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밀우 [1108225] · MS 2021 · 쪽지

2022-04-07 17: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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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시간이 부족하다면 이렇게 해 보세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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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과목에서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은 결국 '시간'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시간관리'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시간이 없으신 분들은, 항상 그랬듯이 소제목 위주로 읽으시고, 더 잘 알고 싶은 부분들만 자세히 읽으시면 좋겠습니다.





1. 최소한의 시간으로 최대한의 점수 만들기



100점을 목표로 하는 분이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은 국어 100점이 아닌 1등급 정도를 노리고 있기 때문에 이런 내용을 추가할게요. 요즘 국어 시험은 어렵습니다. 단순히 1등급을 맞으려고 한다면 모든 문제에 집착을 할 필요는 없어요. 제가 자주 이야기하는 건데, 국어 점수는 쌓아가는 거에요. 남은 시간을 계산하면서 자기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치워 나가는 게 국어 시험장에서 가져야 할 태도에요.


이를 위해서는



1) 가장 잘 하는 영역과 못하는 영역을 어느 정도는 구분해 주시면 좋겠어요: 시험지 파본 검사할 때 어떠한 지문들이 나왔는지를 살피고, 이에 맞춰서 뭐부터 풀어야겠다,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모든 예측이 항상 맞아떨어지는 건 아니지만요...


소재와 배경지식을 시간 내서 공부할 필요는 없지만, 소재의 유불리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의학 전공인 저는 의학과 관련된 소재가 나오면 '자주 보는 소재 + 자주 연습했던 생각의 틀' 이 두 가지 효과로 문제를 잘 풀겠죠. 하지만 경제 지문을 보면 가끔 한숨이 나옵니다. 경제는 아는 게 별로 없으니까요.


a. 문학, 독서, 화작/언매 중 무엇에 자신 있는지

b. 문학이라면 어떤 장르에 자신 있는지, 독서라면 어떤 소재가 나왔을 때 자신 있는지 체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 있는 것부터 풀어서 최대한 많은 점수를 쌓아 가는 노력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 시험장에서는 가장 잘하는 영역부터 풀어주세요.


결국 100점을 맞을 정도의 실력이 아니라면 시험장에서는 거의 100%의 확률로 시간이 부족하게 됩니다. 만약 시간이 부족하지 않았는데 안 좋은 점수가 나왔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의문사'인데 의문사를 줄이는 방법은 다음 칼럼에서 이야기할 거에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은, 못 푸는 지문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못 푸는 지문을 잘하는 영역의 것으로 가져가면 안 됩니다. 못하는 영역의 지문을 남겨서 못 푸는 것이 더 낫죠. 그리고 처음부터 빡센 거 하면 멘탈에도 별로 안 좋을걸요?



2-1) 시험장에서의 멘탈 붕괴


하지만 잘하는 영역의 문제들이 어렵게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당황하거나 넘기지 마시고 '내가 못 풀면 남들도 어려워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3) 하위권 학생분들은 확실하게 잘 하는 영역을 만들어 두는 게 좋습니다.


엄청나게 높아 보이는 국어 고득점이라는 목표도, 목표의 중간 지점을 만든다면 보다 쉽게 도달할 수 있습니다. 

하나하나씩 자신이 잘하는 영역으로 만들어 주세요!










2. 손가락 걸기의 활용



시간이 충분하다면 모든 선택지들을 읽을 수 있겠지만, 우리에게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45x5=225개의 선택지를 읽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답이 확실하다면 손가락을 걸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다 읽으면 좋죠) 하지만 손가락을 무조건 걸어버리면 안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의문사'.... 맞다고 생각하고 넘어갔는데 채점해 보니 틀렸더라, 하는 경우가 참 많은데요. 이런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2-1. 손가락 걸기는 언제 해야 할까요? - 국어 의문사의 이유

손가락을 걸어야 하는 문제와, 손가락을 걸면 오답의 확률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다


답의 위계를 좀 명확히 하셔야 해요.


지문을 읽고 모든 문제를 평가원이 제시한 의도로 쭉쭉 풀어내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처음 보는 45x5=225개의 선택지를 모두 그렇게 풀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에요.


2년 전 6평의 오답률을 분석해보니 전우치나 과거제에서 선택지 판단을 잘못하셨더라구요. 


선택지를 읽었을 때, 그 선택지에서 '지문의 내용과 중대한 모순' 이 발생한다면 답으로 골라야 할 것 1순위.

예를 들면 성격, 상황, 반응이 잘못되었다거나 중심 정보와 배치된다거나, 아니면 제가 늘 강조하는 선택지 의미를 보았을 때 지문의 내용과 배치된다거나.


이러한 '모순'이 발생하면 손가락 걸고 넘어가세요. 그 선택지는 틀린 선택지입니다.


