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현대시 읽는 법(어려운 유기성)
안녕하세요. 칼럼글 Ep.1-1로 인사드립니다.
우선 글을 바로 바로 작성하려 했으나 원고의 작성과 개강의 압박으로 조금 늦어진 점 사과드립니다.
저번 시간에 기본적인 현대시의 유기성에 대해 설명드렸어요.
이번에는 좀 발전해서 서로 다른 성질의 시어가 제시된 작품의 유기성에 대해 설명하려고 해요.
기본적인 내용은 저번 글에 설명되어 있으니 저번 글을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2022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에 출제된 최두석의 노래와 이야기로 설명해볼게요.
제 원칙대로 문장 단위로 잘라 읽어 보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제시된 부분을 보고 유기성을 찾으려고 몇 초 간 고민한 후 제 글을 계속 읽어주세요.
이 한 줄에서도 벌써 유기성을 잡아낼 수 있어야 해요.
아무리 짧다고 해도 유기성이 드러나면 다 잡아주셔야 합니다.
노래 - 심장 이야기 - 뇌수
이렇게 시어들을 연결할 수 있겠죠?
두 시어가 어떤 성질을 가졌는지는 아직 몰라요.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말이죠.
하지만 노래는 심장에 박히고, 이야기는 뇌수에 박혀요.
서로 박히는 곳이 다릅니다. 다르다는 것만 체크하시고 다음으로 넘어갑시다.
자, 여기서 서로 반대되는 성질의 시어가 등장합니다.
처용의 노래 - 귀신을 꿇어 엎드리게 함 남은 가사 - 머리카락 하나 못 건듦
이런 식으로 구분이 되겠죠? 처용의 노래는 귀신을 물리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남은 가사는 머리카락조차 건들지 못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용의 노래는 힘을 가진, 가사는 힘을 잃은 존재인 것이죠.
확실히 두 시어의 성질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잘 표시해둡시다.
이렇게 하면 시어들의 관계가 확실하게 보이게 되죠?
해석이 한결 수월해 집니다. 낯설고 어려운 작품이어도 말이죠.
여기서도 유기성을 잡아 봅시다.
처용의 이야기 - 새로운 노래, 풍속을 지음
이렇게 볼 수 있겠죠? 처용의 이야기는 계속 새로운 노래를 유전해 갈 수 있어요.
위에 나온 남은 가사와는 반대되는 성질을 가졌죠?
남은 가사는 힘을 잃은 존재인데, 처용의 이야기는 새로운 노래를 짓고 유전해 갈 수 있어요.
다른 성질을 가진 시어는 표시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이번에는 상황이 변화함을 알려주고 있어요.
정간보가 오선지로 바뀌어 시집에 악보를 그리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여기서도 잘 생각해보시면 유기성을 끌어올 수 있어요.
악보는 노래를 하기 위해 그리는 것이죠? 그럼 뭘 끌어와야겠어요?
네, 맞습니다. 바로 노래지요.
악보 - 노래
로 볼 수 있습니다. 노래가 없어지고 있는 상황을 나타내고 있는 거예요. 좋은 상황은 아니겠죠?
이렇게 노래가 없어진 상황에서 노래하고 싶은 시인은 말 속에 심장의 박동을 골라 넣는다고 합니다.
이 심장의 박동이랑 같은 말이 무엇일까요? 바로 노래겠죠. 노래하고 싶으니까 노래를 넣어야겠죠?
심장의 박동 - 노래
계속 하다 보면 이렇게 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몇 번이나 말하지만 이게 당연하게 되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분들이 더 많을 거예요.
이런 해석이 당연해지면 운문에 대한 자신감이 한층 더 높아질 거예요.
마지막 부분입니다.
여러 유기성이 등장해요. 저랑 같이 찾아봅시다.
