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우 [677168]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22-04-12 01:3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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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학습에 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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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강생들로부터 EBS 교재 활용에 관한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제가 EBS 교재 학습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EBS 관련 수업도 진행하지 않으니, 불안감에서 발로 한 질문들이 대부분이죠. 상담을 하거나 수업을 통해서는 EBS 학습법 관련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 편인데, 그간 오르비를 통해서는 관련하여 글을 남긴 적이 없더군요. 맘먹고 쓰자니 쓸데없이 길어질 것 같고, 그렇다고 대충 쓰고 넘기려니 이후에 불필요한 오해들이 생길 것 같아 어줍잖은 글솜씨지만 명확한 방향과 제 입장을 남겨두려고 합니다. 하여 이후에 누가 EBS 교재 학습법과 관련하여 제게 질문을 한다면 이 글을 공유하는 것으로 답변을 갈음해 볼 생각입니다.


 당연히 아시겠지만 아래의 내용은 다분히 저의 주관적 견해입니다. 즉 제 수업 노선에 맞게 어느 정도 각색이 들어갔다는 이야기죠. 객관적인 지표들을 어느 정도 활용하긴 하겠지만, 결국 제 이야기입니다. 이에 반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저와 쓸데없이 논쟁을 할 필요는 없고, 본인이 원래 추구하던 학습 방향을 이어가시면 될 듯합니다. 그리고 내신을 대비하기 위한 EBS 학습 및 국어 외 타 과목에 적용되는 것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EBS 교재를 가지고 수업하시는 일선 학교 선생님, 학원 강사들의 노력을 폄하할 생각도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해둡니다.


 다분히 제 수업 노선에 맞춘 주관적인 견해라는 것, 그리고 오직 수능 국어에만 적용되는 견해라고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EBS에 대한 제 생각은 분명합니다. "반드시 학습해야 합니다."


 평가원에서는 올해 학습방법안내서 발간을 통해, 지문 활용 유형, 핵심 제재‧논지 활용 유형, 자료 활용 유형, 문항 아이디어 활용 유형, 개념‧원리 활용 유형 등 총 5가지 유형을 공개하며 EBS 연계의 방향성을 설정해두었습니다. 이는 예년에도 그랬고, 앞으로 EBS 연계 정책이 존속하는 한 계속해서 이어질 방향성입니다. 대입에 있어 평가원은 절대 '갑'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 메시지에 따라 공부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EBS 교재 학습은 반드시 해야만 합니다.


 다만 그냥 무지성으로 학습하라는 입장은 아닙니다. 하여 EBS 연계 정책이 도입된 배경과 그 교재가 어느 범위까지 수험생에게 효용성을 가져다주는지, 그리고 학생들은 이를 어떻게 학습해야 하는 지를 구체적으로 말해보려 합니다.



 1. 연계 교재 반영, 그 배경에 대한 이해


 평가원이 'EBS 교재를 수능과 연계시키겠다'고 공언한 최초의 취지는, 주지의 사실이듯 사교육비 절감과 공교육의 정상화였습니다. 그리고 연계 정책이 직접적으로 탄력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1학년도 대입부터 입니다. 제가 이때 마지막 수험생활을 하고 있었기에 그 움직임을 크게 느낄 수 있었죠. 과거 EBS 수능 강의는 유료 강의였고, 참여 정부 시절 이를 무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EBS 연계가 어느 정도 현실화되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실질적으로 연계가 본격화된 것은 그 다음 정부의 일이었습니다.

 당시는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기준이 될 만한 강의나 교재가 마땅히 없어 교과서를 기반으로 한 사설 문제집과 얼마 되지 않는 기출 문제들이 전부였던(물론 EBS 수능 특강, 10주 완성, 수능 완성, 파이널 등의 교재도 있었습니다) 시절입니다. 설마하니 평가원이 메가스터디와 같은 사설 업체들의 강의를 활용해서 공부를 하라고 하진 않았겠죠. EBS에서는 일부 학원 강사들의 강의도 올렸었지만, 주로 학교 교사들을 중심으로 한 스튜디오 녹화 강의만을 진행하였고(이후에는 파견 교사 시스템과 소규모 학생들을 놓고 현장 강의를 진행하여 녹화를 하고 송출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중 유능한 학교 선생님들은 사교육 업체들의 스카웃 대상이 되면서, EBS가 일종의 강사 공급처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이 존재했었던 때입니다.


