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민T [1107880]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1-12-31 15: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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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이수능국어100프로망하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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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빌더 야구선수 아니고

국어강사 김강민입니다.


1. 내신 공부하던 관성으로 수능국어 공부하기



아무래도 현역들 (고3)들은 기본적으로 내신스타일로 공부하는 게익숙함.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중1 때부터 선생님이 뭔가 불러주면 그거 필기하고, 암기하고, 1차원적인 변형 문제 (족발보쌈 닷컴) 위주로 암기 확인식 공부를 하다보니 수능 공부할 때도 똑같은 스탠스를 취하게 됨.


예를 들어 인강을 들어도, 인강 수강의 목적은 글을 읽는 태도나 선지 판단 태도를 학- 하고 습- 하는 건데


롤로노아 조로마냥 삼펜류 써가면서 “강사의 설명”을 필기만 열심히 하게 됨.


그러다보니 본인이 그 “지문” 을 이해했다는 확신이 들어도, 해당 지문에 대한 공부가 이루어진 것이지 사실 본인이 글을 읽는 태도에는 아무 변화가 없음.


내신이라면 잘한 거지만 수능에서 요구하는 실질적인 실력은 학습이 되지 않음.



1.1 EBS에 대한 맹목적 충성



1번과도 연관성이 있고, 특히나 고3이면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성인데, 기본적으로 고3 내신은 EBS로 진행되는 경우가 일반적임. 학교 수업도 EBS로 하고 EBS 연계에 대한 집착 및 환상이 N수 이상보다 유난히 강함.


또, 그렇게 공부하는 게 익숙하고 편함ㅋ 문학 필기 빡세게 하고 암기하고 변형 문제 풀고.. 어차피 내신도 아예 버리는 친구들은 그리많지 않기에 기출이 아닌 EBS에 매몰되는 경우가 많아짐. 그렇지만 이번 수능 봐서 알겠지만 국어 역시 EBS 빨을 받는 것은 옛날 옛적 얘기임. EBS는 도구일뿐 마스터키가 아닌데.



2. 10년 째 바뀌지 않는 국어 공부법 답습


수능 국어의 트렌드는 매해 조금씩 달라지고, 심지어 시험의 난이도와 성격은 발전하고 있는데 (어려워지고 있는데) 매해 물갈이 되는 현역들의 수능 국어 공부 방식은 달라지지 않음.


예를 들어,


- 문단 별 요약하기

- 틀린 문제의 근거 찾아보기

- 밑줄 어떻게 어디에 칠지 고민하기

- 고전문학 해석 암기하기

- 구조도 그리기

- 언매 선택자들 중세국어 파트에 힘 많이주기


참고로 위 방식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은 아닌데, 당장 메이저 사이트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방향성을 보면 위 방식이 메인이 아님.


교수법 자체는 지문의 독해 태도, 선지 판단 태도, 실전에서 작품을감상하는 법 등 업계 트렌드에 맞게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내신 고객이 가장 큰 동네 학원들은 위와 같은 방식을 고수함. 학생들 역시 약간 막연하게 위와 같은 방식으로 공부함.


1번과 연결지어서 다시 얘기하면 강사들이 “하라고” 하는 것과 학생들이 “실제로” 하는 행동 사이에 괴리가 느껴짐. 오히려 이원화라고 보는 게 맞을 듯?


태도를 “암기” 하고 스스로 공부하는 방식은 듣고 본 것과 괴리감이 있음.


당장 동네 국어학원에서 수능 국어 특강이라고 깔아놓은 것들 찾아보면 “고2 고전문학 특강반” “중세국어 특강” 이런 거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고 EBS교재를 주교재 삼아서 강의하는 학원들 바로 찾아볼 수 있음.


당장 내가 아는 모 동네학원에서 근무했을 당시에도 똑같았음. 어쩔 수 없는 게 동네학원은 내신장사가 메인이고, 수능 특화 선생님들이 아님. 하지만 비내신 기간에 손빨고 있을 순 없으니 소위 “정규반” 이라는 것을 운영하는데, 내신이 메인인 학원 선생님들이 수능 강의에 대한 연구를 할 시간이 없는 것은 당연함. 나 역시 내신을 가르치라고 하면 분명 내신 전문 강사들과 게임이 안될 것.


문제는 중딩 때부터 나름 동네 학원 (인지도도 절대 그 동네에서는 낮지 않음) 에서 커온 학생들은 그 방식이 뼛속까지 잡혀있어서 뭐가 잘못된 것인지 모름. (대치동 목동 제외)


3. 똑똑한 학생들의 고집


본인이 공부를 잘하면 보통 고집이 있는 학생들이 있음. 평가원 기출’만’ 진리다. 사설은 사문난적이다. 문제가 구리다.


이 경우 정말 머리가 좋은 학생들은 어차피 알아서 성적이 잘 나옴.하다못해 수학도 교과서랑 기출만 가지고도 1등급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금머리들이 있기에..


다만 문제는 이 중에 찐 금머리가 있고, 어설프게 머리가 좋은 친구들이 있음. 사실 나는 17년도부터 이미 기출만능론은 최선의 방식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사설의 필요성을 느꼈는데


오히려 강사가 사설을 추천하고 보라고 하면 거부감 느끼는 학생들이 종종 있었음. (요새는 덜함)


교재비에 대한 불만도 있고 뭐 여타튼 문제가 구리다 사설틱하다 배민 리뷰마냥 불만 가득한 “상위권”들 많았는데, 결국 까보면 군말없이 안가리고 꾸준히 공부한 친구들이 성적 잘 나옴.


