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 만한 수특 고전소설 작품, 심생전의 의미!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남기게 됩니다. ㅎㅎ 오늘은 수능 특강, 수능 완성에 실린 작품인 고전소설 텍스트 <심생전>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려고 해요.
<심생전>은 중세 고전소설에서 '사랑'을 주요하게 다룬 작품들입니다.
이러한 주제의 작품들은 당연히 당대의 사회상을 솔직하게 그려내지만, <심생전>은 사랑에 대하여 당대에 흔히 생각될 수 없었던 새로운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굳이 언급하려는 것이기도 하구요.
<심생전>의 작가 이옥은 매우 실패한 인물입니다. 선비로 태어났지만, 중국 소설에 빠져 소설과 같은 문체를 쓴다 하여 과거에 번번히 낙방했고 끝까지 관직에 나아가지 못합니다. 그의 가문 역시 양반 집안이지만 별 볼 일 없었던 가문이어서, 그의 정서는 자연스럽게 소외감과 무료함이 특징이 됩니다.
그래서 이옥은 자신의 주위를 '관찰'하는 데에 열성적이었고, 자신을 받아주지 않은 세계를 편견 없는 자세로 바라보게 됩니다. 자신이 세상의 편견 때문에 고생한 바 있으니까요. 이옥이 가장 강조했던 소재는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었고, 이러한 이옥의 관점이 <심생전>에 잘 드러납니다.
<심생전>의 줄거리를 약간 요약해볼까요?
양반가 자제인 '심생'과 그저 그런 가문의 여주인공 '소녀'는 비록 눈이 마주친 것이 다이지만, 첫 만남부터 서로에게 조금의 호감을 지니고는 있었습니다. 심생은 소녀를 잊지 못하고 겨우겨우 그녀의 집을 몰래 찾아가 훔쳐보고 완전히 소녀에게 반해버리죠. 그때의 소녀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묘사가 있습니다.
이후 심생은 저녁 즈음에 소녀의 집에 갔다가 새벽 종이 칠 무렵 자신의 집으로 돌아옵니다. 소녀는 보통 한글소설도 읽고, 바느질도 하다가 잠에 들었는데 어떤 때에는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심생이 그러하기를 20일이 지납니다. 아직 인물들이 뭔가 본격적인 사이는 아닌거죠.
그러던 어느날 소녀가 심생이 있는 곳으로 다가왔고, 심생은 어둠 속에서 갑자기 일어나 소녀를 붙잡습니다. 소녀는 놀란 기색이 없이, 있다가 문을 열어드릴 테니 그냥 놓아달라 청하고 심생은 그녀를 순순히 놓아줍니다. 그런데 소녀는 말과는 다르게 문을 잠궈버립니다. 그것도 부러 심생에게 들리도록 일부러 문을 잠그는 소리를 내가면서 말이죠. 그래놓고 소녀는 또 잠에 든 체 했으나, 실상은 잠을 쉽게 이루지 못했습니다. 심생은 분했지만 돌아가는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는 다시 이전처럼 소녀의 집을 몰래 찾아가는 행위를 반복합니다. 그러기를 열흘, 소녀는 결국 심생에게 문을 열어주고 둘은 사랑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러나 소녀는 심생과의 신분 차이를 비관하여 자살합니다. 이에 심생은 통곡을 하다가 글 공부를 그만두고 무과에 나아가 벼슬을 얻지만, 결국 소녀의 죽음으로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일찍 죽고 말죠. 이게 결말입니다.
기출 공부를 열심히 하셨거나, 고전소설에 대한 안목이 있으신 분들은 줄거리만 보더라도 '이거 히트다' 하는 느낌이 드시죠? <심생전>의 의의는 '인물의 심리를 사실적, 입체적으로 그려냈다'는 것입니다. 밑줄 그어놓은 부분들처럼, 여성 주인공인 소녀는 심생에게 마음이 있었지만 쉽사리 그를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래서 처음 대화를 나눈 후 문을 걸어 잠근 거예요. 분위기와 맥락, 소녀가 뱉은 말을 고려하면 바로 문을 열어줄 것 같았는데 말이에요! 심생의 태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 옛날 시대는 남자가 여자를 무작정 덮쳐도 아무 문제 없는 것으로 치부되었어요. 그런데 심생은 소녀가 마음을 정하기까지 거의 한달 남짓한 시간을 기다려줍니다.
<고전>소설에서 이렇게 사랑을 고민하고 복잡하게 대하는 인물들은 쉽게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즉 시대를 앞서간 작품이라는 것이죠. 작가 이옥의 삶이 작품에 잘 반영된 결과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심생전>이 수능에 출제되면 아주 좋겠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위의 줄거리 중 소녀가 고민하는 대목(이 부분은 2004학년도 수능에 이미 출제된 바 있습니다. 너무 옛날 문제이긴 하지만, 풀어보시면 실제로 고전소설 답지 않게 인물의 심리를 중요하게 묻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실 거예요!)이나 결말 부분이 또 출제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 장면들이 고전소설의 틀을 깨면서, 또 아주 큰 의의가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제가 <심생전>을 설명드리려 하는 더욱 본질적인 이유는, <심생전>만큼 어려운 내용의 애정 고전소설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심생전>에서의 복잡한 인물 심리를 감지할 수 있다면, 다른 애정 고전소설들은 쉽게 읽어나갈 수 있겠죠?
작품 해석 서술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이야기이니, 내용의 신빙성을 아주 의심할 필요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더욱 다양한 해석이 <보기>로 제시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셔야 하구요!
수능까지 약 한 달 남짓 남았네요. 우리도 심생처럼, 수능을 소녀로 생각하고 열심히 고민하고 몰두해야겠습니다. ㅎㅎ
좋아요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사실 이렇게 시대를 앞서나간 애정 고전소설이 한 작품 더 있는데, 지금 시간이 많지 않아서 ㅠㅠ 나중에 꼭 쓸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은 기간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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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사설도 평가원 곧잘 따라하는데 국어는 이감조차도 평가원 쉽게 못 따라함...
댓글 감사합니다 ㅎㅎ
헉 심생전 안중요 한줄..
얼렁 다시 봐야겠다
시대를 앞서간 또다른 고전 소설은
역시
'운영전' 인가요?
고전 소설들과 달리
1인칭 서술자가 쓰이면서
서술자가 계속 바뀌었다는 것?
아니면 구운몽?
제가 다루려는 것은 아니지만, 운영전과 구운몽 역시 중요합니다. 구운몽 같은 경우, 기본적으로는 김만중에 의해 지어진 귀족적 소설로 시대를 앞서갔다는 내용과는 또다른 방향으로 중요하기도 하고, 동시에 자유 연애를 어느 정도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운영전도 서술 방식의 파격과 비극적 결말을 보인다는 점에서 시대를 앞서갔다고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제가 다음에 다루려는 것은 <숙영낭자전>입니다. ㅎㅎ 말씀하신 작품들도 수능 기출로 쓰인 적이 있었던 만큼 매우 중요한 것은 맞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당신 너무 커여워요 바로 팔로우
긍정적인 반응과 팔로우 감사합니다 ㅎㅎ 더 좋은 글로 돌아오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