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utever [801508]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21-12-31 17: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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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기출분석 칼럼- 0. 분석을 시작할 때(장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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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whutever입니다.  왜 때문인지 이번주에 종강을 해서, 칼럼 쓰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정기 연재 칼럼 시리즈 2개 중에 하나인데, 몇 편까지의 분량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열심히 써볼게요.


이번 칼럼은, ‘왜 제가 이런 식으로 국어 기출을 분석하게 되었는지’ 에 대한 내용입니다. 국어를 조져 독학재수를 시작하던 겨울의 제가 나름의 논리로 머리를 굴려가던 과정을 옮겨놓은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준은 비문학 지문인데, 문학 지문도 기출분석한 과정이 별반 다르지 않긴 합니다. 번호가 달린 건, 제가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이고, 그 아래 달린 것은 거기에 대해 제가 고민해서 내린 나름의 결론입니다. 



<국어 기출을 분석해야 하는가?>


-분석할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이라는 출제 기관에서 일정한 기준을 가지고 수십년간 반복해서 출제하고 있는 시험이 수능이 아닌가? 그렇다면 역으로 생각해서, 그런 시험들을 모아서 귀납적으로 분석해보면, 분명히 평가원이 자주 출제하는 파트들이 눈에 보일 것이다. 그걸 위주로 공부한다면,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식으로 분석해야 하는가?>


- 단순히 기출 지문을 자세하게 뜯어보는 건 별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난 어디까지나 수험생이고, 중요한 것은 시험장에서 문제를 맞추는 것이다. 그런데 너무 복잡하게 뜯어보는 식의 기출 분석은, 내가 긴장감 백배의 시험장에서 써먹을 자신이 없었다. 괜히 복잡하게 공부하면, 시험장에서는 결국 내가 18년동안 아무렇게나 글 읽어오던 익숙한 방식대로 돌아갈 것 같았다.



- 그래서, 궁극적인 목표를 어떠한 난이도의 지문이 나오나, 어떠한 유형의 지문이 나오나 상관없이 적용할 '아무리 극한의 상황이라도 이 행동만은 꼭 하자' 를 정립해서 체화하는 것을 세웠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내가 꼭 적용할 읽기 틀, 행동영역을 세워야겠다 라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본격적인 분석 시작. 뭘 분석해야 하지?>


-  '문제' 에 주목했다. 그 긴 지문들 중에서, 평가원이 왜 하필이면 이 내용을 문제로 출제했을까? 내린 결론은 '낼 만해서 냈다.' 였다. 중요하니까 냈겠지. 시험은 결국 우리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니까, 국어 영역에서 출제의 목적은 '너 이 글들 중요한 부분 위주로 잘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니?' 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출제된 부분들을 잘 분석하면, 평가원이 생각하는 '지문을 읽을 때 중요한 부분' 들을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 그래서 우선, 기출문제집 한권을 쭉 풀었다. 그리고, 채점까지 했다. 그러고 난 뒤에 문제의 근거들을 지문에서 찾아서 표시했다. 예를 들어서, 내가 1번의 1번 문제를 맞다고 판별한 이유가 지문의 2문단 첫번째 줄의 내용과 3문단 4번째 줄의 내용들을 종합한 것이였다면, 밑줄을 긋고 '1-1 근거' 라고 적었다. 모든 문제, 모든 선지를 그렇게 표시했다. 



- 그러고 난 뒤에 글의 서술 방식에 주목했다. 어차피 지문의 내용이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오버슈팅 기출문제에서 내가 분석할 것은 오버슈팅의 개념이 아니고, 렌더링 지문에서 내가 주목해야 하는 것이 풍선 타고 날라가는 그림이 아니다. '이런 식의 서술이 나오면, 이게 문제로 출제될 확률이 높다! 라는 것을 미리 분석을 통해 알고 있으면 내가 지문을 읽을 때 출제 포인트 시그널로서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 이때 '같은 제재별로' 여러 기출들을 같이 보면서 분석했다. 제재별로 본 이유는, (가장 먼저 그때 풀었던 기출문제집이 제재별로 분류된 홀수이기도 했고...) 뭔가 같은 제재를 다룬 기출지문들끼리 서술 방식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풀면서 했기 때문이다. 또 반대로 인문 지문과 기술 지문처럼 아예 다른 제재를 다룬 글들은 출제 포인트가 좀 다른 것 같다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그리고 우리가 시험장에 들어갔을 때, 글의 난이도와 상관없이 그 지문의 제재는 뭔지 확실하게 알 수 있지 않은가?(아무리 어려운 지문이라도, 이게 인문/철학 지문인지 과학/기술 지문인지는 확실하게 알 수 있으니까) 그래서 제재별로 분석했음.



- 그래서 독재학원 들어가서 처음 한 달 동안, 기출 계속 풀고 답 근거 위치 표시한 다음에, 제재별로 푼 거 복사해서 책상에 대여섯장씩 펼쳐놓고 같이 봤다. 친구가 그게 뭐냐는 이야기도 많이 했는데...... 뭔가 수험생의 위치에서 문제 풀고 공부하는 게 아니라, 연구자의 입장에서 보는 느낌이라 나름 재미도 있었다.



- 한 두달정도 그 짓을 반복하다 보니까, 주로 출제되는 포인트들이 한 9개정도가 보였다. 나름대로 그걸 정리해서 다시 기출문제집을 사서 적용시키면서 풀어봤다. 수정할 부분도 있었고, 추가할 부분도, 뺄 부분도 있어서 6평 칠 때까지는 국어공부는 문법 인강 듣는 것 외에는 저 포인트들로 읽는 틀 만들고 다듬는 것만 연습했다.



- 틀이 어느 정도 완성되었다고 생각될 때 6평을 쳤고, 시간을 꽤 남기면서 100점을 받았다. 그때부터 확신을 가지고 그 틀로 기출 반복하고, 그릿이나 이감 풀면서 적용해보면서 연습했음. 9평때는 기대하고 있었는데 역대급 물 난이도로 나와서 아쉬웠다. 100점이었는데 백분위 99였음..... 1컷이 97인가 98로 기억한다. 그래도 내 방법이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하게 됐다.



- 수능때는 문법에서 시간이랑 점수 다 뺏겨서 원점수 100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백분위 100을 받았다. 수능날 화작문때문에 멘탈 많이 나갔는데, 시험장에서도 '어떠한 난이도로 나오더라도 최소한 이것만은 하자!' 라는 생각으로 만들었던 틀이라서, 무의식적으로 거기에 맞춰서 읽고 있었고, 무너지지 않았던 것 같다. 




오늘은 전반적인 방법에 대해서 써봤습니다. 제가 했던 대로 기출 분석을 해보고 싶다! 이신 분은 이 방법을 가이드라인으로 삼으시고, 앞으로 올라올 제재별 분석법을 참고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 노가다를 언제 다하냐....' 하는 분들은 앞으로 올라올 칼럼들을 보시면 될 것 같구요. 다음 칼럼도 열심히 작업 중입니다. 늦어도 월요일까진 올라갈 것 같고, 거기서부턴 기출 예시를 들어 본격적인 내용들이 다뤄집니다. 많이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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