 교육 인프라가 미비한 도서 산간 지역의 수험생들은 수능을 대비하는데 여전히 어려움을 가지고 있었고, 이러한 지역간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과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했습니다. 정책이 발표될 시점의 대학 진학률은 80%를 상회하였고, 그에 따라 대학 입시(또는 입시의 방향)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여론도 높게 형성이 되었습니다. 이후 새로 취임하신 대통령께서도 유년 시절, 자신을 끈질기게 따라다녔던 가난의 대를 대학 진학을 통해 극복했다고 생각하는 분이었기에 관련 교육 정책을 입안하는데도 속도가 붙었습니다. 실제 공무원 시험의 경우 아예 고등학교 교과를 전격적으로 반영하면서 수능 1, 1.5세대 선배 강사 분들 중 많은 분들이 공무원 시장으로 이적하셨습니다.



(신영남뉴스, 2010.03.19)


 대통령께서 후보 시절 당시 참석했던 교육정책토론회에서 문제의 그 발언이 나왔습니다.


 "EBS 강사들은 메가스터디보다 수준이 낮다"


 현장에 참석한 이원희 한교총 회장은 즉각적으로 후보의 말을 반박했고, EBS도 공식 입장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발언의 의미는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대통령 후보께서 당선 이후 교육 정책(과 EBS 운용)에 크게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것만큼은 분명했습니다. 당선 이후 대통령은 EBS 교재를 연계 교재로 채택하고 연계율을 70%까지 높이는 정책을 천명했습니다. 이후 직접 EBS 사옥을 방문하여 교사들을 격려하고, EBS 강의 형태와 시스템을 전격적으로 혁신하는데 힘을 실었습니다. 

 연계 정책이 적용된 첫 모의 평가는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EBS 교재에 나와있는 지문과 문제가 그대로 출제되었고, 이런 경향은 9월 모의 평가까지 이어졌습니다. 당시 수험생이었던 저 역시도 EBS 교재를 위주로 공부를 하였고, 수업을 하던 강사들도 '이제는 적과의 동침을 해야한다'고 얘기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해 시행된 2011학년도 수능에서 체감 연계율은 바닥을 쳤고, 연계가 되어 어디선가 본 듯한 지문이었지만 문제는 틀리는, 어려운 수능(기이한 시험?)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막을 내렸습니다. 


 무엇이 문제였던 것일까. 사실 평가원은 EBS 교재를 직접적으로 연계하겠다고 말을 하면서도 학생들이 이 교재를 바탕으로 수능에 필요한 사고력을 훈련하기를 기대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6, 9월에 보여준 미숙한, 어쩌면 실험적인 출제들로 인해 수험생들에게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되었고, 결과적으로 불수능이라는 결과를 낳았던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이후 입시판은 혼란스러워집니다. 부침이 심한 이곳은 매년 수험생들이 물갈이 되면서 사람들마다 메시지가 단일화되지 않고, 마케팅과 이권에 의해 혼탁한 양상이 전개됩니다. 다시 말해 EBS 교재를 연계해야 하면서도, EBS 교재를 연계한 사설 문제를 피해야 한다는 평가원의 딜레마(즉 EBS 교재에서 어느 정도 직접적인 연계성을 보여주지 않으면,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을 것이기에 EBS 교재 내 지문과 소재를 어느 정도 활용을 해야 하지만,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기치 아래 강사들의 추적을 따돌려야 하는, 수능이라는 시험의 본 취지, 즉 사고력 측정이라는 본질이 흐려지는 것을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 하는 딜레마)와 사교육 관계자들의 이해관계(E-변형 문제, E-적중 강좌 등의 출시)가 묘하게 얽혀 들어가는 형국이 된 것입니다. 결국 적중이라는 마케팅에 따라 강사들의 매출이 좌지우지 되는,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교과서와 기출을 통한 독해력, 감상력의 증진보다는 EBS를 마치 성서인 것처럼 받아들이며 어떻게 해서든 EBS를 효율적으로 암기하려고 하는 기이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죠. 


 이후에는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영어 영역(당시 외국어 영역)에서의 지문 암기, 한글 해석본 암기, 영어 영역(A)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표점 상승의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연계 정책은 많은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결국 영어 영역(이후에는 제2외국어 영역까지)이 절대 평가로 바뀌고, A, B형이 폐지되면서 작년부터는 아예 연계율이 50%까지 낮아진 상황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출제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한 것도 연계 정책과 관련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초 연계 정책이 시행된지 올해로 10년이 넘었습니다. 당시 정부가 지향했던 사교육비 감소와 공교육의 정상화라는 목표는 과연 달성되었을까. 