이건 뭐 일부 강사들의 잘못도 있다고 생각함. 기출을 신봉하고 사설을 까면 뭔가 강사가 지조있어 보이고 “정도”를 추구하는 느낌이라 ㅋㅋ


(물론 그 분들이 모두 컨셉이라는 것은 아님. 몇 번 대화해보면 진심으로 특정 브랜드 문제들을 극혐하시는 분들도 계셨음. 나는 뭐 일부 문항이 떨어질 수는 있어도 그 효용을 부정하진 않음)



결국 국어강의는 학생들 설득을 해야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건 내 부족함도 있다고 생각함. 그 설득의 권위는 인지도 학력 전공 강의력 등등에서 오겠지만.. 이 글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4. 학습량의 절대적인 부족


제목에도 현역이라고 썼지만, 완전한 정시파이터- 라고 해도 N수랑 공부한 기간과 효율성의 절대적 차이가 존재함.


그런데 내신까지 챙겨야하는 현역이다? 직선 비교를 해서 일년 동안 읽고 푼 텍스트의 양을 비교하면 현역이 압도적으로 떨어지는 게 일반적임.


모든 과목이 그렇듯 양만 때려붓는다고 그래프 기울기가 급격하게 비트코인 마냥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애초에 덜해서 안나오는 것도 영향이 큼.


그러면 얼마나 해야하냐? 3시간 정도는 국어에 쓸 생각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함. 


아니 3시간이나 투자하라구요? 라고 물어볼 수도 있는데, 그러면 현역이 하루에 꼴랑 1,2시간 투자해서 1등급 받으려고 하는 건 양심 있는 거임? 내신 기간에는 수능국어 아예 내팽겨칠 거 뻔한데.


물론 여기서 또 “저는 1시간 30분 투자하고 1 받았는데요” 라는 사례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하는 말은 아님. 


3-4등급 정도 실력의 학생이라고 가정했을 때, 효율적으로 3시간씩 해야 1등급 나올 확률이 올라감.


어차피 모든 것은 확률이라 1등급이 나왔던 학생이 수능 때 백퍼센트 1등급이 나온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임.


그런데 그 1등급이 나올 확률을 유의미하게 높이려면, 보편적인 현역 표본을 가정해서 하루에 3시간 씩 / 효율적으로 / 수능 전날까지매일매일 안쉬고 했을 때 유의미한 확률 상승이 있다고 사료됨.


사실 위에서 한 모든 얘기 중에 이게 가장 납득 가능한 얘기여야 하는데 의외로 마지막 얘기 납득을 잘 못함ㅋㅋ


하루에 푸시업 10개 하고 풀업 2개 꾸준히 한다고 우리 몸이 김종국이 되는 게 아닌데 괜한 그 반발심..


(사실 하루에 3시간 씩 해도 김종국처럼 되기 힘듦)



5. 수능 국어가 타임어택 시험이라는 것에 대한 자각 부족


이 케이스도 은근 많이 보이는데, 수능 국어는 지식을 탐구하는 학문이 아님. 내가 이 지문을 얼마나 후벼파고 구조를 뭐 잡고 유기성을 난리 부르스 치고 고민만 한다고 해서 성적이 오르는 게 아님.


가끔 보면 N수 이상에서도 나타나는 어떤 학습질환 같은 건데, 특정 지문을 지나치게 탐구하고, 어떤 해설이 올바른지, 이 필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과몰입하는 것만 공부라고 생각함.


어느 정도 지문에 대한 고민이 유효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놈의 “본질” 에 꽂혀가지고 80분 동안 45문항 푸는 시험이라는 걸 까먹는 것 같음.


상반기에는 저런 태도가 유의미하지만 뒤로 갈수록 제한된 시간 내에서 “최고의 판단”이 아닌 “최선의 판단”을 내리는 훈련을 해야하는데 무슨 평가원 국어학 교수될 것처럼 문학이든 비문학이든 이상한 짓 하고 있음ㅋㅋ (심지어 주로 상위권들이 그렇다..)





- 정리하며


올해 학생들 중에 6등급에서 2등급 상위, 5등급에서 93점까지 올린 케이스들이 있었음. (그 외에도 많음)


내가 잘 가르쳤다! 내 실적이다! 라는 말은 아니고, 

이 학생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위에서 언급한 것과 반대로 공부함.


1. 철저하게 강사의 사고과정을 모방하려고 노력하고, 한 지문에 대한 설명을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지문에도 그 태도를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함.


2. 국어 자체에 시간을 많이 투자함. 당연한 얘기지만 1등급과 3등급이 동일하게 하루에 1시간 30분을 투자하면 어떻게 될까? 이건 평행선이 아니고 오히려 벌어짐. 왜냐면 효율성 자체가 1등급 학생이 높기 때문. 본인이 국어를 원래 잘하던 학생이 아니면 시간 자체를 때려부어서 그래프 기울기를 바꿔야함.


3. 콘텐츠 안가림. 틀리면 무조건 내 잘못. 수능은 완전무결하다? 어차피 누군가는 맞히고 누군가는 틀림. 틀린 결과가 아니라 틀리게 된 과정을 엄청 고민함. 


4. 철저하게 타임어택 시험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공부함. 어느 정도 선에서 버릴 것인지, 지문이 안읽힐 때, 선지가 헷갈릴 때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 감각적인 실력도 높이려고 노력함 (하반기)



결론 : 잘, 많이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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