격정의 상처 - 노래에 덧남 상처의 처방 - 이야기
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내 상처는 노래에 덧나고 있고 그 처방은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화자는 이야기로 시를 써서 뇌수와 심장이 결합되기를 원합니다.
뇌수와 심장이 뭐였죠? 바로 이야기와 노래였죠!
뇌수 - 이야기 심장 - 노래
결국 화자는 노래와 이야기가 결합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야기로 시를 쓰는 행위는 이야기로 노래를 쓰고 있다고도 볼 수 있어요.
이와 비슷한 표현을 한 부분이 떠오르시나요?
이 부분입니다. 비슷한 점이 보이시나요?
아까 심장의 박동은 노래라고 했었어요. 그럼 말 속은 이야기가 되겠네요.
말 속 - 이야기
화자는 먼저 이야기 속에 노래를 넣고 싶음을, 즉 이야기와 노래의 결합을 소망함을 말하고 있었어요.
그럼 여기서 노래하고 싶은 시인은 화자 자신으로 볼 수 있겠죠?
이렇게 작품에 대한 해석이 끝이 납니다.
이렇게 시를 또 유기적으로 해석해 봤습니다.
이렇게 하면 각 시어들의 의미 파악을 확실하게 할 수 있겠죠?
제 글이 유익하셨다면 계속 기출문제로 시를 유기적으로 읽는 연습을 해 보세요.
처음에는 속도가 느리지만 하시다 보면 속도가 붙어서 실전에서도 시간 부족을 겪지 않을 겁니다.
저도 이러한 방법으로 문제를 푸는데, 문학 15문제를 20분 안에 다 풉니다.
충분히 여러분들도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Ep.2에서는 현대 소설을 가져오려고 합니다.
현대 소설은 현대시처럼 하나하나 유기성을 체크하지는 않습니다.
현대 소설은 여러분들이 푸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예요.
간단히 짚고 여러분들이 어려워 하는 고전 파트로 넘어가려고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팔로우갈겨주세요.
-
대 진 스 5
2주년
-
국어 ebs공부 문학만 해도 될까요?
-
문자랑 언어가 같냐고 아오
-
이거 좆된거임? 4
마더텅 수2 기출문제들 푸는데 고2 나형 30번 문제 몇개 못품
-
놀라운 사실 - 7연패중인데 꼴지가 되질 못하고 있다
-
지금 4규를 풀고 있습니다. 수특수완을 좀 풀어야할 것 같은데 수특을 다 풀고 4규...
-
단일 화법,단일 작문은 괜찮은데.. 화작융합(38~42)여기 어떻게풀어요?...
-
룩 1
룩
-
공대 출신인 거 내세우고 고장난 전자동장난감 수리 대행해서 돈 벌려고 그랫음 모터가...
-
뉴진스 2년 됨 1
근데 2의 고유어 '둘'은 '*두블'에서 온 말임
-
어삼쉬사 어떰? 2
어삼쉬사 어떤가요? 난이도랑 퀄리티 괜찮나요?
-
당연하지만 남자 강사한테 학원에서 공황와서 수업 끝나고 질문줄 없길래 1분만 손잡아달라함
-
ㅈㄱㄴ 바디슬라이드는 레쉬가드도 상탈해야함???
-
수학을 버리고 최저를 맞출수는없다
-
무서워 귀여운 부남들 와락 안아버릴거야 조심해
-
1학년 1학기 국1 수2 영1 한국사1 통합사회1 통합과학1 기술가정2 한문2...
-
그런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작년 이맘때...
-
국어 아무리 해도 점수가 안올라서 미치겠습니다. 조언좀 해주시죠 형님들.
-
빡통 다 맞으면 작수처럼 확통 물로켓 아닌 이상 21,22번 버리고 객관식 찍맞...
-
노베이스 구수생 3
질문받음
-
N제 모음글 쓴지 2년 지났는데 그 글 다들 많이 보기는했네 원래 올해도...