 저는 회의하고 있습니다.




2. 연계 교재 학습이 수험생에게 주는 효용성


 실제로 아는 작품이 수능에 나오고 그에 따라 얻게 되는 심리적 안정감과 현장에서의 시간 단축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듣고, EBS 교재를 꾸준히 학습한 학생들이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음 역시 부정할 수 없습니다. 작년 수능을 기준으로 했을 때, 현대시, 고전 시가, 고전 소설 각 1 작품씩은 지문 연계 방식에 상관없이 올해 수능에서도 100% 연계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니 EBS 교재를 공부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정신 나간 소리로 받아들여짐에 틀림없는 일입니다.

 작년 6월 모의 평가를 통해서 드러난 새로운 움직임은, 그간 표면화 되지 않았던 'E-독서'의 연계입니다. 재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문학이야 그 연계가 확실히 드러났고, 화법과 작문 그리고 문법(현 언어와 매체)에서는 개념과 문항 아이디어 연계가 어느 정도 느껴졌었기에 집중적으로 보긴 했지만, 독서는 연계가 되더라도 잘 느껴지지 않다보니 다른 영역들보다 다소 경시되던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작년에 출제된 '중합 효소 연쇄 반응(PCR)' 지문이나 '트리핀 딜레마' 지문은 체감이 확실히 느껴질 정도로 (체감)연계율이 높았습니다. 하여 올해 6, 9, 수능에서도 (아직까지 시험을 치지 않았기에 예단할 수는 없지만) 작년처럼 독서에서도 소재와 내용이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느낌을 받게 될 것입니다.


 -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요. 그냥 다 하는 것입니다. 평가원 기출 전 개년(94학년도 1차 수능부터 2022학년도 수능까지), 교사경, LEET(언어 이해), 시중 사설 문제, EBS 수능 특강, 수능 완성 등등 국어 영역과 관련된 모든 시험들을 최대한 경험하고 풀어 보는게 최고죠.  


 논쟁은 의미 없습니다. 닥치고 다하는 것입니다.




3. 연계 교재 학습은 중요하다, 그럼에도 왜 나는 부정적인가?


 그런데 저는 조금 답답합니다. EBS 교재 학습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닌, 과연 1년이라는 짧은 입시 기간 동안 이 모든 것들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그리고 나아가 진짜 국어 영역을 준비하는데 있어 학생의 실력을 올릴 수 있는 본질적 방법은 그게 아닌데,라는 회의감 때문입니다. 그래서 강사를 시작한 이래 여러 경로를 통해 목소리를 냈습니다. 본질은 그게 아니라고. EBS 교재 학습 방식에 대해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그런데 돌아오는 것은 숱한 비난들이었습니다. 제가 강사 생활을 하면서 느낀 경험과 제가 가진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목소리를 내기엔, 제가 워낙 힘없는 듣보 영세 강사라는 점도 있었지만, 입시 판을 지배하고 있는 환상과 여론의 벽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높다는 점이 큰 장애였습니다.


 이 글을 빌어 제가 다시 한번 확실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최상위권 학생들을 제외한, 중, 하위권 학생들은 EBS 연계 교재 학습이 아닌, 기출 문제를 바탕으로 독해력, 감상력을 키우는데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셔야 합니다


 "무슨 소리야! 중, 하위권 학생들은 EBS 교재를 통해 조금이라도 점수를 올려야 하는데!"


 최저를 맞춰야 하는, 100점이 아닌, 어느 정도 원하는 점수를 맞춰야 하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맞는 말입니다. 그리고 사설 문제를 벅벅 풀고, EBS 교재만으로 학습해서 100점 또는 1등급을 받는 학생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100점을 목표로 하는, 대다수의 기본이 부족한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옳지 않은 말입니다. 여기서 기본이 부족하다는 것은 국어 영역 등급이 3-5등급(또는 그 아래 등급)을 진동하는 학생들을 뜻합니다


 최상위권 학생들은 자신만의 학습 스케쥴을 조율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능동적으로 시간 분배를 할 수 있고, 기출에 대한 학습과 더불어 어느 정도 국어 영역에 대한 감이 올라와 있는 친구들입니다. 쉽게 말해 공부가 어느 정도 되어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중, 하위권 학생들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국어 영역 학습을 시작한 학생들이 대부분이고, 이제서야 강의를 들으며 조금씩 국어 영역에 대해 개안(開眼)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다시 말해 시 한편, 소설 한 지문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피지컬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능 문학이(주로 연계 공부는 문학 중심이니까) 무엇을 중점적으로 묻고 있는지 기출을 통해 충분히 학습하지 않은 상태에서, 표현 방식을 외우고 작품의 해제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변형 문제를 풀며 학습을 한다? 또 피지컬을 키우겠다?