근데 '나와 있지 않았는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선택지를 고르면

지엽적(사실은 지엽적이라고 오해하는, 본인이 놓친)인 사실들이 나왔을 때 '응 안 나왔어. 틀렸네' 하고 의문사 당할 확률이 높죠.

: 43-4 (돌아올 것에 대한 예고) 17-1(시험을 통한 제도는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실시) 18-1(과거제 등용 관리 근무지 바꿈 -> 근무지 소속감 약함)


결론적으로 선택지의 내용과 지문의 내용이 공존할 수 없는 것이라면 - 이건 답일 확률이 매우 높으므로 손가락을 걸어도 됩니다. (만약 공존할 수 없는 건데 답을 골랐다면 그건 지문 독해가 이상한 것일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지문에 없는 내용'이니까 틀렸다고 한다면 - 없는 게 아니라 우리가 기억을 못하고 있는 것일 수 있으니까 - 손가락을 걸면 안 됩니다. 


그리고 특히 문학은 우리의 해석과 일치하는 내용을 고르는 게 아니라, 해석된 결과가 지문에 비추어 봤을 때 적절한지 평가해야 합니다. 


만약 내가 한 해석과 일치하지 않아서 틀렸다면 그 선택지는 손가락 걸기를 해서는 안 됩니다.

해석된 결과가 지문의 내용과 모순된다면 손가락 걸기를 하세요!








3. 선택지보다는 지문에 시간을 많이 쓰세요.


항상 이야기했지만 수능 국어는 대학에서 글 읽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이에요.

논문 뒤에 연습문제...가 있거나 그러진 않잖아요!

글을 읽는 것에 방점을 두어야 해요. 선택지에 시간을 쓰는 것보다 지문에 시간을 쓰는 것이 더 좋아요. 


또한 지문의 내용을 내용일치식으로 풀기 위해 노력하거나, 어려운 내용을 나중에 보려고 하면 그 내용은 무조건 선택지에 나와서 여러분을 혼란에 빠뜨릴 겁니다.

어려운 걸 피하지 말고 하세요. 여러분이 어렵게 느끼는 지점을 평가원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지점을 반드시 노려 문제에 내지요. 


생각을 하면서 읽어야 한다고 했는데, 무슨 말일까요?

예시를 한 번 들어보죠. 콰인-포퍼 지문에서


'그러나 콰인은 총체주의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 구분을 부정하는 논증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너무나도 중요한 문장입니다.

'그러나' : 콰인과 논리실증주의자/포퍼의 대립

'총체주의': 전체 지식이 검증의 대상이 됨

'이 구분': 분석명제와 종합명제의 구분


이 문장을 읽고 어? 이상한데? 분석명제와 종합명제 구분하는 것과 전체 지식이 검증의 대상이 되는 게 연결되는 거였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야 합니다.


그냥 아 그렇구나, 하고 영혼 없이 넘어가면 콰인-포퍼 지문은 서로 다른 두 이야기를 하는 지문이 되는 거죠.


생각하면서 읽는 건, 글자를 보면서 반응하는 겁니다.

글자는 우리에게 어떤 생각을 해야 할지 알려줍니다.








4. 문제풀이와 선택지의 강약 조절.



모든 선택지는 지문의 핵심 내용으로 구성됩니다만 이를 잘 숨겨놓은 선택지들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모든 선택지를 출제 의도로 뚫기는 힘들지도 모릅니다.

중심 정보가 명시적으로 드러난다면 그건 O, X 표시, 그렇지 않다면 보류합시다.

국어는 틀린 것 찾기 게임입니다.


문제풀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은 '울퉁불퉁'하게 조절해야 해요.


시간을 많이 써야 할 문제에 시간을 적게 쓰면 실수해서 틀립니다. 사고 과정이 복잡한 문제가 이런 문제의 에시죠.

시간을 적게 써야 할 문제에 시간을 많이 쓰면... 시간이 부족한 거에요.







5. 정보의 강약 조절.


모든 정보를 평등한 정도로 따-따-따-따 이렇게 읽어버리면

중요한 정보와 중요하지 않은 정보가 구분이 안 됩니다.


우리는 스캐너가 아닙니다.

수능은 스캔능력시험이 아니라 '대학수학'능력시험입니다.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합니다.

정리->이해의 과정은 상당히 필연적입니다.


국어는 참 많은 걸 깨닫게 해주는 과목인 것 같습니다.

어려운 내용이 나왔을 때 시간을 쓰지 않으려고 안 읽고 나중에 읽으면 그것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리는

이상한 과목이에요.


시간을 줄이려고 본질 이외의 방법을 쓰면 시간이 더 걸리게 된다는 사실을 꼭 알아 주셨으면 해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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