-
노베이스 구수생 4
평균등급 4-5등급 응시 시험 17,18,19,21,22,23,24 내인생어뜨카냐증말
-
기출,수특 다 끝내고 수완만 남은 상황인데 지금 시점에서 그냥 바로 들어가도 문제없나요?
-
통통이고 13 14 20 21 22 30이랑 3점하나틀림 엔티켓이랑 사규하고잇는데...
-
최소한 여긴 안 맞는다 싶은 곳들은 제대로 제외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저도 상상도...
-
2002년 출생(빠른) 2018년 고2 정시 파이터 선언 2019년 20수능 ㅈ망...
-
심심한사람 저나해라
-
4점문제 쉬운거부터 킬러까지 적당히 섞여있는 문제집 뭐가 있나요 퀄리티 좋은 문제집 추천좀..
-
오늘은 (나)의 사설시조를 연계하였습니다 각 문제를 가장 빨리 맞힌 분께 덕코...
-
21살 대학교 다니고 있습니다. 고3 때 너무 힘들어서 약을 하루에 10알씩 먹고...
-
뭐로 공부해야함?모고는 고정3이고 내신은 버려서 5~6왔다갔다 하는데 듣기는 다...
-
오공완! 5
오늘도 하얗게 불태웠다....ㅎㅎ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공부를 끝낸 이유는 9모...
-
잠 6
이 안 온 다
-
??
-
3딱 고정인데 신텍스? 알고리즘? 뭐부터 해야할까요
-
나시입고 맨발로 오는 너무드러운 남자
-
전쟁사 이야기 65편 - 튼튼한 군대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3
최근 군대에 관해서 안타까운 죽음과 사건 사고들이 너무 많습니다. 특히 채해병...
-
수강신청 꿀팁 5
신임교수가 (교수라 하긴 하는데 강사지) 도박이라 그러던데 꿀일 확률이 높음 어렵게...
-
더프 69점인데 7모98점(심지어 화작 80퍼짜리 하나 틀림) 점수 폭 차이가 꽤...
-
잘지내요 님들 6
걍 다시 접음 2주 좀 더 지났는데 죄다 죽었네 덕코는 첫댓에게 모두 드리도록
-
재종쌤 수업 + 김준T 크포 완강 직전 이고 재종수업에선 양적관계 후 2, 3 단원...
-
Goat~ 22 30 다 풀고 11을 못 푼 경험을 시켜주심 깜짝놀랐네
-
비밀번호계속틀려서독서실에서못나가고있었는데 계속 엘버잡고기달려주셔서 감동했어요...
-
https://www.youtube.com/live/ZsSBUc7yqZQ?si=69L...
-
챗GPT로 국어 독서만 있는 모의고사 만들었는데 풀어보실분? 2
이게 오류가 있는지 없는지는 저도 몰라요. 안풀어봤거든요 ㅋㅎㅋㅎㅋㅎㅋㅎ 칸트지문은...
-
예방주사. Q1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면 제일 기쁠 사람은 누구일까요? Q2 수능을...
-
3모 61점 5모 51점 6모 72점 이번에 7모 76점으로 2등급이었는데(20...
-
노베이스 구수생 2
17,18,19,21,22,23,24 이번이 진짜 마지막..
일단 무지성 추천
파급 문학 잘 보는 중입니다
감사합니다! 해설지가 정말 도움이 많이 되실겁니다
진짜 꿀입니다
파급 최고
칼럼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뭔가 인사이트가 팍 생겼어요 첨에 이 지문을 모고때 봤을땐 이해를 전혀 못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마침 오늘 파급국어 시리즈를 전부 시켜서 더 기대가 되네요 히히
![](https://s3.orbi.kr/data/emoticons/rabong/001.png)
해설지가 정말 기출 분석에 있어 도움이 많이 되실겁니다!!!권규호t 좋은데 이상하게 까이더군요 ㄹㅇ
너무 슬픕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