앳 띡 [988605] · MS 2020 · 쪽지

2021-07-02 22:21:01
조회수 812

[다락방 문학] 6평 현대시 실전 독해 + 현대시 시험장 계명

게시글 주소: https://image.orbi.kr/00038332010

6평 현대시 실전 독해


(시작에 앞서, 이 독해는 작성자의 주관적인 방식이고 견해이며 이것이 다른 분들의 생각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는 수능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며 이번 6평 현대시 문제를 풀 때도 큰 문제가 없었음을 밝힙니다.)


 한다고 말로만 하다가 드디어 올리는 앳띡의 6평 현대시 실전 독해입니다. (나) 작품은 연계더군요. 그래서 따로 올리지는 않겠습니다. 그리고 그 시는 그냥 표면에 드러난 대로 + 보기 살짝 참고해서 읽으면 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가) 지문 김기림 시인님의 '연륜'만 다루겠습니다.


자, 드가자.



무너지는 꽃 이파리, 발 아래 깔리는... 음. 서른 나문 해야. 이게 뭔데? sun? year? 태양을 세지는 않으니까, year겠네. 그래 뭐, 그런 내용이구나. 시간이 지났나?




뜻이 날로 굳어? 흠, 뜻이 굳는다... 뜻이 점점 굳어지는 거, 뜻이 확실해진다는 거면 긍정적일 거고, 돌처럼 굳어서 뭔가 발전하지 않게 되는 거면 어쩌지? 우선 패스. 근데 뜻이 굳어서 연륜이 감긴다... 곱다랗게 감기는 연륜. 우선 넘어가.




갈매기처럼 꼬리 떨며 섬으로 가자. 갈매기처럼 섬으로 가자. 섬은 목적지, 이상향일 수 있겠고 그렇게 가고 싶은 거니까 갈매기는 닮고 싶은 애겠네.




비취빛 하늘 아래 피는 꽃은 맑기도 하겠대. 무너지면 눈빛을 파도에 적신대. 그래. 오케이.




초라한 경력을 육지에 막은 다음, 연륜을 끊고... 나도 불꽃처럼 열렬히 살리라? 아하, 불꽃처럼 열렬히 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데 그 전에 연륜도 끊겠다고 했네! 그럼 연륜이 부정적인 의미겠고, 아까 2연에서의 곱다랗게 감기는 연륜도 부정적으로 봐야겠구나! 그러면 뜻이 굳는 것도 부정으로 볼 가능성이 좀 더 높겠고. 오케이. 생각 끝.


 자, 이렇게 시험장 현실 독해를 끝냈습니다. 근데 보통 현대시 기출 지문들 보면서 이렇게까지도 안 하고 그냥 표면적으로 드러난 정도까지만 읽는데, 이 시는 ‘연륜’이라는 시어와 ‘뜻이 날로 굳어’라는 표현의 의미를 2연까지만 봤을 때 잡지 못했어서 이렇게 했어요. 그냥 딱 이 정도가 적절한 수준의 독해라고 봅니다.


 이 독해의 특징 첫 번째, 표현상 특징은 웬만해서는 건드리지 않습니다. 1연의 하강 이미지? 알고 있습니다. 근데 그걸 꺼내서 의식하고 그거에 대해서 뭔가 더 연결 짓고 그러려면, 그 표현이 조금 중요한 이슈와 연결되거나 문제의 선지에서 물어봤을 때 찾아도 늦지 않습니다.

 두 번째, 당장 안 읽힌다고 끙끙대지 마세요. 우선 넘어가고, 작품 전체를 읽고 나서 다시 돌아가며 이해해도 되고, 제 기준으로는 이게 바람직한 태도입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런 태도는 가끔 독서에서도 유용할 때가 있으니까 가볍게 기억만 해두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자, 실전 독해를 보여드렸으니 제가 시험장에서 현대시를 읽을 때 어떻게 읽는지 제가 나름 세운 계명을 딱 두 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1. 뭐 하려고 하지 마라.



 가장 중요한 계명입니다. 위에서 뭐 잔뜩 해놓고 왜 너보고는 뭘 하지 말라고 하냐고요? 글 맨 처음으로 돌아가 봅시다. (나) 시에 대해서 제가 뭐라고 이야기하는지 보세요. 그냥 표면적으로 이해 가능한 시입니다. 주로 등장하는 시들이 그런 시예요.


 그리고 여기서 이런 독해가 가능했던 건 화자의 의지가 드러나 있는 표현이 있었기에, 그리고 일정한 방향성이 쉽게 보였기에 가능했던 거지, 그런 표지가 없으면 하기 어려운 독해입니다. ‘바람이 불어’ 이 시는 원래 알던 작품 아니었으면 현장에서 읽고 어떻게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합니까. 그냥 바람이 부는데 나는 반석 위에 섰고 강이 흐르는데 언덕 위에 섰네. 정도 읽고 아 뭔가 흐르고 움직이는데 나는 그렇지 못하고 있구나 정도만 잡으면 충분했다고 봅니다.


 정리하자면, 현장에서 작품을 ‘분석’할 필요가 없습니다. 읽고, 드러난 선까지만 이해하세요.


2. <보기>는 <보기>다.


 주로 하는 얘기가, <보기>는 작품 이해를 돕는 것과 문제 풀이용 보기가 있는데, 뭐 어쩌구저쩌구... 그 얘기는 생략하도록 하고, 보기에 너무 집착해서 그걸 어떻게든 본문과 연결시키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한 번 읽고, 문제 풀 때 선지 보면서 해도 충분합니다.




본문 한 줄 요약: 현대시 읽을 때 엥간하면 지문에다가 뭐 하려고 하지 마세요.




Q. 뭘 안 해서 성대 간 거 아니에요? ㅋㅋ


A. 그래 미안하다 그래


rare-성균관대학교

0 XDK (+3,000)

  1. 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