행위'를 '급부'라고 합니다.




같은 지문의 3문단입니다. '예약'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면서, '채권을 발생시키는 예약'과 '예약 완결권을 발생시키는 예약'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들은 민법에서 각각 '편무예약', '일방예약'이라는 용어로 표현되는 내용들입니다. 그런데 평가원은 이 간결한 용어를 쓰지 않고, 왜 굳이 저렇게 길게 풀어써 준 것일까요?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 동안의 출제 방식을 생각하면 '채권'이라는 개념을 반복할테니, 앞에서 정의를 끌어 와 더 깊게 이해하라는 배려라고 할 수 있습니다.


1문단에서 '채권=특정 행위(급부)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채권을 발생시키는 예약'은 곧 '예약상 권리자가 특정 행위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기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같은 단어'가 반복되었다는 걸 파악했으면, 끌고 내려 와 이해해야 합니다. 


한편 '예약 완결권'은 '채권'이 아닌 것이 되기에, 이때의 예약상 권리자는 '특정 행위'를 요구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이것만 체크해도, 당시 28번 문항(제 교재라 3번으로 되어 있네요)을 아주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예약 완결권을 발생시키는 예약'은 '채권'을 발생시키는 것이 아니기에, 예약상 권리자가 예약 단계에서 요구할 수 있는 '급부(=특정 행위)'는 없습니다. 물론 이 문제는 훨씬 많은 생각의 흐름을 요구하는 고난도 문항이지만, 이것만 제대로 잡아냈다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답을 고를 수 있었을 겁니다. 




또 다른 예시를 봅시다.



2019학년도 수능 '법률 효과' 지문 2문단입니다. 여기서는 '법률 행위=의사 표시를 필수적 요소로 하여 법률 효과를 발생시키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지문을 공부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여기서 '의사 표시'와 '법률 효과'라는 말부터 반복되고 있습니다. 1문단에서 두 개념을 정말 중요하게 다루었거든요. 따라서 이때 '법률 행위'라는 개념의 정의는 머릿속에 확실하게 정리가 되어야 합니다.




같은 지문의 6문단입니다. 여기서 '의사 표시'와 '법률 효과'라는 말이 반복되었습니다. 참고로 이 지문의 3~5문단에서는 '의사 표시' 및 '법률 효과'라는 말이 제시되지 않습니다. 무려 3문단을 건너 뛴 다음 비로소 반복이 된 것이죠.


아무튼, 여기서 발생한 채무 불이행은 '의사 표시'가 작용한 것이 아닌데도 '법률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말을 보자마자, '법률 행위가 없어도 법률 효과가 발생할 수 있구나.'와 비슷한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법률 행위'라는 개념의 정의를 끌고 내려 와서 이해했을 테니까요.




이러한 생각을 했다면, 당시 높은 오답률을 기록했던 16번 문항의 정답을 바로 골라낼 수 있습니다. 이것이 국어를 잘 하는 사람들이 시간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눈알을 굴리는 게 아니라, 애초에 지문 속에서 생각을 한 정보인 거예요. 그리고 그 정보를 얻는 방법은 평가원이 언제나 제시했던 '같은 말을 활용한 재진술'이구요.




이번엔 과학 지문에서 확인해볼까요?



2019학년도 9월 모의평가 'STM' 지문의 2문단입니다. 여기서 '기체 분자들이 시료의 표면에 붙는 것=시료 표면의 관찰을 방해하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이는 STM이라는 기술의 목적인 '시료 표면 관찰'을 방해하는 것이기에, 아주 큰 문제, 즉 중요한 정보로 머릿속에 담아둘 수 있습니다.





같은 지문의 3문단입니다. 여기서 '단분자층 형성 시간'이라는 개념을 정의하고 있는데, 이때 그 정의가 '기체 분자들이 관찰하려는 시료의 표면에 달라붙기까지의 시간'입니다. 여기서 '기체 분자들이 시료의 표면에 붙는 것'이라는 말이 반복되었다는 걸 인식하면, '단분자층 형성 시간=관찰을 방해하기까지 걸리는 시간=관찰 가능 시간'이라는 재진술을 잡아낼 수 있습니다. 지문에 없는 말을 추론한 것입니다. 이게 바로 '재진술'의 위력인 것이에요.







아니나다를까, 평가원은 이 내용을 체크했는지 집요하게 물어보고 있습니다. 이런 선지를 처리하는 속도가 빨라져야 비로소 시간을 남길 수 있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봅시다. 이번엔 조금 어렵습니다.




2020학년도 6월 모의평가 '금융과 경제 안정' 관련 지문의 2문단입니다. 여기서는 '전통적인 경제학'이 '미시 건전성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본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는 건 어렵지만, '금융이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에 영향 미치지 못함'과 '자산 시장에서는 버블이 존재하지 않음'이라는 두 가지 내용이 나왔다는 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같은 지문의 3문단입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금융 시스템이 와해되어 경제 불안이 확산'되었고, 저금리 정책이 '자산 가격 버블에 따른 금융 불안을 야기하여 경제 안정이 훼손'될 수 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금융과 경제 성장', '자산 시장 버블'이라는 말이 반복되는 모습입니다. 즉, 이전의 생각과는 달리 '금융이 경제 안정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밝혀진 것입니다. 그 양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저금리 정책이 '자산 가격 버블'에 따른 '금융' 불안을 야기하여 '경제 안정'이 훼손된 것이죠. 결국 앞에서 이야기했던 두 가지 이유, '금융이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에 영향 미치지 못함'과 '자산 시장에는 버블이 존재하지 않음'이 모두 깨져버린 것입니다. 그냥 '같은 단어'가 보이면 끌고 내려 와 재진술시켰더니, 지문의 흐름이 잡히는 모습입니다.




이런 내용은 역시 정답 선지로 나와야 제맛이죠.






이처럼 '재진술'이라는 것을 체크하는 데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가장 간단하고도 강력한 도구는 바로 "같은 단어가 반복되면 끌고 내려 가라."라는 태도입니다.


이게 습관이 되면 정보량을 줄이는 게 너무나 쉬워지고, 지문을 장악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 '선지 판단의 속도'가 매우 빨라집니다. 여러분이 시간 모자란 건 위에서 본 저런 선지들에서 눈알 굴리며 많은 시간을 쓰기 때문이거든요.


그리 어려운 태도가 아니니,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연습해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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