 이는 옳은 접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 EBS 교재로도 독해력, 감상력을 키울 수 있는데 왜 무조건적으로 기출(또는 교과서 읽기)을 중심으로 본질적인 훈련을 해야하나고요?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수능과 관계된 가장 정제되고 잘 쓰여진 글이 기출이기 때문입니다.



 수학과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학생의 수준에 맞는 학습법이 국어에도 존재합니다. 기출을 통해 평가원이 요구하는 방향에 부합하게 차근차근 독해력을 끌어올리고, 어휘를 찾고, 글 읽기에 대한 감을 올려가야 하는 학생이 있고, 그게 어느 정도 되어있는 상태에서 연계 교재와 사설 문제들을 풀며 실전 연습을 병행해야 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내 현실은 어디에 위치해 있나요. 제가 강사 생활을 하면서 경험한 수많은 학생들은 전자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유튜브와 같은 영상 매체에 익숙해져 있어 어릴 때부터 글 읽기 자체를 잘 하지 않은, 코시국을 경험하며 읽기 학습을 소홀히 했던 지금 세대들에게는요. 



 나는 정말 글을 읽고 사고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까?



 - 네이버 기사를 읽을 때 좀 읽다가 스크롤을 확 내려 댓글을 보고 생각을 정리하시나요?

 - 유튜브 영상을 좀 보다가 클릭을 해보고 남은 시간을 계산하며 건너 뛰기 또는 배속, 댓글 보며 영상을 보시나요?


 그렇다면 어떤 정보를 읽고 생각할 수 있는, 받아들일 수 있는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근 문해력의 결핍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것은 이와 괴리되어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효율성, 현장에서의 심리적 안정감, 시간 단축이라는 허울 앞에 본질적인 국어 영역 학습법을 놓치지 않길 바랍니다. 국어 영역은 출제자들도 강조하고 있지만, 특정 교재를 보고 적중을 통해 점수를 올리는 시험이 아닌 결국 어떤 텍스트든 읽고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합니다.


 - 연계 교재가 직접적으로 반영되었던, 수많은 콘텐츠와 강의가 범람했던, 과거보다 짧아진 지문의 길이와 줄어든 문항 수로 시행되었던 19, 22학년도 수능의 결과를 보시길 바랍니다. 연계된 지문들과 그에 따른 문제들에서 외려 높은 오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지문이 낯설고 문제가 어려워서입니까? 작년부터 독서를 소재로 한 지문을 단독 출제하며 글 읽기를 강조하고 있는 평가원의 기조를 외면하시면 안됩니다. 


 작년 수능 이후 보도된 자료를 통해 확인하셨겠지만 평가원은 학생들이 너무 공부만 하다 보니, 글을 많이 읽지 않고, 배경지식이 부족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판단하는 집단입니다.


 아는 작품인데, 아는 지문인데 왜 읽지 못하고 왜 문제를 풀지 못했으며, 왜 시간이 모자랐는지 철저히 반성해볼 시점에 우린 직면한 것입니다.



4. 연계 교재 학습은 어떻게 할 것인가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최상위권 학생들은 EBS 교재를 적극적으로 학습하시기 바랍니다. 내신을 준비해야 하는, 수시가 중요한 학생들은 끝까지 학교 수업에 맞춰 EBS 교재를 적극적으로 학습하시기 바랍니다.


 그 외 중, 하위권 학생들(그 중 수능에 집중하는 학생들)은 EBS를 접어두시고 기출을 통해 독해력과 감상력을 먼저 올리시기 바랍니다. 많은 글을 읽고 생각하며, 본인이 수강하시는 강사의 강의 또는 학교 선생님의 수업을 들으며 기본적인 독해력과 감상력을 연마하고 훈련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서 국어에 대한 감이 올라오고 있고, 어느 정도 학습의 진척이 가시화되면 그때 비로소 EBS 교재를 병행하면서 학습하시기 바랍니다. 적중을 위한 것이 아닌, 경험한다는 생각으로요.


 제발 글을 읽고 생각하는 훈련을 우선적으로 하시기 바랍니다.

