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현대시 읽는 법
안녕하세요. 저번 칼럼 예고에서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예고편을 이렇게 많은 분들이 봐주실 줄 몰랐는데 정말 놀랐습니다.
정말 여러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게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제 글은 누군가에겐 '당연한' 것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당연함'이 없어서 제대로 공부를 하지 못하는 분들이 꽤 많을 겁니다.
저 또한 그런 사람 중 한 명 이었고요.
이 '당연함'을 같이 만들어 갑시다.
칼럼의 첫 번째 순서는 "현대시"입니다.
현대시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 지에 대해 말하려고 해요.
저번 예고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제 국어에서 모든 기본은 "유기성"입니다.
현대시는 이 유기성이 확실히 잘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럼 어떻게 이 유기성을 활용해서 시를 읽을 것인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출제된 작품으로 설명드릴게요.
저는 시를 읽을 때 "문장 단위"로 읽습니다.
한 행 씩 한 행 씩 읽어가면 내용의 흐름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고 뚝뚝 끊긴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문장 단위로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보통 한 연이 하나의 문장인 경우가 많아요. 자 그럼 가 봅시다.
제가 말하는 유기성은 엄청 특별한 스킬이 아니에요.
정말 쉽게 말하면 같은 말, 반대되는 말을 찾는 겁니다.
이 작품의 장르는 현대시니까 유사한 시어, 반대되는 시어를 찾으면 되겠지요?
먼저 구겨진 하늘 - 묵은 얘기책 임을 알 수 있어요.
그리고 산기슭 - 돌담 울이 둘러쌓인 곳이에요.
풍경에 대한 묘사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황혼이 오면 초가집에 호롱불이 켜져요.
마지막에는 고향을 그린 묵화 한 폭이 좀이 쳐 있다고 하죠.
그럼 위의 내용들은 초가의 내용이고 거기서 묵화를 보고 고향을 떠올린 거예요.
그럼 구겨진 하늘 - 산기슭 으로 연결할 수 있게 됩니다.
초가의 모습이 딱히 좋아보이지 않아요.
다음 부분 보겠습니다. 문장 단위로 끊으려고 하니 2연이 묶였네요.
그림 조각이 보인다고 해요. 이 그림 조각이라는 시어를 보고 1연에서의 "묵화"를 떠올렸어야 합니다.
그림과 관련된 확실한 시어잖아요? 둘이 연결할 수 있겠네요.
그럼 그림 조각 - 고향을 그린 묵화 로 볼 수 있겠죠? 유기성이 잘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고향의 모습 중 하나의 모습을 조각으로 표현한 거예요.
그 뒤에는 말매나물 캐러 간 가시내들의 모습이 나옵니다. 일상적인 고향의 모습이네요.
1연에서는 초가의 모습이 딱히 좋아보이지 않았죠? 근데 여기서는 일상적인 모습이 나타납니다.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는 것을 캐치하셨으면 좋습니다.
지금은 평화로운 고향의 모습이에요.
다음 부분을 볼게요.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고 했어요.
그런데 앞내강에는 씨레나무가 밀려 나리고 젊은이들은 뗏목을 타고 돈 벌러 항구로 가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나무가 밀려 나고 젊은이들은 고향을 떠나게 되는 상황입니다.
이번에는 고향의 부정적인 모습이 잘 드러나네요.
자연 재해도 나고 젊은이들도 고향을 떠나버리네요.
씨레나무 밀려 나리는 것 - 뗏목 - 돈 벌러 감 이렇게 연결될 수 있겠죠.
고향의 부정적인 모습이 잘 드러나는 시어, 시구입니다.
마지막 부분이에요. 계속 부정적인 상황입니다.
피로 가꾼 이삭은 참새가 물어 가고 어린 놈은 북극을 꿈꿉니다.
늙은이들끼리는 싸우고 있고요.
한 겨울 밤은 강물조차 얼붙을 정도로 추운 밤이에요.
이삭이 참새로 날아감 - 어린 놈이 북극을 꿈꿈 - 늙은이들은 싸움 - 강물조차 얼붙음
이렇게 연결해볼 수 있어요. 고향이 절망적이고 부정적인 상황임을 말해주는 부분입니다.
시를 계속 연결짓다보니 해석이 끝났죠? 고향의 부정적 모습을 계속 말해주고 있는 작품이에요.
물론 실제 문제에서 <보기>의 내용을 본다면 일제 강점기의 현실을 이렇게 묘사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보기>가 없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저는 근본적으로 시를 읽는 실력을 기르는게 우선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기출 문제에 있는 시를 읽어보세요. 확실히 도움이 되실 겁니다.
이렇게 시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런 유기성을 바탕으로 시를 읽는 연습을 해 가시다 보면 낯선 시가 나와도 당황하지 않고 의미 파악을 쉽게 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이렇게 단순히 유기적으로 연결만 할 수 있는 시가 있는 반면에, 서로 다른 두 성질의 시어를 비교, 대조해서 시상을 전개하는 시도 있어요.
그런 시의 분석 방법을 한 번에 쓰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Ep.1-1로 올려 보려고 합니다.
질문 있으시면 댓글이나 개인적으로 연락주신다면 성심껏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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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ttps://s3.orbi.kr/data/emoticons/almeng/014.png)
칼럼은 일단 띄우고 본다공부할 때 이렇게 읽는 연습하고, 실전에선 이걸 빠르게 하면 되는건가요?
네 맞습니다. 하시다 보면 속도가 늘어서 실전에서도 충분히 하실 수 있어요!
제목 오타인가요..?
어우 오타가 있었네요 발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잘 보았습니다. 1연에서 1-4행 까지는 고향을 회상하는 공간으로 생각해서 고향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느 부분이 틀린것일까요? / 고향을 회상하는 초가라는 공간에서 "묵화"를 본것이고, "묵화"를 통해서 고향을 회상한것이구요. (2-마지막 연)(묵화에 고향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을수도 있고, 묵화를 통해서 고향을 떠올린 것일수도 있음)
제가 글을 옮기는 과정에서 실수했습니다. 내용이 엉켰습니다. 죄송합니다. 초가라는 공간의 묘사가 맞습니다. 다음부터는 이런 실수 없도록 하겠습니다.
여러 사고 과정을 적어 놓은 글을 옮기다 보니 잘못 사고한 방식의 내용을 옮겨 버렸네요. 죄송합니다 ㅠㅠ
칼럼는
언제나
개추
유기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어떻게 아셨나요? 그냥 문학 공부하면서 알게되는건가요?
수험생 때 이투스 권규호T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권규호T가 강조하는 것이 유기성이었어요. 저도 처음엔 무슨소린가 싶었지만 적용해보니 유기성이 진짜 중요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