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破亂국어 [890512]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1-05-26 12: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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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까지의 근황 및 향후 계획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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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개념 교재(IU문학개념)를 절반쯤 완성했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혼자서는 다 못 쓸 수도 있겠다.'


다른 교사들과 파트별로 협업해서 제대로 된 문학 개념 교재를 만들고 싶었다.

기출 사례가 풍부하면서, 각 사례에 대한 해설도 친절한, 그런 교재를 만들고 싶었다.

(학교에 그런 선생님이 같이 근무한다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기 어렵겠지)


그래서 과목별 편집팀을 별도로 운영하는 메이저 출판사 여러 곳에 출판 의뢰 메일을 보냈다.


대다수의 출판사는 연락이 없었다. 

그러나 신X고 출판사에서는 연락이 왔다. 이미 비슷한 컨셉으로 개념어 교재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해당 교재를 출간하는 것은 추진하기가 어렵다는 대답이었다. 

그리고, 미X엔 출판사에서는 [문학 기본서] 출간에 저자로 참여하지 않겠냐고 역으로 출간 제안을 해왔다. '~의 모든 것' 같은 문학 기본서 출간에 저자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라니 놓칠 수 없었다. 십여 편의 현대 산문을 읽고 각 작품 당 3쪽의 지면이 주어졌다. (페이는 정확히 밝힐 수 없지만, 파란문법 인세보다는 훨씬 큰 돈이었다.) 내 영혼의 일부를 갈아 넣어 정말 마감 시간 직전까지 다듬어서 원고를 보냈다. 그해 연말에는 내 이름이 박힌 [현대산문에 던지는 물음표]교재를 실물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새해가 밝았다.

이런저런 이유로 학교를 옮기게 되었다. (내가 근무하는 재단은 소속학교가 5개나 된다) 그래서 프로필도 모두 바꿨다.

그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근무하던 중 평가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6월 모평 율문 위원(검토 위원)으로 위촉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중간고사 기간이 겹치긴 하지만, 4월말 8일 정도라서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학교장의 불허로 참가하지 못했다. (이때 학교를 옮긴 걸 잠시 후회하기도 했다.)

물론, 허락한다고 했어도 육아 전쟁 중인 가정을 버려두고 애아버지가 감금 연수를 떠나는 게 어려운 상황이긴 했다.

(코로나시대에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건 진짜 '전쟁'이라는 말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그나저나 평가원 모평 감금연수 다녀오신 분들은 진짜 존경할 만하다.

모평 감금 연수에서 해방되는 시점부터 실제 모평 시행까지는 한 달이 넘는 기간인데,

그때까지 입을 꾹 다물고 모평에 대해 마치 잊은 듯이 지낸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인내심이 아닐 수 없다.

(나라면 입이 달싹달싹해서 수업시간마다 샤프로 허벅지를 찔러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래, 이번에 불렀으니 다음에 또 불러 주겠지. 그때까지 실력을 쌓자.'


그렇게 긍정 정신으로 무장하고 존버하고 있었더니, 미X엔에서 또 연락이 왔다.

이번에는 문학 참고서 출판인데, 문제를 출제하는 게 주요 포인트라고 했다.

편집자는 저번에 쓴 문학 기본서 작업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서 또 의뢰하게 되었다는 립서비스를 곁들였는데, 

칭찬에 약한 나를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립서비스가 진실이 되도록 원고 집필에 추가적인 영혼을 갈아 넣고 말았다.

평가원에 못 간 한을 푼다는 마음으로, 마감의 압박을 받으면서도 무척이나 즐겁게 작업을 마쳤다.

(그리고 페이가 저번보다 조금 더 좋았다.)


그리고 지금은 다른 집필진이 펑크 낸 원고가 있어서 추가 집필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 주면 아마 원고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우선 2018학년도와 2021학년도 다독다독을 마저 편집해서 2018~2021 다독다독 워크북을 업로드할 계획이다.

그리고 [경제적 언어의 이해] 해설을 절반 정도 써둔 것이 있어, 그걸 마저 써서 전자책으로 올려 볼 계획이다.

문학 개념어 책은 독서 해설 집필이 지겨워질 때마다 짬짬이 써서 완성해보고자 한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올해도 보람차게, 미래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았으면 싶다.

내일에도 떳떳한 오늘을 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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