 



4.1 EBS 교재에 수록된 독서 지문 속 배경지식을 모르고 수능장에 들어가면 지문을 못 읽고, 문제를 못 풀지 않나요?


 EBS 독서는 시간 날 때 읽기 자료의 용도로 활용하길 권합니다. 문제를 풀진 않더라도 지문을 읽으며 소재들에 대한 익숙함을 찾아가시길 권합니다. 작년 수능의 '트리핀 딜레마' 지문에서 '환율'이라는 개념 때문에 배경지식 논쟁이 있었는데, 제발 기출을 다시 보시기 바랍니다. 원래 평가원에서는 배경지식을 전제하고 문제를 출제해 왔습니다. 특히 작년 경제 지문에서 사용된 용어들은 이미 출제되었던 개념들입니다. EBS 교재에 수록된 '브레턴우즈 체제' 지문을 제대로 학습했다면 당연히 좋았겠지만, 그것을 보지 않았다고 해서 지문을 못 읽고 문제를 못 푼다? 절대 동의할 수 없습니다. 헤겔의 변증법 관련 지문을 EBS 교재에서 보지 않았기에 못 읽고 못 푼다? 절대 동의할 수 없습니다.


 평가원이 전제한 배경지식의 범위는 교과 범위입니다. 그 범위에 따라 출제된 것들이 기존 기출입니다. 기출 속에서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배경지식들을 쌓아가길 권합니다.



4.2 아는 작품들은 현장에서 안 읽고 푸니까 시간 Save가 가능하잖아요. 그렇다면 EBS 교재에 수록된 문학 작품들을 암기하면 좋은 것 아닌가요?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가 보는 수능 시험이 그렇게 허술했나요? 30여년의 기출 경험을 두고, 아직까지도 그런 요령이 통용된다고 믿으시나요? 평가원은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이 작품에 대한 지식이 있는지를 측정하는 것이 아닌, 시와 소설 지문을 감상할 수 있는 피지컬이 있는지를 측정합니다.


 다시 말해 '해왔니?'가 아닌 '해볼래?'를 묻는다는 것입니다.


 - 평가원이 주관하는 시험이 끝나고 나면,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적중이라는 이름을 달고 큰 소리를 내는 곳이 입시판입니다. 제가 매 시험 때마다 그것을 경계하라고 글을 써왔고, 수업 때마다 역설해왔습니다. 적중과 실전이라는 미명 뒤에 숨어 꿀을 빨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마세요. 수능 시험은 보고 오신 분은 더 잘 알겠지만 편법과 요령이 통용되지 않는 무서운 시험입니다. 온전히 내 피지컬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그에 따른 정직한 결과를 내놓습니다. 수험생이 들인 시간과 노력이 아닌, 현장에서 발휘하는 절대적 피지컬 그 자체에 따른 결과요. 여기에는 일부 운적인 요소, 현장에서의 긴장감 핸들링, 위기 관리 능력 전체를 다 포괄합니다.


 선천적으로 수험적 머리가 샤프한 학생, 조상 10대 신이 강림하여 그날 따라 운빨이 제대로 터진 학생, 요행히 찍은 문제가 다 맞아서 평소보다 점수가 잘 나오게 되는 학생 등 이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무조건 '정도'를 걷길 희망합니다. 



결론. 기출에 대한 어느 정도의 학습이 되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할까요?


 결과적으로 EBS 학습에 대해 저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1) EBS 교재에 수록된 작품들을 본인이 체득한 감상의 틀로 뚫어 보고 경험한다.

 

 2) EBS 교재에 수록된 독서 지문들을 쭉 한 번씩 읽기 자료를 본다는 생각으로 읽어 본다.

    → 소재 관련 배경지식들은 시간날 때 찾아본다.


 3) EBS 교재에 수록된 작품, 지문이 반영된 실전 모의고사를 풀어 본다.

    → 사설 업체들이 발간하는 실전 모의고사들은 모두 EBS 교재를 반영합니다. 그 정도로 충분합니다.



 당연하겠지만 기출을 통해 독해력, 감상력이 어느 정도 준비되었다는 것을 전제로.




 단상이라고 해놓고 쓸데없이 글을 길게 썼네요.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하게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마 수험생 뿐만 아니라, 학부모, 학원 관계자들도 이 글을 볼 것인데 제가 쓴 글이 단순히 '심찬우가 EBS를 혐오한다'가 아닌, 제가 말씀드리는 본질을 보시고, 안그래도 어지러운 입시판에 조금이라도 올바른 방향성으로써 공유되길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그리고 저 EBS 좋아합니다. EBS가 가진 순기능에 동감하고, 특히 입시랑 상관 없지만 '다큐프라임' 애청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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